2024년 02월 09일 금요일

 

여는 기도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1 예언자 엘리사가 예언자 수련생들 가운데서 한 사람을 불러 말하였다. “너는 허리를 단단히 묶고, 손에 이 기름병을 들고, 길르앗의 라못으로 가거라.2 거기에 가면, 그 곳에서 님시의 손자이며 여호사밧의 아들인 예후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안에 들어가, 그의 동료들 사이에서 그를 불러내어 밀실로 데리고 들어가거라.3 그리고 기름병을 기울여 그의 머리에 부으며 ‘나 주가 말한다. 내가 너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웠다’ 하고 말하여라. 그렇게 말한 다음에 너는 문을 열고 속히 도망하여라. 지체해서는 안 된다.”

 

4 그리하여 예언자의 시종인 그 젊은이가 길르앗의 라못으로 갔다.5 그가 도착하였을 때에, 그 곳에는 군대의 장군들이 둘러앉아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장군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그러자 예후가 말하였다. “우리들 가운데 누구에게 말하고 있는 겁니까?” 그 시종이 말하였다. “바로 장군님께 말씀을 드리고 있습니다.”6 예후가 일어나서 집 안으로 들어가자, 예언자의 시종인 그 젊은이는 그의 머리에 기름을 부으며 말하였다. “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말한다. 내가 너에게 기름을 부어, 주님의 백성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웠다.7 너는 네가 섬기는 상전 아합의 가문을 쳐라. 나는 내 종들인 예언자들의 피와 또 주님의 다른 종들의 모든 피를 이세벨에게 갚으려고 한다.8 나는 아합의 가문을 모두 다 멸망시킬 것이다. 그렇다. 아합에게 속한 사람은 매인 사람이건 놓인 사람이건 가릴 것 없이, 남자는 누구나 이스라엘 안에서 끊어 버릴 것이다.9 나는 아합의 가문을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가문과 같이 만들고, 아히야의 아들 바아사의 가문과 같이 만들 것이다.10 그리고 개들이 이스르엘 땅 안에서 이세벨을 뜯어 먹을 것이다. 그를 매장할 사람조차 없을 것이다.” 그리고 난 뒤에 예언자의 시종인 그 젊은이는 문을 열고 도망하였다.

 

11 예후가 왕의 신하들이 있는 데로 나오자, 한 사람이 그에게 물었다. “좋은 소식이었소? 그 미친 녀석이 장군께는 무슨 일로 왔었소?” 예후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장군들께서도 그 사람이 누구고, 그가 쓸데없이 떠들고 간 말이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을 것이라 믿소.”12 그러나 그들이 말하였다. “슬쩍 넘어가지 마시오. 우리에게 사실을 말해 주시오.” 예후가 대답하였다. “그의 말이, 주님께서 나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어 세웠다고 말씀하시었다고 하였소.”13 그러자 그들은 황급히 일어나, 각자 자기의 옷을 벗어서, 섬돌 위 예후의 발 아래에 깔고, 나팔을 불며 “예후께서 임금님이 되셨다” 하고 외쳤다.

 

주석

1절. “너는 허리를 단단히 묶고”는 어떤 행동을 위해 준비하라는 것을 의미한다(IVP 성경주석)

3절. 예후에 대한 예언은 하나님이 엘리야에게 지시하신 명령이었고 아합 가문의 멸망은 엘리야가 했던 예언이었다(왕상 19:15-16; 21:20-28). 이 모든 것은 엘리사의 제자에 의해 수행되고 있다(IVP 성경주석).

 

[오늘의 묵상]

1. 엘리사의 시종

엘리사 선생님이 갑자기 부르셨다. 

뭔가 중대한 말씀을 하려는 듯, 입술은 굳게 닫혔고, 양쪽으로 살짝 늘어졌다. 

시종을 바라보는 눈빛은 맑고 깊었다. 

잘 들으라며, 미리 언질을 주셨다. 

이미 그의 손에는 기름병이 들려 있었고, 시종은 혹시 자신에게 부으려고 하는지 순간 의심했다. 

“이 기름병을 들고 길르앗 라못으로 가라” 

길르앗 라못은 전쟁이 그치지 않는 곳이었다. 

