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04일 월요일

 

여는 기도

할렐루야. 주님의 이름을 찬송하여라. 주님의 종들아, 찬송하여라.

[지휘자를 따라 알다스헷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 다윗의 믹담,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고 사람을 보내어서 그의 집을 감시하고 있을 때에 다윗이 지은 시]

 

1나의 하나님, 내 원수들에게서 나를 구원해 주시고, 나를 치려고 일어서는 자들에게서 나를 지켜 주십시오.

2악을 지어내는 자들로부터 나를 구해 주시고, 피 흘리기 좋아하는 자들에게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3그들이 내 목숨을 노리고 매복해 있습니다. 강한 자들이 나를 치려고 모여듭니다. 그러나 주님, 나에게 허물이 있는 것도 아니요, 나에게 큰 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4나에게는 아무런 잘못도 없으나, 그들이 달려와서 싸울 준비를 합니다. 깨어나 살피시고, 나를 도와주십시오.

5주님은 만군의 하나님,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십니다. 깨어나셔서 모든 나라를 차별 없이 심판하시고, 사악한 꾀를 꾸미는 자들을, 불쌍히 여기지 마십시오. (셀라)

6그들은 저녁만 되면 돌아와서, 개처럼 짖어 대면서, 성 안을 이리저리 쏘다닙니다.

7그들은 입에 거품을 물고, 입술에는 칼을 물고서 "흥, 누가 들으랴!" 하고 말합니다.

8그러나 주님, 주님께서 그들을 보시고 비웃으시며, 뭇 민족을 조롱하실 것입니다.

9나의 힘이신 주님, 주님은, 내가 피할 요새이시니, 내가 주님만을 바라봅니다.

10한결같은 사랑을 베푸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영접하려고 오실 것이니, 하나님께서 내 원수가 망하는 꼴을 나에게 보여 주실 것이다.

11내 백성이 그들을 잊을까 두려우니, 그들을 아주 말살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우리의 방패이신 주님, 주님의 능력으로 그들을 흔드시고, 그들을 낮추어 주십시오.

12죄가 그들의 입에 있고 그들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은 모두 죄로 가득 찼습니다. 그들의 오만이 그들을 사로잡는 덫이 되게 해주십시오. 그들이 저주와 거짓말만 늘어놓고 있으니,

13주님의 진노로 그들을 멸하여 주십시오. 하나도 남김없이 멸하여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야곱을 다스리고 계심을 땅 끝까지 알려 주십시오. (셀라)

14그들은 저녁만 되면 돌아와서, 개처럼 짖어 대면서, 성 안을 이리저리 쏘다닙니다.

15그들은 먹을 것을 찾아서 돌아다니다가, 배를 채우지 못하면, 밤새도록 으르렁거립니다.

16그러나 나는 나의 힘 되신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내가 재난을 당할 때에, 주님은 나의 요새, 나의 피난처가 되어 주시기에, 아침마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노래하렵니다.

17나의 힘이신 주님, 내가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하나님은 내가 피할 요새, 나를 한결같이 사랑하시는 분."

 

 


1. 깨어나소서

 

하나님께 깨어나달라는 요청은 정당한가? 

하나님께서 주무시는 분도 아니고, 밤낮에 의해 일하고 쉬고를 반복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 표현은 시적 허용에 가깝다. 

하나님께서 시인의 기도에 응답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마치 하나님께서 주무시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육체로 오셨기에 주무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영이신 하나님은 육체에 한계에 매이지 않으신다. 

그분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고 사람들의 행동과 마음을 살피신다. 

 

하나님의 뜻, 즉 회복된 세상으로의 추동을 이뤄내기 위해 수많은 그분의 백성들의 삶을 살피신다. 

오늘 다윗의 삶도 그분의 눈 안에 있다. 

다윗은 그분이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무엇보다 모든 나라를 차별 없이 심판하실 것을 요청드린다. 

그렇게 사악하고 교만하여 악을 뿌리고 다니는 포악한 자들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신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전 세계에 하나님의 인애와 그분의 공의를 선포하고 실천해야 하는 사명을 가졌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 많은 나라들은 그들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고 남을 공격하고 살해하고 전쟁을 일으킨다. 

다윗은 공정한 심판을 요청한다. 

사악한 사람들이 심판을 받기를 바란다. 

 

그의 개인적인 기도는 전체 공동체가 공동으로 받아 함께 기도의 형태로 주님께 드린다. 

깨어나달라는 개인의 기도는 이제 공동체의 외침이 된다. 

