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비아 키이즈마트, 브라이언 왈쉬, <로마서를 무장해제하다>, 새물결플러스

 

오늘의 문단

이러한 해석은 충실하면서도 창의적이고, 변함없으면서도 혁신적이고 안정적이면서도 적응력이 있어야 합니다. 원문에 충실하지 않은 채 창조적이면 기초나 뿌리가 없는 해석이 되고, 창조성 없이 충실하기만 하면 상상력과 적응력, 생명을 주는 힘과 비전이 없는 정통주의로 퇴보합니다. p.80   

 

 

 

 

이 책의 제목은 “로마서를 무장해제 하다”이다. 

그러나 이는 반어적 표현이다. 

로마서를 더욱 강력하게 중무장시켰다. 

바울의 편지를 로마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어떻게 읽었을까? 

로마에서 사람대접 받지 못하고 노예로 살던 한 여인은 로마서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그곳 유대인은 로마서를 어떻게 이해했을까? 

저자의 상상력은 본문과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넘나들어 새로운 무기로 로마서를 무장시켰다.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고, 그 답변 끝에 로마 시민들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형식의 다양함이 주는 즐거움에 빠져 읽다보면, 이야기가 던지는 상상의 세계로 빨려 들어간다.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창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저자의 노력이 대하소설의 작가와 닮았다. 

저자의 상상을 돕는 역사적, 고고학적 자료가 주석으로 수 없이 등장한다. 

저자들은 이런 상상력이 현대의 독자들에게 생명을 주는 힘과 비전을 제공한다고 믿고 있다. 

 

그 상상이 도움이 되는 독자들도 있겠고, 그 상상의 원소스에 대해 계속 의심하는 독자들도 있겠다. 

최소한 나에겐 이런 창조적 읽기가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즐겁다. 

성경의 본문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펴내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런 사람들의 글이 유통되기를 희망하는 나로서는 키이즈마트와 왈쉬의 작업이 반갑다. 

세상을 천천히 점령하고 있는 NF들에게 성경 안에서 상상하자고 초대하는 것은 큰 위안이 되지 않을까! 

 

바울이 어떻게 제국의 질서를 구체적으로 전복시키려고 했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

그것도 이 책에서 제시하는 바 상상력을 발휘해서 본문에 몰입/천착하는 사람들이 발견하고 확대하고 유통해야 할 영역이다. 

재밌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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