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4월 04일 화요일

 

여는 기도

성도들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상속이, 얼마나 풍성한지를 알게 하소서.

 

16 거듭 말하지만, 아무도 나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러나 여러분이 나를 어리석은 사람으로 생각하려거든, 어리석은 사람으로 받아 주어서, 나도 좀 자랑하게 놓아 두십시오.

17 지금 내가 하는 말은, 주님의 지시를 따라 하는 말이 아니라, 어리석음에 빠져서 자랑하기를 이렇게 장담하는 사람처럼, 어리석게 하는 말입니다.

18 많은 사람이 육신의 일을 가지고 자랑하니, 나도 자랑해 보겠습니다.

19 여러분은 어지간히도 슬기로운 사람들이라서, 어리석은 사람들을 잘도 참아 줍니다.

20 누가 여러분을 종으로 부려도, 누가 여러분을 잡아먹어도, 누가 여러분을 골려도, 누가 여러분을 얕보아도, 누가 여러분의 뺨을 때려도, 여러분은 가만히 있습니다.

21 부끄럽지만 터놓고 말씀드립니다. 우리는 너무나 약해서, 그렇게는 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누가 감히 자랑을 하려고 하면, 나도 감히 자랑해 보겠습니다. 내가 어리석은 말을 해 보겠다는 말입니다.

 

주석

풍자는 흔한 수사학 기법이었다. 바울은 거짓 사도들의 자랑을 조롱하기 위해 계속해서 풍자를 사용하면서 그의 ‘약함’과 ‘어리석음’을 고백한다(IVP 성경배경주석).

 

바울은 자신을 어리석은 사람으로 받아 주어서 자랑하게 두라고 말합니다(16-17절). 육신의 일을 가지고 자랑하는 거짓 사도들은 고린도 교인들을 종으로 부리고, 얕보았습니다(18-20절). 하지만 자신은 너무나 약하고 어리석어서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말로 이 상황을 풍자합니다(21절).

 

바울은 자신이 약하고 어리석다는 비난에 동의합니다. 그는 고린도 교인들을 높이기 위해 자신을 낮추었고, 존중하며 사랑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그렇게 하셨기 때문입니다. 이 사실은 바울의 자랑거리입니다. 그리스도인인 우리 또한 얼마든지 같은 비난 앞에 설 수 있습니다. 그 순간 나와 공동체가 자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한 번 묵상해 봅시다.

 

 

[오늘의 묵상]

오늘의 바울은 불안해보이기까지 하다. 

그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사랑하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 사람이다. 

그리스도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지식과 커리어를 배설물처럼 버렸던 사람이다. 

그걸 어리석다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세상과 똑같이 살면 지혜롭고, 세상과 다르게 살면 어리석다고 말한다면, 바울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하지만 바울은 자신의 길을 가고 있었다. 

 

사단의 거짓에 속아 자기를 잘 포장한 뒤에, 성도들에게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 자랑에 열심이었다. 

자기를 잘 드러내야 사람들이 따른다. 

사람들은 그 사람의 본질을 보기보다 일단 그 사람의 말을 본다. 

말을 잘하는 사람, 자신이 이룬 업적을 자랑하는 사람, 말을 재밌게 하는 사람, 권위있게 하는 사람을 사람들이 따른다. 

그런 사람들에게 속아 넘어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공지능의 특이점이 가까웠다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들린다. 

인공지능은 거짓말을 진짜처럼 한다는 점이 문제다. 

인공지능은 모른다고 말하기보다는 어떡해서든 부족한 정보 속에서도 조합해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전문가가 아니면 그것을 분별하기가 너무 어렵다. 

픽션인지 넌픽션인지를 분별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인공지능의 거짓말과 그럴듯함이 바로 고린도교회의 거짓교사들에게서 드러난다. 

 

바울은 그들과 똑같아질 수는 없었다. 

바울은 진정성으로 오랫동안 승부를 걸었다. 

사랑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드러난다. 

그 행동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자신을 변호하고 있다. 

자랑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어떤 면에서 성육신을 하고 있다. 

고상하게 진심어린 사랑만으로는 사람들의 의심을 지워낼 수 없었다. 

사실에 기반한 자랑이 필요한 순간이 왔다. 

그간의 사역 속에서 바울이 경험했던 내용을 알려줄 필요가 있었다. 

비록 이런 자랑은 바울의 기준으로 보면 상당히 어리석은 행동이지만, 성도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이다. 

 

20 누가 여러분을 종으로 부려도, 누가 여러분을 잡아먹어도, 누가 여러분을 골려도, 누가 여러분을 얕보아도, 누가 여러분의 뺨을 때려도, 여러분은 가만히 있습니다.

 

거짓 교사들이 성도들의 마음과 생각과 돈과 물질을 빼앗아 가고 있었다. 

참지 말아야 할 일에 인내를 보이고 있다. 

거짓 교사들에 대해서는 단호한 대처가 필요하다. 

용납은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들에 대해서 무한히 받아주라는 말이 아니다. 

용납은 진실로 자신의 약점과 죄를 인정하는 사람에 대해서 받아주라는 말이다. 

따라서 거짓 교사들의 악의적이고 이기적인 거짓말을 계속 용납하는 것은 어찌보면 어리석음의 끝판왕이요, 다른 성도들을 거짓의 길로 인도하는 죄악이다.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바울은 거짓교사들의 거짓을 폭로하기에 앞서 자신이 어떤 권위를 가지고 있는지, 어떤 경험을 통해 사도의 삶을 살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다. 

비록 이런 자랑들이 다른 사람들을 통해서 자연스레 전달되고 인정받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지만, 고린도교회에서는 아직 그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자기 자랑을 하게 된 것이다. 

최선은 아니지만 차선으로, 무엇보다 성도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런 일을 감행하는 것이다. 

물론 최선은 오직 그리스도만 자랑하는 것이리라. 

 

나는 내 자랑을 많이 하지는 않는 편이다. 

하지만, 때로 불가피하게 나에 대해 소개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나를 잘 드러내야 한다. 

너무 교만하게 비치지 않아야 하며, 그러면서도 상대방이 나를 신뢰하고 나의 설교나 강의에 대해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성도들에게 때로 이런 자랑이 필요하다. 

교만하지 않은 자기 자랑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누구에게 그 본을 찾을 수 있을까? 

 

[오늘의 기도]

정직하신 하나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시는 하나님, 

저의 부족함과 연약함에도 저를 목사로, 사역자로, 가르치는 자로 세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때로 제 자신을 잘 드러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교만하지 않게 성도들을 위해 제 이야기를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주님, 저에게 지혜를 주소서.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잘 표현되게 하소서. 

주님을 위해, 성도들을 위해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잘 드러내게 하소서. 

말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도 저의 역할입니다. 

말을 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오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정직하게 있는 그대로 전달하는 능력을 더욱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성도들이 저를 통해 예수님께 나아갈 수 있도록 더욱 정결하고 투명한 존재로 변화되게 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