북이스라엘과 시리아의 국경에 위치한 도시로 한동안 시리아의 점령 속에 있었지만 최근 요람(북이스라엘)과 아하시야(남유다)이 합공하여 시리아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여호사밧의 아들 예후를 만나라, 그를 밀실로 데리고 가서, 이 기름을 그의 머리에 부어라. 그리고 ‘내가 너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웠다’라고 말하여라”

시종은 다리가 풀렸다.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요람 왕은 전투에서 부상을 입어 왕의 휴양지였던 이스르엘에 머물고 있다. 

이스르엘 지역은 예전에 아합왕과 이세벨이 나봇으로부터 그의 포도원을 강제로 빼앗았던 곳이다. 

부상당한 왕을 두고 전장의 장군에게 기름을 부어 왕으로 세우라니, 이건 반역이었다. 

시종은 정신이 아득했다.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전장의 장군을 불러 내기라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이런 일은 엘리사 선생님이 직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여러 가지 생각이 몰려왔고, 실제로 두려웠다. 

마지막 말이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그렇게 말한 다음에 너는 문을 열고 속히 도망하여라. 지체해서는 안 된다.”

왠지 생명 걸고 하라는 말을 들렸다. 

 

길르앗 라못으로 가는 내내 걱정이었다. 

기름병을 들고 가는 것 자체가 부담 100배였다. 

뭐라고 말을 해야 하나?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미션이었다. 

그동안 선생님의 심부름을 실수없이 수행해 왔다. 

순종이라면 그를 능가할 사람이 없었다. 

그런데 이건 뭔가 결이 다른 심부름이었다. 

이렇게 중차대한 일을 시종에게 시켰다는 것이 믿기지가 않았다. 

 

길르앗 라못에 도착하니 과연 전장터였다. 

곳곳에 전쟁의 흔적이 선명하다. 

나무들이 꺾여 있었고, 불에 그을린 자국도 분명했다. 

돌에 묻은 핏자국도 아직 그대로였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으니 장군들이 모여 있는 지휘소가 어딘지 알려주었다. 

간첩이 아니라는 사실을 몇번이나 증명해야 했다. 

 

장군들의 회의 장소에 들어가기가 몇번이나 주저되었다. 

하지만, 엘리사가 섬기는 하나님, 그 하나님은 시종의 하나님이기도 했다. 

엘리사의 명령은 사람의 명령이 아니라 하나님의 명령이었다. 

용기를 내었다. 

과거의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더 올라가 이스라엘의 선조들이 그랬던 것처럼 특히 모세가 그랬던 것처럼 담대함을 떠올렸다. 

엘리사 선생님의 굳은 입술과 단호한 말들을 기억해냈다. 

 

“장군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미 누가 님시의 손자, 여호사밧의 아들, 예후인지 파악했다. 

그를 보며 말을 했지만, 그 자리에는 장군이 한 둘이 아니었다.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군사 회의 중에 낯선 사람의 침범을 용인하기 쉽지 않는 법이다. 

그럼에도 예후는 그의 말을 듣기를 거부하지 않았다. 

“장군님,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저와 함께 조용한 곳으로 가 주시죠” 

낯선 젊은이의 요청은 무례했다. 

전투중인 장군을 혼자 불러낸다? 

신원 파악이 확실하지 않은 민간인 복장의 한 젊은이와 같이 둘만 있는다?? 

 

무기를 소지했는지는 이미 검색이 끝난 상황이었다. 

장군이 민간인 청년의 말에 겁을 낼 일은 아니었다. 

시종을 불러 집안으로 들어갔다. 

둘만 있는 공간에 접어들자, 시종은 엘리사의 표정을 따라했다. 

그리고 기름병의 기름을 장군에게 부었다. 

예후는 그야말로 깜짝 놀랐다. 

거부할 수도 있었지만, 그 행동의 기이함과 갑작스러움에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시종의 말은 더 가관이었다. 

‘당신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임명합니다. 아합의 왕가를 진멸하십시오. 이세벨은 개에게 물어 뜯길 겁니다.’

엘리사의 예언을 그대로 읊었다.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그대로 말하느라 신경이 곤두섰다. 

예후 또한 그 말들을 들으면서 전율이 올랐다. 

하나님의 선택이 자신에게 온 것이다. 

 

시종은 부리나캐 달려 나갔다. 

