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10일 수요일

여는 기도

그릇된 길로 가지 않도록 나를 지켜주십시오. 주님의 법을 나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35 아주 이른 새벽에, 예수께서 일어나서 외딴 곳으로 나가셔서, 거기에서 기도하고 계셨다.

36 그 때에 시몬과 그의 일행이 예수를 찾아 나섰다.

37 그들은 예수를 만나자 “모두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8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가까운 여러 고을로 가자. 거기에서도 내가 말씀을 선포해야 하겠다. 나는 이 일을 하러 왔다.”

39 예수께서 온 갈릴리와 여러 회당을 두루 찾아가셔서 말씀을 전하고, 귀신들을 쫓아내셨다.

 

주석

37절. 시몬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예수님이 최근의 평판이 가져온 최대의 기회를 놓치는 실수를 저지르고 계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예수님은 단순히 기적을 행하는 분으로서 사람들이 자신을 찾는 것을 거부하셨다. 예수님은 구원자로 인식되기 원하셨다. 이 일을 이루고자 예수님은 가까운 마을들에서 복음을 전하셨다(IVP 성경주석).

 

[오늘의 묵상]

# 외딴 곳

아주 이른 새벽, 예수님은 외딴 곳으로 가신다. 

그냥 잠이 일찍 깨신 것만은 아니다. 

기도하러 가셨다. 

아주 이른 새벽은 아직 해가 뜨기 전이다. 

동녁이 붉어온다. 

새들이 해를 향해 날아 오르니 그림자인지 새인지 모르겠다. 

아무도 깨우지 않기 위해 스르르 문을 연다. 

바스락거리는 소리도 사랑하는 제자들의 잠을 깨울지 모른다. 

기도야 어디서든 할 수 있지만, 특별한 곳이 있다. 

방해받지 않는 곳, 집중할 수 있는 곳, 새벽의 기운이 스며드는 곳, 

하늘과 맞닿은 곳, 작은 신음 소리도 크게 울리는 곳, 하나님의 눈이 향하는 곳, 

그 곳으로 간다. 

 

무슨 기도를 하시나?

하나님의 뜻을 구한다. 

이제부터 해야 할 일을 주님께 묻는다. 

조용히, 때로는 소리를 내어, 하늘을 잠시 본다. 

붉은 빛이 나뭇잎 사이에 머문다. 

그 여린 빛이 하나님의 눈동자처럼 비친다. 

가늘게 뜬 눈으로 땅과 하늘을 흘긴다. 

다시 눈을 감고 하나님의 음성에 주목한다. 

자신의 눈에 담긴 하나님의 편지를 읽는다. 

하나님은 여기에 머물지 않기를 원하신다. 

아브라함을 불러 저 먼 미지의 땅으로 보내신 하나님, 

에스겔과 다니엘을 적들로 가득한 불안의 땅으로 이끄신 하나님, 

요나를 그의 소원과는 반대 방향으로 몰아붙이신 하나님, 

이제 자신과 동일체인 아들 예수를 다른 곳으로 이끄신다. 

예수님의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다. 

자신에게 집중하기보다 하나님께 집중한다. 

30분, 그리고 또 30분, 시간이 흐를수록 선명해진다. 

머물렀던 곳이 아니라, 새로운 곳으로, 낯선 곳으로 그래서 나그네로, 그 편지가 고딕체가 된다. 

 

제자들이 일어났다. 

선생님이 사라졌다. 

웅성웅성, 이 곳 저 곳, 주와 선생이신 예수님을 찾는 소리로 소란스럽다. 

베드로가 나선다. 

“예수님을 찾으러 밖으로 나가봅시다.”

주섬주섬 옷을 입고 마을 주변을 둘러 찾는다. 

외딴 곳. 

정말 사람이 없던 곳, 저 멀리 예수님이 계신다. 

도마가 발견했다. 

그도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 아니던가. 

홀로 있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만의 감이 있다. 

모두들 우르르 예수님께로 다가간다. 

“선생님, 모두 선생님을 찾고 있습니다. 말씀도 안하시고 왜 혼자 계시나요? 다음부턴 말씀을…”

 

예수님이 일어나신다. 

동쪽의 태양 빛이 이미 강렬하다. 

그 빛이 예수님의 옷을 통과하니 더욱 빛나는 천사의 날개와 같다. 

확신에 찬 예수님의 얼굴은 기쁨과 단호함이 섞여 있다. 

인자한 웃음과 단단한 입술은 안 어울리 듯 어울린다. 

“가까운 마을로 가자. 여러 마을을 다녀야겠다. 그곳에서도 말씀을 선포해야 겠다. 그것이 나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소명이다. 가자!”

아침부터 움직이자신다. 

밥은 먹든지 해야 할 것 아닌가. 

예수님을 찾으로 온 많은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 난뒤, 다시 걱정의 얼굴이 비친다. 

새로운 세상으로 떠나야 한다. 

여러 마을을 다니는 것은 피곤한 일이다. 

한 자리에 가능하면 머물러 있는 것이 익숙하고 편하다. 

이동은 건강할 때야 흥미진진한 모험이지, 조금이라도 아프면 곤욕이다. 

그래도 그분이 가자고 하시니, 따라 나선다. 

 

아침이 다 가기 전에 벌써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중앙 회당을 찾으신다. 

회당에 모여 있는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가 도래했다고 다들 회개해야 한다고 선포하신다. 

그 선포가 어찌나 능력이 있던지,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갑자기 “악”하는 소리와 함께 그동안 귀신 들렸다 소문난 사람이 엎드러진다. 

예수님의 선포가 그대로 사람들의 마음과 육체에 닿는다. 

하나님 나라가 왔으니, 귀신은 그 능력을 잃는다. 

아픈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찾아 온다. 

그리고 한 명 한 명 병이 낫는다. 

아침에 조금이라도 원망했던 제자들은 그새 놀라운 마음을 주체하지 못한다. 

 

하루라도 그분을 따라다녔다면 그분의 능력이 어떠한지 알게 된다. 

예수님은 새로운 운동을 일으키시는 분이시다. 

 

[오늘의 기도]

예수님, 당신의 기도를 봅니다. 

당신이 오랫동안 앉아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봅니다. 

하나님의 뜻을 따라 하루를 시작하시는 모습,

신앙의 선배들이 그랬듯이 새로운 길을 두렴없이 시작하는 모습을 봅니다. 

주님, 저에게 당신의 용기를 허락하소서. 

새로운 길을 따를 수 있도록, 

두려움보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흥분을, 

새로운 사람에게 미치는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그 영광스러운 일을 경험하길 소망합니다. 

 

이곳을 떠나더라도 실패해서가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가는 것입니다.  

내가 그래야 하고 나의 자녀들도 그래야 합니다. 

우리 가족 모두 당신의 뜻대로 살아가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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