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26일 금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시여, 주의 성도들에게 평화를 내려주소서.

 

1 그러므로 주님 안에서 갇힌 몸이 된 내가 여러분에게 권합니다. 여러분은 부르심을 받았으니,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십시오.

2 겸손함과 온유함으로 깍듯이 대하십시오. 오래 참음으로써 사랑으로 서로 용납하십시오.

3 성령이 여러분을 평화의 띠로 묶어서, 하나가 되게 해 주신 것을 힘써 지키십시오.

4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요, 성령도 하나입니다. 이와 같이 여러분도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그 부르심의 목표인 소망도 하나였습니다.

5 주님도 한 분이시요, 믿음도 하나요, 세례도 하나요,

6 하나님도 한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의 아버지시요, 모든 것 위에 계시고 모든 것을 통하여 계시고 모든 것 안에 계시는 분이십니다.

7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 사람에게, 그리스도께서 나누어 주시는 선물의 분량을 따라서, 은혜를 주셨습니다.

8 그러므로 성경에 이르시기를 “그분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셔서, 포로를 사로잡으시고,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셨다” 합니다.

9 그런데 그분이 올라가셨다고 하는 것은 먼저 그분이 땅의 낮은 곳으로 내려오셨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10 내려오셨던 그분은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려고, 하늘의 가장 높은 데로 올라가신 바로 그분이십니다.

 

 

주석

8-10절. 인용한 시편 68:18의 랍비들의 해석에서는 모세가 이스라엘에게 율법을 주었듯이, 선물을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에 대한 언급으로 재해석된다. NRSV는 올라가시기 전에 먼저 내려오셨다고 말하는데[참고. “먼저(first)”를 삽입한 미심쩍은 사본 상의 변이], 하데스까지 내려갔다고 가정한다. 이 구절이 땅으로 내려오신 것, 명백히 성육신을 가리킨다고 이해하는 NIV가 올바르다고 보인다. 최근의 많은 주석가들은 올라가신 후에 내려오셨다는 해석을 선호한다. 다시 말해, 교회에 대한 성령의 은사 수여를 통해 그리스도가 내려오신다(IVP 성경비평주석).

 

[오늘의 묵상]

1. 부르심에 합당한 삶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부르심을 각자에게 주어지는 것으로 믿는다. 

그러기에 부르심은 다양한 직업군을 포함하여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 

그러한 개인적 부르심, 개인적 소명이 분명히 존재한다. 

바울은 이방인의 선교사로 부르심을 받았다.

베드로와 요한은 이방인보다는 유대인에게 먼저 다가갔다. 

선교에 대한 명령과 부르심은 동일하나, 그것을 추진하고 진행하는 데에는 각자의 은사와 부르심에 맞게 흘러간다. 

칼뱅의 직업소명설에 의거해 개혁주의 신앙 전통에서는 직업 자체가 하나님의 소명이라고 말한다. 

각자의 직업을 통해 하나님 나라에 기여한다. 

그러나 오늘 바울은 좀더 근본적인 이야기를 한다. 

각자의 직업을 소명으로 바라보기 전에, 가장 먼저 부르심을 받은 것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 하나됨이다. 

이것은 하나님과의 하나됨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성도들 간의 하나됨이라고 할 수 있다. 

성도들의 모임은 서로 하나되어야 한다. 

 

이것이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삶이다. 

이를 위해 온유함과 겸손함은 필수다. 

하나되기 위해서는 과격하거나 교만해서는 안된다.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쉽게 판단하고 정죄해서도 안된다. 

복음의 본질이라는 측면을 고수할 때는 단호함과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 외에는 언제나 온유하고 겸손하게 남을 나보다 더 높게 여기고 공동체의 하나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치공학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기독 공동체는 정치 결사체가 아니다. 

하나님의 일을 대리해서 수행하는 하나님의 손과 발이다. 

하나님의 몸이다.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들이 아니다. 

하나됨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희생하고 헌신하는 존재들이다. 

그리스도의 영인 성령님이 예수님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내심으로써 공동체를 하나되게 하셨다. 

따라서 그 하나됨을 힘써 지켜야 한다. 

원망과 불평과 판단과 정죄를 내려놓고 성령님이 하나되게 하신 것을 지켜야 한다. 

 

어떻게 성령님은 성도들을 하나되게 할까? 

내가 답할 수 있는 부분은, 성령님은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시는 분, 예수님을 떠올리게 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성령님은 예수님께 집중하도록 도우시는 분이시다. 

사람이 아니다. 목사가 아니다. 한 개인이 아니다. 

오직 예수님께 주목하게 하고, 그분의 삶과 사역과 가르침과 죽음과 부활을 떠오르게 하신다. 

