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5일 수요일

 

여는 기도

주님의 나라는 영원한 나라이며, 주님의 다스리심은 영원무궁 합니다.

 

26 그들이 예수를 끌고 가다가, 들에서 오는 시몬이라는 한 구레네 사람을 붙들어서, 그에게 십자가를 지우고, 예수의 뒤를 따라가게 하였다.

27 백성들과 여자들이 큰 무리를 이루어서 예수를 따라 가고 있었는데, 여자들은 예수를 생각하여 가슴을 치며 통곡하였다.

28 예수께서 여자들을 돌아다보시고 말씀하셨다.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두고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두고 울어라.

29 보아라, ‘아이를 배지 못하는 여자와, 아이를 낳아 보지 못한 태와, 젖을 먹여 보지 못한 가슴이 복되다’ 하고 사람들이 말할 날이 올 것이다.

30 그 때에, 사람들이 산에다 대고 ‘우리 위에 무너져 내려라’ 하며, 언덕에다 대고 ‘우리를 덮어 버려라’ 하고 말할 것이다.

31 나무가 푸른 계절에도 사람들이 이렇게 하거든, 하물며 나무가 마른 계절에야 무슨 일이 벌어지겠느냐?”

 

[주석]

26절. 로마 군인들은 어떤 사람이든 뽑아서 자신들을 위해 물건 나르는 일을 시킬 수 있었다(IVP 성경배경주석).

31절. 만일 이런 것이 로마인들이 무고한 예수님을 대하는 방식이라면, 죄가 있는 예루살렘의 운명은 얼마나 더 비참하겠는가(IVP 성경주석).

예수님의 마지막 질문은 예루살렘이 로마인들에게 함락된 동안 일부 지도자가 자행한 끔찍한 일을 예견한다(IVP 성경비평주석).

 

[오늘의 묵상]

시몬은 그 아침에 들에서 오고 있었다. 

아침 일찍부터 들에서 일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을까? 

무슨 이유건 지나가다가 로마 병사들을 만난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들고 골고다 언덕을 끝까지 올라가실 상황이 아니다. 

몸은 만신창이다. 

너무 맞아서 피가 온 몸에 흐른다. 

목수 출신인 그분의 근육은 뼈조각이 박혀 있는 채찍으로 갈기갈기 찢겨졌다. 

힘을 쓸 수가 없다.

몇 번이고 쓰러지신다. 

주변에는 흐느끼는, 통곡하는 여인들의 울음 소리로 가득하다. 

병사들은 어쩔 수 없이 건장해 보이는 구레네 사람 시몬을 붙잡는다. 

그에게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게 한다. 

 

구레네 사람이 예루살렘에 와 있다. 

북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이라고 하는데, 예루살렘과는 상당히 먼 거리다. 

유월절을 맞아 절기를 지키러 예루살렘까지 온 사람으로 보인다. 

그는 얼떨결에 예수님의 십자가를 진다. 

오랫동안 여행 혹은 순례를 하면서 지쳤을 법한데, 그는 타의든 자의든 예수님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뒤따른다. 

예수님의 모습을 본다. 

왜 저 사람은 십자가 형을 받았을까? 

그런데 왜 예루살렘의 여인들은 이렇게 울고 있는가? 

살인자, 범법자의 사형 집행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울일은 아니지 않는가? 

만약 십자가가 정치범들에게 내리는 형벌이라면 더욱 이해가 안된다. 

정치범을 위해 울면 그것 또한 반역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함부로 울 수 없는 상황에서 통곡의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예수라는 인물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이 이상한 상황에 어리둥절하다. 

의문만 깊어간다. 

 

예수님은 알듯모를듯한 말씀을 하신다. 

나를 위해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을 위해 울라고 하신다. 

미래에 일어날 예루살렘 성의 파괴를 두고 하시는 말씀이지만, 당시의 어떤 사람도 이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 파괴와 고통이 너무 심해서 산과 언덕 보고 외치게 된단다. 

“우리에게로 넘어져서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소서…”

극심한 고통에 생명을 끊어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게다가 그 파괴가 봄 여름이 아니라 건조하고 추운 날에 일어난다면 그 고통은 더 심해질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시는 예수님의 예언이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은 ‘우는 여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울음을 그치라고 말씀하셨다 생각했을 것이다. 

힘없는 상황에서도 뒤를 돌아보며 말씀하신다. 

꽤 긴 호흡으로 말씀하신다. 

쉽지 않지만, 예수님은 끝까지 예루살렘의 백성들의 고통을 슬퍼하시는 것 같다. 

예레미야가 예루살렘 성이 훼파되는 것을 내다보며 슬퍼했던 것과 비슷하다. 

AD 70년에 예루살렘 성과 성전은 로마 장군 티투스에 의해 함락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는다. 

예루살렘의 영광은 사그라들고, 예수님의 교회가 전 세계로 퍼진다. 

 

구레네 시몬은 이 모든 말씀과 행동을 주의깊게 살핀다. 

시몬은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리는 모습을 보았을 것이다. 

하늘이 어두워지고, 땅이 흔들린다.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 아래로 찢어졌단는 소식이 들린다. 

시몬은 이 모든 일에 증인이다. 

그는 예수님이 흘리는 피를 보았고, 그 피를 밝고, 그 피를 뒤집어 쓰고(십자가에 묻은) 예수님을 따랐다. 

우주적 사건이 일어난 그날 시몬은 예수님과 가장 가까이 있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 

수제자 시몬 베드로는 멀찍어 떨어져 있었지만, 처음 보는 구레네 시몬은 예수님과 죽음의 길을 걸었다. 

이 경험이 그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는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지만, 분명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구레네 시몬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는데, 알렉산더와 루포였다. 

그들은 나중에 로마 교회 공동체의 중요한 구성원이 되었다. 

구레네 시몬과 그의 아들들 그리고 그의 아내까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그들은 예수님을 증언했다. 

어떻게 죽으셨는지,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주님과 더 가까워지고 싶다. 

때로 주님의 피로 몸과 마음을 덮고 싶다. 

더욱 정결하고 순결하게 주님을 사랑하고 싶다. 

 

 

[오늘의 기도]

저의 이름을 불러주셨던 하나님, 

그 부르심이 생생히 들리는 듯 합니다. 

제가 주님을 부르듯, 주님도 저의 이름을 불러 주셨습니다. 

주님의 음성에 감동합니다. 

그저 불러 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와 기쁨이 넘칩니다. 

 

새힘을 달라고 간청했더니, 

정결하라 하시고, 

예수님을 사랑하라 하시더니, 

이제는 제 이름을 불러 주셨습니다. 

정결이 새로운 힘입니다. 

예수님을 사랑함이 새로운 힘입니다. 

주님이 불러주시는 그 음성이 새로운 힘입니다. 

그 힘을 얻어 다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로 나아갑니다. 

 

매일 매일 힘차게 제 이름을 불러 주세요. 

저도 주님의 이름을 부르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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