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6일 목요일 

 

1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 땅에서 나온 지 사백팔십 년, 솔로몬이 이스라엘의 왕이 된 지 사 년째 되는 해 시브월 곧 둘째 달에, 솔로몬은 주님의 성전을 짓기 시작하였다. 2솔로몬 왕이 주님께 지어 바친 성전은, 길이가 예순 자이고, 너비가 스무 자이고, 높이가 서른 자이다. 3성전의 본당 앞에 있는 현관은, 그 길이가 스무 자로서, 그 본당의 너비와 똑같고, 그 너비는 성전 본당 밖으로 열 자를 더 달아냈다. 4그리고 그는 성전 벽에다가 붙박이창을 만들었는데, 바깥쪽을 안쪽보다 좁게 만들었다. 5그리고 그 사방에 골방을 만들었다. 성전의 벽 곧 본당 양 옆과 뒤로는, 쭉 돌아가면서 삼층으로 다락을 만들었다. 6아래층에 있는 다락은 그 너비가 다섯 자이고, 가운데 층에 있는 다락은 그 너비가 여섯 자이고, 삼 층에 있는 다락은 그 너비가 일곱 자이다. 이것은 성전 바깥으로 돌아가면서 턱을 내어서, 골방의 서까래가 성전의 벽에 박히지 않게 하였다.

7돌은 채석장에서 잘 다듬어낸 것을 썼으므로, 막상 성전을 지을 때에는, 망치나 정 등, 쇠로 만든 어떠한 연장 소리도, 성전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8가운데 층에 있는 골방으로 들어가는 문은 성전의 남쪽 측면에 있으며, 나사 모양의 층계를 따라서, 가운데 층으로 올라가게 하였다. 또 가운데 층에서부터 삼층까지도 나사 모양의 층계를 따라서 올라가게 하였다. 9이렇게 해서 그는 성전 짓기를 완성하였다. 성전의 천장은 백향목 서까래와 널빤지로 덮었다. 10또한 성전 전체에다가 돌아가면서 높이가 저마다 다섯 자씩 되는 다락을 지었는데, 백향목 들보로 성전에 연결하였다.

11주님께서 솔로몬에게 말씀하셨다. 12“드디어 네가 성전을 짓기 시작하였구나. 네가 내 법도와 율례를 따르고, 또 나의 계명에 순종하여, 그대로 그것을 지키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약속한 바를 네게서 이루겠다. 13또한 나는 이스라엘 자손과 더불어, 그들 가운데서 함께 살겠고, 내 백성 이스라엘을 결코 버리지 않겠다.”

14 솔로몬이 성전 짓기를 마쳤다.

 


모든 것이 구비되었다. 

국제적인 협력 속에서 나무와 돌이 준비되었다. 

솜씨 좋은 건축 기술자들을 대거 불러 모았다. 

당시에 가장 보기 좋은 성전으로 지으려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그들이 경험한 성전 모양 중에 가장 좋은 모습을 선택했을 것이다. 

물론 출애굽 당시 하나님께서 회막을 지으라고 하실 때 알려 주셨던 길이, 너비, 높이 등을 고려하면서 지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화려한 성전이었다. 누가봐도 당시 최고의 기술과 아름다움을 가진 건축물이었을 것이다. 

하나님도 기뻐하시는 듯 보인다. 

 

12“드디어 네가 성전을 짓기 시작하였구나. 네가 내 법도와 율례를 따르고, 또 나의 계명에 순종하여, 그대로 그것을 지키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약속한 바를 네게서 이루겠다. 13또한 나는 이스라엘 자손과 더불어, 그들 가운데서 함께 살겠고, 내 백성 이스라엘을 결코 버리지 않겠다

 

오랫동안 준비되었던 성전 공사가 약 7년뒤 완공되었다(왕상 6:38). 

길이가 27미터, 너비가 9미터, 높이가 14미터였다. 

사실 현대 고층 빌딩같은 건물이나,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이 어마어마한 크기를 자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당대 최고의 기술자들을 불러, 최고의 자재들을 사용해서,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7돌은 채석장에서 잘 다듬어낸 것을 썼으므로, 막상 성전을 지을 때에는, 망치나 정 등, 쇠로 만든 어떠한 연장 소리도, 성전에서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채석장에서 돌을 치수에 맞게 잘 다듬는다. 

정확하게 치수에 맞추었기 때문에 공사 도중에는 망치, 정 등의 연장을 사용하지 않는다. 

돌을 다듬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밀한 설계와 도면, 그리고 기술자들의 노고가 들어 있다. 

사전에 정밀하고 치밀하게 설계하지 않으면 이런 방식으로 일할 수는 없다. 

먼저 시뮬레이션을 다 해보고, 몇번이고 검토를 한 뒤에, 실행에 옮겨야 한다. 

그만큼 정성이 많이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감독관인 아도니람이 대단해 보인다. 

솔로몬도 최종 의사 결정권자로서 그 때 그 때 지시할 수도 있었겠지만, 아도니람은 인력 사용과 구체적인 설계와 재정 운용 등 아주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일들을 잘 감당했다. 

감독관으로서 너무 일을 잘 하고 있다. 

 

7년 동안 아도니람은 어떤 생각과 마음이었을까? 

어떻게 7년동안 이 큰 공사를 진행시켰을까? 

한번 그의 마음을 상상해 본다. 

계획도 있고, 설계도 있고, 자재와 인력도 있지만, 사실 이런 공사는 언제 끝을 낼 수 있을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변수가 많다. 

사고도 많이 일어날 것이다. 