그 자리를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누구에게도 붙잡히지 않고 싶었다. 제발… 

시종은 그의 소임을 다했다. 

혹시 여기서 잡혀서 죽을 수도 있었다. 

요람의 신복들이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반역의 앞잡이인 이 시종을 가만 둘 리 만무하다. 

 

2. 왕이 된 예후 

다른 장군들은 갑자기 뛰쳐나와 빨리 사라져가는 시종을 보며 무슨 일인가 궁금했다. 

예후가 빨리 나오지 않았다면, 혹시라고 암살 시도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을 정도였다. 

예후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물어봤다. 

“좋은 소식이었소? 그 미친 녀석이 장군께는 무슨 일로 왔었소?” 

예후는 일단 시종의 말을 숨기고 싶었다. 

“장군들께서도 그 사람이 누구고, 그가 쓸데없이 떠들고 간 말이 무엇인지 짐작하고 있을 것이라 믿소.”

다른 장군들이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전쟁의 중요한 정보였을 수도 있었다. 

전황을 뒤집을 핵심적인 이야기였을 수도 있다. 

예후가 심어 놓은 정보원이었을 수도 있다. 

“슬쩍 넘어가지 마시오. 우리에게 사실을 말해 주시오.” 

예후도 더는 피하지 않았다. 

“그의 말이, 주님께서 나를 이스라엘의 왕으로 기름 부어 세웠다고 말씀하시었다고 하였소.”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장군들이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젊은이가 엘리사의 시종이라고 말할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다. 

뭔가 중요한 일이 벌어졌던 것이다. 

아합과 이세벨의 강압 통치에 안그래도 진절머리가 난 상황이었다. 

예후 같은 장군이 왕이 된다면 그동안 전쟁터에서 생사를 함께 했던 자신들을 외면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예후는 왕이 될만한 리더십과 성품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 

서로 눈이 마주쳤다. 

다들 공감하는 눈치였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갑옷을 벗고, 웃옷을 벗어 예후의 발 아래에 깔았다. 

병사들이 가지고 있었던 나팔을 가져다가 불면서 이렇게 외쳤다. 

“예후께서 임금님이 되셨다.”

새로운 왕조가 탄생했다. 

하나님이 새로운 왕을 주셨다. 

사울에게 기름을 부으셔서 통일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삼으셨고, 다윗에게 기름을 부어 사울 왕을 대체하도로 하셨다.

그 전통이 다시 살아났다. 

예후가 북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이 되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역사에 다시 개입하시기 시작하신 것이다. 

 

 

[오늘의 기도]

사람을 부르셔서 소명을 주시는 하나님, 

그 소명을 따라 살아가는 것이 정말 어려운 일임을 기억합니다. 

부담되고, 불편하고, 피하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당신이 부르신 것이 확실하다면, 용기를 내겠습니다. 

엘리사의 시종이 그랬던 것처럼 죽음을 마다않고 최선을 다해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그런 용기와 힘과 지혜를 공급해주세요. 

 

하나님의 개입을 간절히 구합니다. 

한국의 역사에 개입해주세요. 

세계의 전쟁 가운데 개입해주세요. 

평화의 시대가 오도록 이끌어 주소서.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한반도의 항국적인 평화의 땅으로 만드는 데 기여하도록 인도해주세요. 

자신의 이익과 분노에 의해 움직이지 말고, 하나님의 뜻에 움직이는 정치인들이 더 많아지도록 도와 주세요. 

 

설 연휴의 시작입니다. 

너무 풀어지지 않고, 제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해서, 가정과 가족을 섬기도록 이끌어 주세요. 

잘 쉬고, 잘 먹고, 잘 섬기는 하루 하루 되게 해 주세요. 

