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4월 06일 목요일

 

여는 기도

우리에게 강한 힘으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얼마나 엄청나게 큰지를 알게 하소서.

 

1 자랑함이 나에게 이로울 것은 없으나, 이미 말이 나왔으니, 주님께서 보여 주신 환상들과 계시들을 말할까 합니다.

2 나는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 하나를 알고 있습니다. 그는 십사 년 전에 셋째 하늘에까지 이끌려 올라갔습니다. 그 때에 그가 몸 안에 있었는지 몸 밖에 있었는지, 나는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아십니다.

3 나는 이 사람을 압니다. 그가 몸을 입은 채 그렇게 했는지 몸을 떠나서 그렇게 했는지를, 나는 알지 못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아십니다.

4 이 사람이 낙원에 이끌려 올라가서, 말로 표현할 수도 없고 사람이 말해서도 안 되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5 나는 이런 사람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나 자신을 두고서는 내 약점밖에는 자랑하지 않겠습니다.

6 내가 자랑하려 하더라도, 진실을 말할 터이므로,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랑은 삼가겠습니다. 그것은 사람들이, 내게서 보거나 들은 것 이상으로 나를 평가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7 내가 받은 엄청난 계시들 때문에 사람들이 나를 과대평가 할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내가 교만하게 되지 못하도록, 하나님께서 내 몸에 가시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사탄의 하수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으로 나를 치셔서 나로 하여금 교만해지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었습니다.

8 나는 이것을 내게서 떠나게 해 달라고, 주님께 세 번이나 간청하였습니다.

9 그러나 주님께서는 내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무르게 하기 위하여 나는 더욱더 기쁜 마음으로 내 약점들을 자랑하려고 합니다.

10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병약함과 모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란을 겪는 것을 기뻐합니다. 내가 약할 그 때에, 오히려 내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NIV

But he said to me, "My grace is sufficient for you, for my power is made perfect in weakness." Therefore I will boast all the more gladly about my weaknesses, so that Christ's power may rest on me(9절).

 

바울은 십사 년 전에 경험했던 환상과 계시에 대해서 말합니다(1-4절). 하지만 사람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기를 바라며 자랑을 삼갑니다(5-6절). 바울 안에 있는 ‘가시’는 그를 약하게 만들었으나, 하나님은 그것으로 바울이 교만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7절). 이제 바울은 약함을 자랑하고 기뻐합니다. 그가 약할 그 때에, 오히려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강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9-10절).

 

거짓 사도들은 바울이 환상과 계시를 경험하지 못했다고 비방했습니다. 하지만 바울은 사람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것을 염려해서 환상과 계시에 대해 말하는 것을 삼갔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약점인 ‘가시’가 바울의 자랑이었습니다. ‘가시’는 바울이 약해지는 순간에 그리스도의 능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우리에게 족합니다. 우리는 약할 때에 오히려 강해집니다.

 

[오늘의 묵상]

구구절절 설명하는 바울이 못마땅하다. 

통크게 갈 수도 있는데, 그렇게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비판이 있어도 참고 견디고 그 다음을 준비하면 될 것을, 뭐 이렇게 구구절절 자신의 상황과 마음을 나누려고 하는지, 오늘은 들어주기 싫은 마음이 든다. 

아마도 며칠간 계속되는 바울의 속마음 이야기에 내가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편지를 쭉 읽었으면 들지 않을 마음인데, 매일 끊어서 깊이 묵상하다보니 나오는 반응인 것 같다. 

이 감정을 잠시 내려놓고 다시 본문을 살펴본다. 

 

일반적으로 여기서 등장하는 “십사 년 전의 사람”은 바울 자신을 가리킨다고 알려져 있다. 

그렇게 해석하는 것이 가장 자연스럽다. 

바울이 처음 예수님을 믿고, 회개 한 뒤에, 깊은 영적 체험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계시를 받았다. 

모든 것을 다 알려줄 수는 없겠지만, 그 예언은 바울의 삶과 사역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를 받았다. 

혹을 말로 드러내서는 안되는 무언가를 보았다. 

무엇보다 바울은 이런 과정들을 통해 하나님을, 예수님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구약의 예언자들이 보았던 계시를 닮았다. 

다니엘이나 에스겔이 보았던 환상들이다. 

큰 신상의 환상이나, 성전에서 흘러나오는 물의 환상…

이런 환상은 하나님께서 예언자들에게 주시는 놀라운 세계다. 

바울은 어떤 면에서 이런 예언자들의 반열에 올랐다. 

요한도 계시록을 쓸 때, 이런 환상을 경험했다. 

 

한 가지 눈여겨 볼 만한 것은 이런 환상 전체를 말과 글로 남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유는, 자기 자랑이 될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남들이 자신을 과대평가할 것이 걱정되서다. 

