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 수요일
여는 기도
나의 부르짖음이 주님 앞에 이르게 해주시고, 주님의 말씀으로 나를 깨우쳐 주십시오.
42 이미 날이 저물었는데, 그 날은 준비일, 곧 안식일 전날이었다. 아리마대 사람인 요셉이 왔다.
43 그는 명망 있는 의회 의원이고,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인데, 이 사람이 대담하게 빌라도에게 가서, 예수의 시신을 내어 달라고 청하였다.
44 빌라도는 예수가 벌써 죽었을까 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여, 백부장을 불러서, 예수가 죽은 지 오래되었는지를 물어 보았다.
45 빌라도는 백부장에게 알아보고 나서, 시신을 요셉에게 내어주었다.
46 요셉은 삼베를 사 가지고 와서, 예수의 시신을 내려다가 그 삼베로 싸서, 바위를 깎아서 만든 무덤에 그를 모시고, 무덤 어귀에 돌을 굴려 막아 놓았다.
47 막달라 마리아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는, 어디에 예수의 시신이 안장되는지를 지켜 보고 있었다.
ESV
Pilate was surprised to hear that he should have already died(44절).
주석
43절. 예수님에게 적용된 혐의들을 고려하면 로마 총독은 그 요구를 거절할 만도 하다. 그러나 유대 관습은 시신을 기둥이나 십자가에 밤새 매달아 놓는 것을 금지했고, 장사를 치러 주는 것을 경건한 행위로 간주했다. 게다가 빌라도는 공개된 장소에서 예수님의 시신을 제거하는 편을 선호했을 것이다(IVP 비평주석).
44절. 예수님이 그렇게 금방 돌아가셨다는 사실에 빌라도가 놀라는 이유는, 십자가형을 당하는 사람들은 보통 이틀이나 사흘, 혹은 그보다도 오랜 기간 고통당한 후에 죽기 때문이다(IVP 비평주석).
[오늘의 묵상]
예수의 시체가 십자가에 매달려 있었다.
그의 영혼은 떠났고, 육체는 다시 밝아진 하늘 끝에 달렸다.
오후 세시, 그 운명적 사건이 지났다.
오후 6시 날이 저물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시체에서 떨어지는 피와 물을 지켜보았다.
어떤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갔고, 어떤 사람들은 남아 시체를 보고 있었다.
아리마대 사람 요셉.
명망 있는 의회 의원? 아마도 산헤드린 의회를 의미할 것이다.
대제사장들과 율법학자들이 모여 있는 곳, 예수를 죽이기로 모의하고 결의한 곳.
그는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결론이 났다.
예수는 죽을 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메시야일 수도 있다.
하나님 나라를 이 땅 가운데 가져온 진짜 메시야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으로 십자가를 바라보던 그는 용기를 냈다.
빌라도에게 찾아갔다.
예수의 시체를 내어 달라 요청했다.
감히 그런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예루살렘의 군중들이 예수를 죽이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던 사람이라면 겁이나서 절대로 하기 어려운 요청이었다.
그러나 하늘이 어두워지고, 휘장이 갈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요셉은 확신했다.
예수는 비범한 분이다.
그의 시신을 십자가에 계속 달아 두는 것은 그를 두 번 죽이는 행위다.
이런 생각으로 담대하게 빌라도를 찾았을 것이다.
빌라도는 의아해한다.
벌써 죽다니…
자신이 사형을 허락하고서는 사형장에는 가보지 않았다.
끔찍한 사형 현장을 매번 보는 것도 곤욕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원치 않았던 사형이었다.
예수는 죽을 만한 죄를 짓지 않았다.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그에게 예수가 그렇게 빨리 죽었다는 소식은 꽤나 놀라웠다.
혹여 예수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기적과 능력으로 뭔가 특별한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다는 작은 상상이 있었다.
그런데 평균적인 생존 시간보다 너무 짧았다.
몇 시간 만에 죽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부하 백부장을 시켜 사실인지 알아보았다.
사실이었다.
예수는 숨이 끊어졌고, 옆구리에는 깊은 창 자국이 나 있었으며, 십자가 아래에는 피와 물이 흥건했다.
옆에 있던 다른 사형수들은 여전히 숨이 붙어 있었으나, 예수는 죽었다.
요셉은 자신을 위한 무덤에 예수를 모신다.
너무나 갑작스런 예수의 죽음에 자신과 가족을 위한 무덤을 내주었다.
깨끗한 천으로 예수의 몸의 피를 닦고, 삼베로 몸을 감쌓다.
시신을 동굴 무덤에 안치하고 굴 입구를 돌로 막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예수를 모셨다.
그동안 많이 등장하지 않았던 여인들이 계속 거론된다.
가장 비참하고 수치스럽고 고통스런 순간에 이 여인들이 있었다.
예수를 사랑했던 그들은 어두운 밤에도 예수의 시신이 안치되는 것을 보았다.
어디에 그를 두는지 알고 싶었다.
갑작스런 죽음으로 그의 장례를 제대로 치러 드리지 못했다.
몰약이라도 발라드려야 했다.
그를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이 모여 며칠 동안 장례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던 여인들은 그저 눈물로 시신 안치를 보았다.
십자가 사건에는 많은 사람들의 반응이 등장한다.
제자들, 빌라도, 아리마대 사람 요셉, 막달라 마리아와 요세의 어머니 마리아…
도망간 사람, 우는 사람, 보는 사람, 행동하는 사람…
저마다 자신이 처한 상황과 경험 속에서 십자가 사건에 반응했다.
그리고 이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십자가를 떠올리면서 다양한 반응이 터져나온다.
슬퍼하는 사람, 거부하는 사람, 분노하는 사람, 수치스러운 사람…
예수님은 그 모든 사람들을 다 이해하신다.
도망갔던 제자들도 이해하셨다.
울고 있는 여인들도 이해하셨다.
로마 군인들, 요셉도 이해하셨다.
그리고 지금 우리들도 이해하신다.
그럼에도 한 가지를 요청하신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요한복음 21)
결국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분에 대한 사랑이다.
지난 일은 주님께 맡겨드리고 지금 이 순간 그분을 사랑하는지만 확인하자.
지난 일에 대한 치료와 회복과 격려와 칭찬 모두 그분께 맡겨드리자.
그저 오늘 십자가에 달리셨던 예수님을 사랑한다 말씀드리자.
[오늘의 기도]
사랑하는 주님,
요셉처럼 담대하게 제가 확신한 바를 실행하게 하소서.
무엇보다 주님을 사랑하는 행동을 더욱 확실하게 하도록 인도하소서.
돈, 명예, 인기, 평판보다 예수님을 더 우위로 두게 하소서.
주님을 사랑하기에 가능하면 끝까지 당신의 시신을 돌보게 하소서.
저에게 맡겨진 사명을 끝까지 감당하게 하소서.
조직이 아니라 주께서 사랑하신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게 하소서.
오늘도 주님께 맡겨드립니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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