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5월 22일 수요일

 

여는 기도

나의 힘이신 주님,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9  사람이 애쓴다고 해서, 이런 일에 무엇을 더 보탤 수 있겠는가? 10  이제 보니, 이 모든 것은, 하나님이 사람에게 수고하라고 지우신 짐이다. 11  하나님은 모든 것이 제때에 알맞게 일어나도록 만드셨다. 더욱이,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다. 그러나 사람은, 하나님이 하신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깨닫지는 못하게 하셨다. 12  이제 나는 깨닫는다. 기쁘게 사는 것, 살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 사람에게 이보다 더 좋은 것이 무엇이랴! 13  사람이 먹을 수 있고, 마실 수 있고, 하는 일에 만족을 누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은총이다. 14  이제 나는 알았다.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은 언제나 한결같다. 거기에다가는 보탤 수도 없고 뺄 수도 없다. 하나님이 이렇게 하시니 사람은 그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15  지금 있는 것 이미 있던 것이고, 앞으로 있을 것도 이미 있는 것이다. 하나님은 하신 일을 되풀이하신다.

 

NIV

He has made everything beautiful in its time. He has also set eternity in the hearts of men; yet they cannot fathom what God has done from beginning to end(11절).


[오늘의 묵상]

1. 사람이 애쓴다고 해서… 

모든 것은 그에 맞는 때가 있다. 

전도서 3:1-8절은 그 때에 대한 이야기였다. 

적절한 시기와 타이밍이 있다. 

아무리 좋은 것도 시기와 타이밍을 놓치면 효용성이 반감된다. 

때에 맞지 않는 옷, 때에 맞지 않는 음식은 없느니만 못하다. 

사람이 아무리 애를 써도 헛수고다. 

시점에 어긋난 노력은 힘만 들 뿐이다. 

전도자는 이 모든 수고가 하나님이 인간에게 지우신 짐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담과 하와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에덴에서 쫓겨난 인간의 운명에 대해 상고하지 않을 수 없다. 

수고로이 노력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며 도리어 엉겅퀴같은 풀만 무성할 때도 많다. 

그러니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하나님의 타이밍이 있고, 그 타이밍에 내가 적합하면 그 일에 사용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다른 일과 역할이 기다릴 것이다. 

그분의 뜻을 따르는 삶이 헛수고를 덜 하는 길이다. 

 

2. 시간을 생각하는 감각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은 인간에게 주어진 특별한 감각이다. 

지능이 있는 동물들도 어느 정도는 감각할 것이다. 

본능도 있고, 지각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 비할 것은 못된다. 

과거 몇 천년의 역사를 기억하려고 애쓰는 존재가 인간이다. 

앞으로의 몇 십 몇 백년의 미래를 꿈꾸며 혹은 걱정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영원에 대한 감각도 유독 인간이 탁월하다. 

그 감각 덕분에 하나님에 대한 생각도 깊이를 더한다. 

하나님은 영원 전부터 영원 후까지 존재하시는 분이시다. 

이 개념이 들어와 머리속에 장착되는 존재는 인간이 유일하다. 

 

"존재와 시간”, 하이데거가 천착했던 주제인데, 과거 전도자도 그 사유의 싹을 심었다. 

하나님을 닮은 인간은 시간을 깊이 자각하며 시간 안에 존재하고 활동하는 “현존재”다. 

인간이 그러하기에, 인간은 하나님을 사유할 수 있고, 묵상할 수 있다. 

하나님을 완전히 이해하거나 파악할 수는 없다. 

인간은 죽음이라는 소멸의 상황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옷자락이라도 인식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하나님의 희미한 빛이라도 감지할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3. 기쁘게 살기, 선한 일을 하기

전도자는 그나마 인생의 기쁨을 놓치고 있지 않다. 

모든 것이 헛되다는 그의 고백 이면에는 기쁨에 대한 갈망이 남아 있다. 

하나님의 역사를 아는 사람들은 그분의 뜻과 타이밍에 따라 들고남을 결정하고, 선한 일을 도모함으로 기쁘게 살 수 있다. 

때에 맞는 결정과 행동을 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는 일들을 한다면 기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헛되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다 헛된 것은 아니다. 

헛됨을 말하고 주장하고 논할 때가 있고, 기쁨을 추구하고 누릴 때가 있는 것이다. 

전도자는 기본적으로 인생에 대해 회의적이고 냉소적이지만, 그렇다고 인생을 포기하거나 절망에 매몰되지는 않았다. 

기쁨에 대한 그의 말에 그나마 전도서를 읽는 의욕이 생긴다. 

 

하나님이 한결같은 분이심을 아는 것은 중요하다. 

그분의 신실하심을 깊이 깨달아야 한다.

그분은 약속을 성실히 지키시며, 그 약속을 언제나 기억하신다. 

인간은 망각하지만, 하나님은 잊지 않으신다. 

우리와 하신 그 약속을 한결같이 지키시는 그분을 전도자는 두렵다(14절)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두려워 게 아니라 감사할 일이다. 

신실하시고 한결같은 분이시라는 사실이 얼마나 안정감을 주는가! 

말 한 마디에 책 한 구절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우리 인생과 같지 않으시니 얼마나 감사한가! 

 

자기 정체성을 분명히 하지 않고 모험을 떠나라고 하면 그 얼마나 위험한가!

모험을 통해 정체성을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고 그것도 그 나름의 묘미가 있다. 

그러나 불안한 것은 지울 수가 없다. 

어떤 정체성을 가져야 할 것인가? 

신학적 철학적 자유주의자들에겐 미안하지만,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지 않는 모험을 나는 반대한다. 

그 정체성 위에서 하는 모험에 찬성한다. 

인생의 기쁨도 거기서 온다고 믿는다.  

 

[오늘의 기도]

인생의 허무함 속에서도 여전히 신실하신 하나님, 

당신을 상상하는 것이 기쁨입니다. 

당신을 기대하는 것이 기쁨입니다. 

영국의 기독교 문학가 CS루이스가 스크루테이프의 편지에서 밝힌 바, 

유행과 현실에만 갇혀 영원을 생각하지 않는 것은 사탄의 전략에 빠지는 겁니다. 

하나님, 영원에 대한 감각을 계속 유지하게 하소서. 

하나님의 시간 속에 들어가게 하소서. 

현실에만 목매지 말고, 영원에 이어져 살게 하소서. 

그렇다고 현실을 무시하거나 현실을 벗어나 살지는 않게 하소서. 

이 둘을 왔다갔다 할 때, 주님의 타이밍을 잘 살피게 하소서. 

 

고통 가운데 있는 주님의 백성을 도우소서. 

암투병 중인 주의 백성을 살려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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