채석장에서도 사고가 나고, 나무 운반하는 과정에서도, 돌을 운반하는 과정에서도 사고가 난다. 

돌을 올리고 나무를 세우는 과정에서도 당시 최고의 기술을 다 동원한다고 해도, 불의의 사고는 항상 뒤따른다. 

설계대로 잘 진행되지 않을 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7년을 한결같이 집중한다. 

매일 매일 중요한 결정들을 내려야 한다. 

관련있는 모든 사람과 자재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 

최고의 신전을 건축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장난이 아니다. 

솔로몬 왕의 최고의 관심이 쏠려 있는 상황이다. 

실무 책임자로서 아도니람은 긴장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는 이 일을 잘 해냈다. 

 

성전을 짓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행위를 닮았다. 

빛과 어둠을 만들고, 하늘, 땅, 바다를 만들고, 해달별과 생물, 동물들을 만드셨다. 

에덴을 지으시고 사람을 두셨다. 

그렇게 하나님은 자신이 거할 아름다운 성전을 만드셨다.  

최고의 걸작품이었고, 하나님은 그것이 너무 좋으셨다. 

하나님이 거하시는 곳, 하나님의 성전이 조화롭게 만들어진 것이다. 

우주와 자연이라는 하나님의 성전은 이제 솔로몬과 아도니람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는 상징적 건축으로 압축된다. 

신축된 성전을 보면서 온 우주 가운데 왕으로 거하시는 하나님을 상상할 수 있다. 

하나님과의 관계는 이 성전에서의 활동으로 더 깊게 맺어진다. 

성전의 모습과 그 안에서의 활동으로 인해, 사람들은 머리와 마음에 하나님의 임재와 영광을 각인하다. 

그렇게 다시 일상의 삶으로 돌아와서 자연이라는 하나님의 성전을 발견하고 그 속에서도 하나님을 찬양한다. 

이것이 성전의 기능이다. 

인간의 건축물로서의 성전의 역할은 하나님의 창조물인 자연 성전으로 인식의 확장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다. 

이 창조 행위에 솔로몬과 아도니람이 참여한 것이다. 

 

지금도 교회와 예배의 기능은 성전의 기능과 유사하다. 

교회와 예배를 통해 하나님의 자연 성전을 마음 속에 각인한다. 

하나님은 교회당 건물에 갇혀 계시지 않는다. 예배 시간에만 일어나 앉아 계신 분이 아니다. 

그분은 자연 성전에 계신다. 

성전으로서의 우주와 만물에 계신다. 

매주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고 난 후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바로 우주 성전이다.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모든 장소와 시간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성전을 만난다. 

이것을 계속 각인해야 잊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타락한 인간의 마음은 쉽게 부패해서 자꾸 각인시켜주지 않으면 다른 것에 마음을 빼앗긴다. 

정기적인 예배의 중요성은 여기서 드러난다. 

 

자연 성전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단순히 ‘내가 하나님이 만드신 가장 큰 성전, 바로 이 자연 속에서 살고 있다’라는 의식 뿐인가? 

아니다. 

다시 12절을 본다. 

 

12“드디어 네가 성전을 짓기 시작하였구나. 네가 내 법도와 율례를 따르고, 또 나의 계명에 순종하여, 그대로 그것을 지키면, 내가 네 아버지 다윗에게 약속한 바를 네게서 이루겠다. 13또한 나는 이스라엘 자손과 더불어, 그들 가운데서 함께 살겠고, 내 백성 이스라엘을 결코 버리지 않겠다

 

그것은 하나님의 법도와 율례를 따르는 삶, 하나님의 계명에 순종하면서 지키는 삶.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이 어떻게 성취되는지 주목하는 삶일 것이다. 

이 세 가지가 중요하다. 법도와 율례를 따르고, 계명에 순종하고, 약속 성취에 주목하는 것…

자연 성전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은 그분의 법도와 율례와 계명을 따르겠다는 의지와 결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하나님 나라 백성을 위한, 우주와 만물을 위한 그분의 계획과 약속이 어떻게 들어맞고 성취되는지를 보면서 더욱 활성화된다.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면서 더욱 그분의 계명을 따르고 싶어진다. 

하나님이 약속을 지키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분의 법도를 더욱 지키고 싶어진다. 

 

오늘 내가 걸어가야 할 일상의 삶이 있다. 

진행해야 할 모임이 있고, 논의해야 할 안건들이 있다. 

그리고 돌봐야할 사람들이 있다. 

이 모든 일상은 자연 성전 안에서 행해지는 일들이다. 

마치 주님 앞에서 행하듯 더욱 겸손하게 더욱 치열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남은 시간에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성전을 음미하고 싶다. 

그렇게 평안하고 꽉찬 하루가 되길 소망한다. 


언제나 어디서나 계신 하나님, 

오늘도 주님을 부릅니다. 

아도니람처럼 오랜 시간 감당해야 할 프로젝트 앞에서 충성스럽게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버겁고 힘들고 지치고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때에도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손을 붙잡길 원합니다. 

내 의지와 힘으로 되는 일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낍니다. 

주님의 도우심과 능력으로 감당하길 소망합니다. 

 

자연 성전에 계신 하나님, 

예배를 드릴 때, 그 예배 속에서 온 우주에 계신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하게 해주세요. 

그리고 일상의 삶을 살 때, 곳곳에 배어있는 당신의 숨결과 손길을 감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당신의 일하심을 주목하길 원합니다. 

당신의 일하심을 감지하길 원합니다. 

무엇보다 약속을 이루시는 당신의 신실함을 보길 원합니다.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로하시고 고쳐주소서. 

마음과 정서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을 회복시켜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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