성도들도 예수님으로 대동단결이 된다. 

자신의 능력이나 은사나 재능이나 쇼맨십이 아니라, 예수님이다. 

한 개인, 한 조직, 한 단체, 한 운동에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2천년전부터 인류의 빛이 되신 예수님께 주목하는 것이다. 

예수님께 집중함으로 성령의 운행하심을 느끼고, 그 운행하심이 분열된 사람들을 한 몸과 마음으로 묶는다. 

그 하나됨을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 성도들의 부르심이다. 

1차적 부르심은 하나님과 화해하고 연합하는 것이요, 2차적 부르심은 성도의 하나됨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요, 3차적 부르심은 각자의 삶의 영역에서 직업 활동 및 봉사 활동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것이다. 

순서도 중요하고, 그 중요도에 대한 강조도 중요하다. 

 

2. 충만케 하시는 분 

바울도 이 사실을 분명히 알았기에, 성령님을 통한 하나됨을 이야기 하면서 결국 예수님께 집중하게 된다. 

 

10 내려오셨던 그분은 만물을 충만하게 하시려고, 하늘의 가장 높은 데로 올라가신 바로 그분이십니다.

 

성령님도 하나님 아버지도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주권자로 계속 높이고 계신다. 

예수님은 만물을 충만케 하시기 위해 하늘로 올라가셨는데, 올라가셨다는 말은 내려오셨다는 사실을 전제한다. 

어디로 내려오셨는가? 

바로 하늘에서 땅으로 성육신한 몸으로 내려오셨다. 

땅에서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고 이루시다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셨다. 

하늘로 올라가기 전에 그분이 선물로 약속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성령님이시다. 

그분이 올라가야 성령님이 온 지구에 충만하게 내려오실 것이었다. 

예수님의 영이 성도들을 통해 이 지구로 강력하게 내려오실 것이었다. 

이것이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예수님의 능력이요 선물이다. 

예수님 당신을 성령님을 통해 이 세상 곳곳으로 파송하셨다. 

왕이신 예수님은 성령님을 통해 성도들 각 개인과 공동체마다 하나되게 하심과 충만케 하심을 실현시키셨다. 

그래서 하늘 가족이 된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한 백성, 한 가족이 된다. 

 

사도 바울이 어떻게 예수님께 집중하는지 보게 된다. 

편지 곳곳에 예수님께 집중하려는 사도 바울의 모습이 보인다. 

그가 성령 충만한 이유다. 

모든 일상에서 예수님을 발견한다. 

예수님의 정신과 인격과 가르침을 발견한다. 

성도들은 하나님 나라의 대리 통치자로서의 신분과 정체성이 분명해지지만, 결국 그들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이름을 드높이는 것이 아니라, 마치 성령님처럼 예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자아 확장의 세대, 개인주의의 세대, 자기 광고와 자기 표현의 시대에, 오직 예수님만 영광받으시도록 성도들을 이끌 수 있을까? 

내가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드러나도록 도울 수 있을까? 

 

오늘 본문은 정말 중요하고 심지어는 위대하기까지 하다. 

바울 신학을 칭의의 신학, 구원론의 신학이라고 할 수 있지만,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의 신학은 예수 중심의 하나됨의 신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공동체의 하나됨을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 같다. 

복음의 진리가 훼손되는 것도 못 참지만, 공동체가 분열되는 것도 참지 못하는 사람 같다. 

예수님이 지키신 성도들간의 연합을 깨뜨리는 것을 싫어한다. 

겸손함과 온유함으로 지켜나가고자 하는 열정과 의지가 가득해 보인다. 

유대인과 이방인들이 하나가 되게 하는데 열심이다. 

가난한 자와 부자, 어린이와 어른, 남자와 여자, 종과 주인을 하나되게 하기 위해 열심을 품는다. 

그 모든 사람들이 예수님으로 대동단결되기를 갈망한다. 

 

나의 태도도 이러해야 하지 않을까!! 

 

[오늘의 기도]

성도들을 하나로 묶어 주시고 그 하나됨을 지키라고 말씀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됨을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힘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집중하고 주목하는 것입니다. 

다른 것으로 하나될 수 없습니다. 

다른 것으로 하나됨을 지킬 수 없습니다. 

성령님과 아버지 하나님이 그렇게 하시듯, 오직 예수님께 영광을 돌림으로써 하나됨을 지킬 수 있습니다. 

주님, 우리 교회와 기독 공동체가 예수님 안에서 하나되게 하소서. 

오직 예수님께 집중하도록 도우소서. 

 

예배와 찬송과 말씀이 예수님을 드러내게 하소서. 

그 하나됨을 지키고 유지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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