노예의 삶, 불의한 대우, 죽음의 공포 속에서 외쳤던 이집트 속의 이스라엘을 떠올려 본다. 

그 때는 정말 백성 모두가 외치고 부르짖을 수 밖에 없었다. 

남자 아이가 태어나면 죽여야 했다. 

노동은 끝이 없었다. 

그 때에 비하면 다윗의 시대는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그럼에도 다윗의 시를 가지고 노래하며 기도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을 함께 외치게 된다. 

사악한 자들을 심판해달라고, 공정하게 심판해 달라고 말이다. 

 

죽음의 위협 속에서 외치는 부르짖음도 의미가 있으나, 

윤리의 위기, 공의의 위기 앞에서도 누군가는 부르짖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기를,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일어나길 바라는 부르짖음 말이다. 

 

하나님, 깨어나소서. 

 

2. 아주 말살하지는 마소서. 

 

11내 백성이 그들을 잊을까 두려우니, 그들을 아주 말살하지는 말아 주십시오. 우리의 방패이신 주님, 주님의 능력으로 그들을 흔드시고, 그들을 낮추어 주십시오.

 

이 구절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다윗은 사악한 자들이 아주 말살되기를 바라지는 않고 있다. 

이유는 백성들이 그들을 잊을까 두렵기 때문이다. 

뭔가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다. 

악인이 심판받기를 원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멸절되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사람에 대한 인류 보편적 사랑을 담고 있다. 

그런데 이유를 잘 살펴보면, 단순히 악인의 생명을 빼앗기 싫어서라기보다 현재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해서 드리는 기도이다. 

악인은 기억되어야 하는가? 

 

13주님의 진노로 그들을 멸하여 주십시오. 하나도 남김없이 멸하여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야곱을 다스리고 계심을 땅 끝까지 알려 주십시오. 

 

그렇다면 13절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여기서는 하나도 남김없이 멸하여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다윗은 정신분열을 일으키고 있는가? 

같은 시에서 상충되는 요청을 하고 있다. 

 

내 머리도 혼미해지는 느낌이다. 

묵상의 길을 잃는다. 

시인이 생각하는 원수는 사울인가? 아님 악한 행동을 하는 일반적인 악인인가? 

이 혼란한 기도에 그저 남기를 선택하려고 한다. 

명확한 상황과 답을 알면 그건 그것 나름대로 좋겠지만, 

이렇게 한 시에 모순되는 요청이 있다는 사실을 아예 못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원래 사람의 감정은 오락가락하지 않는가? 

다윗의 마음이 요동치고 있다. 

기본적으로 원수들에 대한 분노가 있지만, 그들에 대한 연민도 있다. 

그들을 통해 자신의 정통성을 확보하려는 전력적인 계획도 있다. 

이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종잡을 수 없다. 

노래는 사람의 감정의 표현이다. 

 

3. 사랑받는 자

 

16그러나 나는 나의 힘 되신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내가 재난을 당할 때에, 주님은 나의 요새, 나의 피난처가 되어 주시기에, 아침마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노래하렵니다.
17나의 힘이신 주님, 내가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하나님은 내가 피할 요새, 나를 한결같이 사랑하시는 분."

 

비록 원수들이 다윗을 압박해도 다윗의 자아상은 확고하다. 

그의 피난처, 요새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이다. 

아침마다 찬양이 흘러 나온다. 

밤새 지켜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하나님의 사랑을 아침부터 느낀다. 

그 정신이 없는 와중에도 하나님의 사랑을 경험한다. 

그의 이런 막강한 자아상을 본받고 싶다. 

이건 다윗과 예수님이 가진 자아상이다.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임으로 의심하지 않는다. 

이런 자아상을 갖고 있어야 우리를 승리할 수 있다. 

수많은 원수들의 부정적인 피드백과 댓글들 속에서도 마음과 영혼이 상처입지 않으려면, 

주님께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끝까지 믿고 신뢰하는 수 밖에 없다. 

여호와 하나님은 나를 정말 사랑하신다. 

그분의 은헤를 오늘도 찬양한다. 

 

 


주님, 

저를 사랑하신다고 말씀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하나님 나라라는 좋은 선물을 주신 것도 감사한데, 

예수님의 희생이라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선물을 주신 것도 감사한데, 

여전히 저를 사랑하신다니 감격입니다. 

그 사랑을 오늘도 경험하며 살길 원합니다. 

막강한 자아상을 갖고 살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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