달리면서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달릴 때 주님을 기억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24년 01월 26일 금요일

 

여는 기도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8 시리아 왕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하고 있던 무렵이다. 그가 신하들과 은밀하게 의논하며 이러이러한 곳에 진을 치자고 말하였다.9 그러자 하나님의 사람이 이스라엘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시리아 사람들이 거기에 진을 칠 곳이 이러이러한 지역이니, 그 곳으로 지나가는 것은 삼가라고 말하였다.10 이러한 전갈을 받은 이스라엘 왕은, 하나님의 사람이 자신에게 말한 그 곳에 사람을 보내어, 그 곳을 엄하게 경계하도록 하였다. 그와 같이 경계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11 이 일 때문에 시리아 왕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신하들을 불러모아 추궁하였다. “우리 가운데서 이스라엘 왕과 내통하는 자가 없고서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12 신하 가운데서 한 사람이 말하였다. “높으신 임금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에는 엘리사라는 예언자가 있어서, 임금님께서 침실에서 은밀히 하시는 말씀까지도 다 알아서, 일일이 이스라엘 왕에게 알려 줍니다.”13 시리아 왕이 말하였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가서 찾아보아라. 내가 사람을 보내어 그를 붙잡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 예언자가 도단에 있다고 왕에게 보고하였다.14 왕은 곧 그 곳에 기마와 병거와 중무장한 강한 군대를 보내어서, 밤을 틈타 그 성읍을 포위하였다.

15 하나님의 사람의 시종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보니, 강한 군대가 말과 병거로 성읍을 포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시종이 엘리사에게 와서 이 사실을 알리면서 걱정하였다. “큰일이 났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16 엘리사가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들의 편에 있는 사람보다는 우리의 편에 있는 사람이 더 많다.”17 그렇게 말한 다음에 엘리사는 기도를 드렸다. “주님, 간구하오니, 저 시종의 눈을 열어 주셔서, 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러자 주님께서 그 시종의 눈을 열어 주셨다. 그가 바라보니, 온 언덕에는 불 말과 불 수레가 가득하여, 엘리사를 두루 에워싸고 있었다.

 

주석

도단(13절). 이스르엘 골짜기를 향해 북쪽으로 가는 상인들과 목자들이 이용하는 주요 도로상에 있으며 사마리아 북쪽으로 16킬로미터 떨어져 있다(IVP 성경배경주석).

 

[오늘의 묵상]

1. 국가를 위한 예언

선지자들은 기본적으로 이스라엘 국가를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라고 믿고 있다. 

엘리사는 북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온전히 하나님만 섬기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북이스라엘이 멸망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것은 하나님의 마음이기도 하다. 

 

아람, 즉 시리아의 침입에 대비하는 것은 왕의 역할이며, 그 왕을 돕는 것은 단순히 그 왕이 선한 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나님은 왕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신다. 

사실 북이스라엘의 왕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들을 발로 차버린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이스라엘 국가 공동체가 존속되기를 바라시며, 시리아의 침공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우신다. 

엘리사는 그 도움의 전령이다. 

시리아가 어디로 공격하는지 엘리사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말씀을 연구하고 기도에 전념하는 선지자 학교의 교장이었던 엘리사에게 하나님은 신비한 지식을 매번 허락하셨다. 

시리아가 어디로 공격해 들어오는지 알려주신 것이다. 

시리아 입장에서는 참 기가 막힌다. 

자신들의 공격 루트를 미리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 시기와 장소를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은 간첩이 있다는 말과 같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간첩을 찾기는 커녕 놀라운 소리를 듣게 된다. 

바로 북이스라엘의 선지자 엘리사의 존재에 대한 것이다. 

이미 시리아의 군대 장관 나아만이 엘리사를 만난 적이 있다. 

나아만 뿐 아니라 나아만의 수행원들도 엘리사를 만나 그의 능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러니 그들 중 한 명이 시리아 왕에게 이 사실을 고했을 것이다. 

 

한국과 이스라엘을 동격으로 둘 수는 없다. 

고대의 이스라엘과 현재의 이스라엘 또한 동격으로 둘 수 없다. 

형식적이지만 신정국가였던 고대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인간 역사에 개입하고 계심을 만민에게 알리기 위한 특별한 목적으로 선택받은 나라였다. 

현재 전 세계 200개에 가까운 나라들 중, 고대 이스라엘과 똑같은 목적과 방식으로 선택받는 나라는 없다. 

그럼에도 기독인들은 자신들의 조국, 나라를 소중하게 여겨왔으며, 자신들의 민족, 나라가 하나님 나라의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하고 기도했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기독인들도 민족이 독립되어 자유로이 하나님을 섬기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했다. 

하나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민족과 나라를 섬기고 헌신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민족과 나라를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을 기대하고 기도하는 것은 자연스런 기독인의 자세다. 

