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8월 21일 수요일

 

여는 기도

그릇된 길로 가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십시오. 주님의 법을 나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53 그들은 바다를 건너가서, 게네사렛 땅에 이르러 닻을 내렸다.

54 그들이 배에서 내리니, 사람들이 곧 예수를 알아보고,

55 그 온 지방을 뛰어다니면서, 예수가 어디에 계시든지, 병자들을 침상에 눕혀서 그 곳으로 데리고 오기 시작하였다.

56 예수께서, 마을이든 도시이든 농촌이든, 어디에 들어가시든지, 사람들이 병자들을 장터거리에 데려다 놓고, 예수께 그 옷술만에라도 손을 대게 해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리고 손을 댄 사람은 모두 병이 나았다.

 

 

[오늘의 묵상]

# 닻을 내리다

제자들에겐 어마어마한 시간이었다. 

온 몸에 힘이 다 빠졌다. 

폭풍과 파도와 힘겨운 싸움을 이겨냈다. 

예수님의 등장으로 겨우 이긴 싸움이었다. 

몇 시간동안의 거의 탈진하다시피 했고, 유령같은 예수님의 등장으로 정신적으로도 충격이었다. 

바람이 멈추고 물결은 잔잔해졌다. 

평온이 찾아오니, 피곤이 몰려온다. 

진짜 쉬고 싶다. 

그저 잠을 청하고 싶다. 

제자들의 심정일 게다. 

 

하지만 배가 뭍에 닿았느니, 닻을 내리고 정박해야 한다. 

그래야 쉴 수 있다. 

문제는 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알아보고, 아침부터 몰려 오는 것이다. 

이 정도가 되면, 나라면 분명 짜증이 몰려 왔을 것이다. 

눈좀 붙이고, 쉬려고 했을 것이다. 

자꾸 이렇게 쉬지도 못하고 고통스럽게 하면, 예수님의 제자 그룹에서 탈퇴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제자로서 해야할 일도 있다. 

그러나 사람으로서 쉬어야 하는 것도 맞다. 

일과 쉼의 균형을 찾을 수 있을까? 

 

근래의 사회적 기준으로 따지면, 지금 제자들은 쉬지도 못하는 노동 강도를 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계가 고용인과 피고용인의 관계는 아니다. 

그저 가정을 하자면, 제자들의 노동 강도가 살인적이라는 말이다. 

사람들은 몰려 오는 상황에서 예수님이 잘 가르치실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쉴 수가 없다. 

 

끊임없이 다가오는 일들이 부담스럽다. 

모든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지금 이 순간 나를 압박하는 숱한 일들을 피하고 싶다. 

조용히 산에 올라가 기도하고 싶다. 

너무 많은 역할을 동시에 감당하고 있다. 

한 가지 일이 끝나면 곧바로 다른 일이 기다린다. 

제자들의 상황과 비슷하다. 

격정의 순간들을 지내고 나서는 쉬어야 하는데, 다시 달려야 하니 몸과 마음이 지친다. 

 

예수님 갑자기 원망스럽다. 

군중들을 위해 하시는 일이 중요한 것을 알겠다. 

그러나 제자들도 이해해 주셔야 하지 않나! 

조금 쉬었다가 하자라든가, 최소한 하루는 하던 일을 멈추자고 하든가… 

아님, 군중들을 치료해 줄 것이 아니라, 제자들을 치료해 주셔야 하지 않나. 

 

내 마음의 투사가 묵상에 담긴다. 

주님께서 치료해주시길 바란다.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살아가고 사역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시길 바란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나를 치료해주시길 기도한다. 

 

몰려드는 사람들을 돌보고 치료하시느라 예수님도 수고가 참 많으시다. 

이해못하는 바가 아니다. 

다만, 나란 사람은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쉬지 않고 달리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최근 며칠, 스트레스 때문에 달리기에 열중했다. 

매일 달리다보니 그동안 안아팠던 종아리가 아프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결국 절제력을 잃었다. 

다시 겸손하게 몸과 마음을 다듬어야 한다. 

회복되지 않는 근육을 사용하면 결국 부상으로 이어진다. 

회복되지 않은 마음을 사용하면 결국 상처로 이어진다. 

몸과 마음은 비슷하다. 

 

[오늘의 기도]

쉼을 주시는 예수님, 

물론 에너지를 내고 달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쉬고 회복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주님, 제 마음을 받아 주소서.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할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 

할 수 있는 수준에서 하겠다고 하지만, 여전히 과부하인가 봅니다. 

한동안 하기 싫은 것은 안하면서 살고 싶습니다. 

정말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살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동안 너무 다른 사람들과 공동체의 필요에 반응하면서 살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쉬면서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분별하고 싶습니다. 

주님과 같이 그 과정을 겪어 가고 싶습니다. 

제 인생을 통해 정말 하나님의 이름이 높아지고, 하나님 나라가 구현되길 원합니다. 

그렇지만, 모든 순간에 같은 강도와 수준으로 헌신하기란 거의 불가능합니다. 

주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한 번 쉴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정말 하고 싶은 일들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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