바울은 한 명의 그리스도인지, 그 자신이 그리스도가 될 수 없다. 

고린도교회에서 보이는 바울파, 베드로파, 아볼로파, 그리스도파 등의 파당짓기에 이름이 올라갈 정도니, 자칫하면 예수님과 같은 위치에 설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었을 것이다. 

자기 자랑이 과하면,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게 된다. 

예수님은 도달할 수 없는 신적존재지만, 대단한 영웅적인 사람은 어쨌든 사람이기에 도달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준다. 

사람들을 희망을 주는 그 사람을 더 바라보게 된다. 

예수님보다 사람이 높아질 때, 자칫 우상이 된다. 

성도들에게 우상숭배의 죄를 짓게 할 수는 없는 노릇. 

자기 자랑을 멈춰야 한다. 

 

바울은 도리어 자신의 약점을 노출한다. 

사탄의 하수인인 몸의 가시를 정직하게 말한다. 

그 몸의 가시를 없애 달라고 세 번이나 간곡하게 기도한 적이 있다. 

여기서 세 번은 단순히 식사기도 하듯 일상적인 기도의 일종이 아니다. 

시간을 내서 금식하며 특별 작정 기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님은 그 때마다 “네 은혜가 족하다”는 답변을 주셨다.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내 능력은 약한 데서 완전하게 된다.”

상상해 보건데, 첫 번째 기도에서도 그런 응답을 받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두 번째, 세 번째 작정기도를 이어갔다. 

아마도 그 사탄의 하수인인 몸의 가시가 어지간히 자신을 괴롭혔는지 모른다. 

너무 힘든 시기를 보냈을 것이다. 

사탄의 하수인이라고 표현한 것을 미루로 짐작컨대, 간질 같은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위장병도 아프지 않은 병은 아니지만, 내가 오랫동안 아파왔던 경험으로 볼 때, 못참을 만큼 힘든 병은 아니다. 

게다가 사탄의 하수인이라고 하니, 아마도 사역 일정에 큰 지장을 준 것 같고, 더 나아가 성도들에게도 염려와 걱정을 안겨주는 질병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사탄의 하수인이라고 부른다고 한다면, 순간적으로 정신을 잃고 발작증세를 보이는 간질 같은 것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추측일 뿐이다. 

핵심은 매우 심각한 몸의 질병이라는 점이다. 

세 번이나 절실하게 요청했던 기도의 제목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대답은 단호했다. 

 

도리어 이런 질병이 바울을 겸손하게 했다. 

영적 체험을 했음에도 그는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 않았다. 

참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자신과 성도들을 위해 참고 함구해야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성령님이 주시는 절제의 힘이다. 

 

바울은 자신의 영적경험과 지식을 더 자랑하기보다 자신의 약점을 자랑하겠다고 나선다. 

10 그러므로 나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병약함과 모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란을 겪는 것을 기뻐합니다. 내가 약할 그 때에, 오히려 내가 강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역사는 겸손한 사람들을 통해 이뤄진다.

똑똑하고 잘난 사람도 겸손을 몸에 익히면 하나님이 사용하신다. 

별로 잘 나지 않았는데도 겸손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사용하실 수가 없다. 

자신의 약점을 숨기지 않고, 겸손하게 주님을 의지하면 하나님께서 일하신다. 

자신의 능력을 믿고 거만하게 구는 사람들에게는 성령님께서 함께 하지 않으신다. 

그 사람 중 한 명이 전광훈이다. 

그의 말은 거만함으로 가득하다. 

자신이 무슨 신이줄 안다. 

걱정이다. 

 

나의 약점을 숨기지 않고 정직하게 살아가고 싶다. 

부족함과 약점을 통해서도 하나님은 일하신다. 

바울에게 배울 것이 많다. 

 

 

[오늘의 기도]

사람의 마음을 잘 아시는 예수님, 

제 속을 잘 들여다 보게 하소서. 

제 마음의 어떤 생각과 감정들이 올라오는지 잘 살피게 하소서. 

주님이 주시는 생각들로 채우게 하소서. 

기도의 시간이 깊어지길 원합니다. 

조용한 가운데 주님이 제 마음 속에 하시는 말씀을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거만하게 자랑하는 사람이 되길 원치 않습니다. 

저의 약점이 노출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소서. 

도리어 저의 약점을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시길 기도합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부족함과 약점을 통해서도 일하시길 원하신다면 기쁨으로 맞이하게 하소서. 

정서적, 정신적, 영적, 육체적, 관계적 약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러나 그 약점을 숨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님을 알고 더욱 겸손하게 나아가길 원합니다. 

오늘 하루가 그런 삶이 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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