이걸 극단적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어색하며 지극히 근본주의적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 땅 가운데도 들어왔으며, 그것은 당연히 민족, 국가 공동체의 변화를 일으킨다. 

하나님 나라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나라는 없을지라도 그렇다고 그 나라의 어떤 모습도 없는 나라도 없다. 

 

현재의 한국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하나님은 어떤 선지자를 통해 이 나라를 구원하실까? 

아니 우리는 이 나라에 어떤 유익을 끼치는 그리스도인이어야 할까? 

 

2. 영적 개안 

시리아 군대가 엘리사를 잡으러 도단 지역을 봉쇄했다. 

막강한 군사를 이끌고 한 명의 선지자를 잡기 위해 출병한 것이다. 

나아만 장군은 말렸을 수도 있고, 아님 이미 관직에서 물러났거나 죽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나아만 장군이 당시에 살아 있었다면, 절대 엘리사를 죽이러 가서는 안된다고 말렸을 가능성이 크다. 

시리아 왕도 나아만 장군의 악성 피부병 치유에 대해 알았기에, 한 두명의 암살단을 보내지 않고, 중무장한 기마병들을 보냈다. 

도단 성읍을 완전히 포위하고 엘리사와 그의 선지자들을 집단 학살할 준비를 마쳤다. 

시종의 반응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엘리사와 도단 성읍에는 시리아 군대를 대적할 병사가 없다. 

이제 상식선에서 엘리사와 시종은 죽을 운명이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시리아의 군대의 이동을 기가 막히게 알아맞추던 엘리사가 이번에는 이스라엘 왕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시리아 군대의 동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는데, 이번에는 왜 미리 방비하지 않았을까! 

답은 나와 있다. 

엘리사는 눈이 열려 있었다. 

불 말과 불 수레!! 

하늘의 군사가 이미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많은 적군이 와도 능히 이길 막강한 하늘의 군대가 엘리사에겐 보였던 것이다. 

시종의 호들갑에 느긋하게 대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결국 이 놀라운 광경을 시종이 보게 된다. 

영적인 개안이 일어난 것이다. 

 

하나님의 군대를 볼 수 있다면 그는 복 받은 사람이다. 

어떤 악 조건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군대를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돕기 위해 준비하고 계심을 믿을 수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을 전달하고, 공동체를 선하게 변화시키려는 자들을 돌보신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려는 자들을 지키신다. 

그들이 그 사명을 다할 때까지 보호하신다. 

 

영적인 세계를 볼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강력한 동력은 없을 것이다. 

일상의 따분함과 지루함, 그래서 오는 무기력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힘은 현실 너머에 있는 영적 세계에 대한 자각이다. 

현실은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의 반복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영적인 세계는 시간과 공간의 틈을 내고 이상과 꿈의 페이지를 열게 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고, 하나님의 다차원의 세계가 열린다.

현실에 매몰된 사람은 볼 수 없는 신비한 영적 세계가 있으며, 그곳을 넘나드는 사람들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나 조직은 없다. 

 

간절히 기도해본다.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사람들이 이런 영적 개안의 축복이 넘치기를 말이다. 

일상에서 신비를 경험하는 강력한 동력을 얻기를… 

 

[오늘의 기도]

현실을 뚫고 들어오시는 하나님, 

당신의 위대함을 찬양합니다. 

당신의 신비로움을 찬양합니다. 

주님, 

우리의 영적인 눈을 열어주소서. 

하늘의 군대를 볼 수 있게 하소서. 

군대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크고 작은 일들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소서. 

시신경 세포에 역사하셔서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하나님 나라의 역동을 보게 하소서. 

숱한 동영상과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에 모든 시신경이 쏠리지 않게 하소서. 

도리어 성령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현존을 볼 수 있는 눈과 신경이 되게 하소서. 

 

주님, 

이 나라를 구원하소서.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구출하소서. 

대결 구도를 고착화시키지 않게 하시고, 평화 공존의 방향을 견지하게 하소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 존중받게 하시고, 특히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려고 노력했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 위로하시고 칭찬해주소서. 

 

오늘 하루도 주님께 맡깁니다. 

공동체 리더들이 마음을 모아 주님께 기도할 때, 주님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열어주소서.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도우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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