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1월 26일 금요일

 

여는 기도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8 시리아 왕이 이스라엘과 전쟁을 하고 있던 무렵이다. 그가 신하들과 은밀하게 의논하며 이러이러한 곳에 진을 치자고 말하였다.9 그러자 하나님의 사람이 이스라엘 왕에게 사람을 보내어, 시리아 사람들이 거기에 진을 칠 곳이 이러이러한 지역이니, 그 곳으로 지나가는 것은 삼가라고 말하였다.10 이러한 전갈을 받은 이스라엘 왕은, 하나님의 사람이 자신에게 말한 그 곳에 사람을 보내어, 그 곳을 엄하게 경계하도록 하였다. 그와 같이 경계한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11 이 일 때문에 시리아 왕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신하들을 불러모아 추궁하였다. “우리 가운데서 이스라엘 왕과 내통하는 자가 없고서야,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이냐?”12 신하 가운데서 한 사람이 말하였다. “높으신 임금님,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에는 엘리사라는 예언자가 있어서, 임금님께서 침실에서 은밀히 하시는 말씀까지도 다 알아서, 일일이 이스라엘 왕에게 알려 줍니다.”13 시리아 왕이 말하였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가서 찾아보아라. 내가 사람을 보내어 그를 붙잡을 것이다.” 어떤 사람이 그 예언자가 도단에 있다고 왕에게 보고하였다.14 왕은 곧 그 곳에 기마와 병거와 중무장한 강한 군대를 보내어서, 밤을 틈타 그 성읍을 포위하였다.

15 하나님의 사람의 시종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보니, 강한 군대가 말과 병거로 성읍을 포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시종이 엘리사에게 와서 이 사실을 알리면서 걱정하였다. “큰일이 났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16 엘리사가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그들의 편에 있는 사람보다는 우리의 편에 있는 사람이 더 많다.”17 그렇게 말한 다음에 엘리사는 기도를 드렸다. “주님, 간구하오니, 저 시종의 눈을 열어 주셔서, 볼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러자 주님께서 그 시종의 눈을 열어 주셨다. 그가 바라보니, 온 언덕에는 불 말과 불 수레가 가득하여, 엘리사를 두루 에워싸고 있었다.

 

주석

도단(13절). 이스르엘 골짜기를 향해 북쪽으로 가는 상인들과 목자들이 이용하는 주요 도로상에 있으며 사마리아 북쪽으로 16킬로미터 떨어져 있다(IVP 성경배경주석).

 

[오늘의 묵상]

1. 국가를 위한 예언

선지자들은 기본적으로 이스라엘 국가를 하나님이 통치하시는 나라라고 믿고 있다. 

엘리사는 북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약속을 기억하고 온전히 하나님만 섬기는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북이스라엘이 멸망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것은 하나님의 마음이기도 하다. 

 

아람, 즉 시리아의 침입에 대비하는 것은 왕의 역할이며, 그 왕을 돕는 것은 단순히 그 왕이 선한 왕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하나님은 왕들에게 계속 기회를 주신다. 

사실 북이스라엘의 왕들은 하나님이 주시는 기회들을 발로 차버린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이스라엘 국가 공동체가 존속되기를 바라시며, 시리아의 침공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우신다. 

엘리사는 그 도움의 전령이다. 

시리아가 어디로 공격하는지 엘리사는 이미 다 알고 있었다. 

말씀을 연구하고 기도에 전념하는 선지자 학교의 교장이었던 엘리사에게 하나님은 신비한 지식을 매번 허락하셨다. 

시리아가 어디로 공격해 들어오는지 알려주신 것이다. 

시리아 입장에서는 참 기가 막힌다. 

자신들의 공격 루트를 미리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 시기와 장소를 미리 알고 있다는 것은 간첩이 있다는 말과 같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간첩을 찾기는 커녕 놀라운 소리를 듣게 된다. 

바로 북이스라엘의 선지자 엘리사의 존재에 대한 것이다. 

이미 시리아의 군대 장관 나아만이 엘리사를 만난 적이 있다. 

나아만 뿐 아니라 나아만의 수행원들도 엘리사를 만나 그의 능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 

그러니 그들 중 한 명이 시리아 왕에게 이 사실을 고했을 것이다. 

 

한국과 이스라엘을 동격으로 둘 수는 없다. 

고대의 이스라엘과 현재의 이스라엘 또한 동격으로 둘 수 없다. 

형식적이지만 신정국가였던 고대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인간 역사에 개입하고 계심을 만민에게 알리기 위한 특별한 목적으로 선택받은 나라였다. 

현재 전 세계 200개에 가까운 나라들 중, 고대 이스라엘과 똑같은 목적과 방식으로 선택받는 나라는 없다. 

그럼에도 기독인들은 자신들의 조국, 나라를 소중하게 여겨왔으며, 자신들의 민족, 나라가 하나님 나라의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하고 기도했다. 

일제강점기 대한민국의 기독인들도 민족이 독립되어 자유로이 하나님을 섬기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했다. 

하나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민족과 나라를 섬기고 헌신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우리 민족과 나라를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실 것을 기대하고 기도하는 것은 자연스런 기독인의 자세다. 

이걸 극단적 이분법으로 나누는 것은 어색하며 지극히 근본주의적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 땅 가운데도 들어왔으며, 그것은 당연히 민족, 국가 공동체의 변화를 일으킨다. 

하나님 나라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나라는 없을지라도 그렇다고 그 나라의 어떤 모습도 없는 나라도 없다. 

 

현재의 한국에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무엇일까? 

하나님은 어떤 선지자를 통해 이 나라를 구원하실까? 

아니 우리는 이 나라에 어떤 유익을 끼치는 그리스도인이어야 할까? 

 

2. 영적 개안 

시리아 군대가 엘리사를 잡으러 도단 지역을 봉쇄했다. 

막강한 군사를 이끌고 한 명의 선지자를 잡기 위해 출병한 것이다. 

나아만 장군은 말렸을 수도 있고, 아님 이미 관직에서 물러났거나 죽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만약, 나아만 장군이 당시에 살아 있었다면, 절대 엘리사를 죽이러 가서는 안된다고 말렸을 가능성이 크다. 

시리아 왕도 나아만 장군의 악성 피부병 치유에 대해 알았기에, 한 두명의 암살단을 보내지 않고, 중무장한 기마병들을 보냈다. 

도단 성읍을 완전히 포위하고 엘리사와 그의 선지자들을 집단 학살할 준비를 마쳤다. 

시종의 반응은 지극히 상식적이다. 

엘리사와 도단 성읍에는 시리아 군대를 대적할 병사가 없다. 

이제 상식선에서 엘리사와 시종은 죽을 운명이다. 

 

그런데 조금 이상하다. 

시리아의 군대의 이동을 기가 막히게 알아맞추던 엘리사가 이번에는 이스라엘 왕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시리아 군대의 동태를 누구보다도 잘 알았는데, 이번에는 왜 미리 방비하지 않았을까! 

답은 나와 있다. 

엘리사는 눈이 열려 있었다. 

불 말과 불 수레!! 

하늘의 군사가 이미 도착해 있었던 것이다. 

아무리 많은 적군이 와도 능히 이길 막강한 하늘의 군대가 엘리사에겐 보였던 것이다. 

시종의 호들갑에 느긋하게 대답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그리고 결국 이 놀라운 광경을 시종이 보게 된다. 

영적인 개안이 일어난 것이다. 

 

하나님의 군대를 볼 수 있다면 그는 복 받은 사람이다. 

어떤 악 조건 속에서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군대를 볼 수 있다. 

하나님께서 돕기 위해 준비하고 계심을 믿을 수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말씀을 전달하고, 공동체를 선하게 변화시키려는 자들을 돌보신다. 

하나님의 뜻을 행하려는 자들을 지키신다. 

그들이 그 사명을 다할 때까지 보호하신다. 

 

영적인 세계를 볼 수 있다면, 그것만큼 강력한 동력은 없을 것이다. 

일상의 따분함과 지루함, 그래서 오는 무기력을 이기는 가장 강력한 힘은 현실 너머에 있는 영적 세계에 대한 자각이다. 

현실은 매일 똑같이 흘러가는 시간의 반복으로 구성된다. 

그러나 영적인 세계는 시간과 공간의 틈을 내고 이상과 꿈의 페이지를 열게 한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연결되고, 하나님의 다차원의 세계가 열린다.

현실에 매몰된 사람은 볼 수 없는 신비한 영적 세계가 있으며, 그곳을 넘나드는 사람들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나 조직은 없다. 

 

간절히 기도해본다. 

나를 비롯한 내 주변의 사람들이 이런 영적 개안의 축복이 넘치기를 말이다. 

일상에서 신비를 경험하는 강력한 동력을 얻기를… 

 

[오늘의 기도]

현실을 뚫고 들어오시는 하나님, 

당신의 위대함을 찬양합니다. 

당신의 신비로움을 찬양합니다. 

주님, 

우리의 영적인 눈을 열어주소서. 

하늘의 군대를 볼 수 있게 하소서. 

군대 뿐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크고 작은 일들을 볼 수 있는 눈을 주소서. 

시신경 세포에 역사하셔서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하나님 나라의 역동을 보게 하소서. 

숱한 동영상과 영화적 상상력의 산물에 모든 시신경이 쏠리지 않게 하소서. 

도리어 성령님의 임재와 하나님의 현존을 볼 수 있는 눈과 신경이 되게 하소서. 

 

주님, 

이 나라를 구원하소서. 

전쟁의 위험으로부터 구출하소서. 

대결 구도를 고착화시키지 않게 하시고, 평화 공존의 방향을 견지하게 하소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이 존중받게 하시고, 특히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구현하려고 노력했던 수많은 그리스도인들 위로하시고 칭찬해주소서. 

 

오늘 하루도 주님께 맡깁니다. 

공동체 리더들이 마음을 모아 주님께 기도할 때, 주님의 세계를 볼 수 있는 눈을 열어주소서. 

주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도록 도우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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