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09월 20일 월요일

 

여는 기도

할렐루야. 주님의 이름을 찬송하여라. 주님의 종들아, 찬송하여라.

[지휘자를 따라 알다스헷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 다윗의 믹담, 사울을 피하여서 동굴로 도망하였을 때에 지은 시]

 

1참으로 하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 영혼이 주님께로 피합니다. 이 재난이 지나가기까지, 내가 주님의 날개 그늘 아래로 피합니다.

2가장 높으신 하나님께 내가 부르짖습니다. 나를 위하여 복수해 주시는 하나님께 내가 부르짖습니다.

3하늘에서 주님의 사랑과 진실을 보내시어, 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나를 괴롭히는 자들을 꾸짖어 주십시오. (셀라) 오, 하나님, 주님의 사랑과 진실을 보내어 주십시오.

4내가 사람을 잡아먹는 사자들 한가운데 누워 있어 보니, 그들의 이는 창끝과 같고, 화살촉과도 같고, 그들의 혀는 날카로운 칼과도 같았습니다.

5하나님, 하늘 높이 높임을 받으시고, 주님의 영광을 온 땅 위에 떨치십시오.

6그들은 내 목숨을 노리고, 내 발 앞에 그물을 쳐 놓아 내 기가 꺾였습니다. 그들이 내 앞에 함정을 파 놓았지만, 오히려 그들이 그 함정에 빠져 들고 말았습니다. (셀라)

 

7하나님, 나는 내 마음을 정했습니다. 나는 내 마음을 확실히 정했습니다. 내가 가락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겠습니다.

8내 영혼아, 깨어나라. 거문고야, 수금아, 깨어나라. 내가 새벽을 깨우련다.

9주님, 내가 만민 가운데서 주님께 감사를 드리며, 뭇 나라 가운데서 노래를 불러, 주님을 찬양하렵니다.

10주님의 한결같은 그 사랑, 너무 높아서 하늘에 이르고, 주님의 진실하심, 구름에까지 닿습니다.

11하나님, 주님은 하늘 높이 높임을 받으시고, 주님의 영광 온 땅 위에 떨치십시오.


시편의 여러 시들이 있지만, 이 시만큼 갑자기 시인의 정서가 바뀌는 시도 많지는 않은 것 같다. 

1-6절에서는 고통을 호소하는 장면이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신세가 처량하다. 

사울을 위해 최선을 다해 싸웠다. 

물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었으나, 사울이 왕인 이상 사울을 위해 싸워왔다고 말해도 무방하다. 

사울 왕국의 안정에 기여한 바가 크다. 

그런데 지금은 도망자 신세가 되어서 동굴에 갇혀 있다. 

사울의 군대가 다윗을 쫓고 있다. 

죄가 있다면 열심히 한 죄 밖에 없다. 

억울하다. 처참하다. 축축한 동굴 어둠 속에서 눈물을 삼킨다. 

시인은 현재의 동굴을 하나님의 날개 그늘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그나마 들판에서 무방비로 노출시켜주시지 않고 동굴을 발견하게 하신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주님의 날개 그늘 아래로 피한다고 말하는 듯 싶다. 

 

노아가 방주에서 하나님을 찾아 부르짖듯이, 

요나가 물고기 뱃속에서 하나님을 찾아 부르짖듯이, 

다윗은 동굴 속에서 하나님을 찾아 부르짖는다. 

 

사람은 위기가 닥치면 어쩔 수 없이 하나님을 찾아 부르짖기 마련이다. 

자신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을 때, 부르짖는다. 

특별히 억울한 일을 당하면 그 분을 참을 길이 없어 부르짖는다. 

부르짖는 기도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이다. 

 

몸은 힘들고, 매일 정신적 스트레스로 하루하루를 살기 힘들고, 사회적 요구와 기대에 부응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다 포기하고 싶을 때, 

그 때 나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것이 부르짖는 기도다. 

부르짖는 기도는 서민적인 기도다. 

엘리트들은, 사회적으로 가용자원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사람들은, 부르짖는 기도의 필요를 많이 느끼지 않는다. 

돈도 부족하고 자신을 도울 사람들도 많지 않고 관계망도 빈약한 사람들은 마지막 죽을 힘을 다해 부르짖는다. 

하나님의 도우심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부르짖는 기도는 절박한 서민들의 기도인 것이다. 

 

부르짖는 기도의 끝에는 마음의 결단이 있다. 

7-11절은 갑작스레 바뀐 다윗의 마음을 보여준다. 

그는 마음을 정했다. 

찬양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자신의 부르짖는 기도 소리가 동굴 속에 울려 퍼지는 동안, 그의 마음에 변화가 일어났다. 

원망과 분노, 배반에 대한 치를 떠는 고통 속에서 드려졌던 기도 소리는 이제 되돌아 오는 울림이 되어 노래를 불러야겠다는 결심으로 열매맺는다. 

밤새도록 드려졌던 고통의 기도는 새벽의 찬양으로 변한다. 

 

8내 영혼아, 깨어나라. 거문고야, 수금아, 깨어나라. 내가 새벽을 깨우련다.

 

작은 새벽빛이 동굴 속으로 들어온다. 

그의 오랜 부르짖음은 노래가 되어 동굴을 울린다. 

상상 속의 거문고와 수금의 음율이 들리기 시작한다. 

하나님의 사랑, 진실하심, 영광이 각각 선율이 되어 거문고와 수금의 소리 위에 얹혀진다. 

그렇게 새벽의 노래가 완성된다. 

힘있게 부르는 다윗의 노래는 추적자들이 듣든 말든 거세게 휘몰아치며 동굴을 휘집고 다닌다. 

노래가 끝나는 무렵, 다윗의 눈에는 눈물이 맺힌다. 

영광스런 하나님의 모습이 그의 눈에 선하다. 

그의 눈은 현실이 아니라 하나님께 닿아 있다. 

그렇게 하루를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는다. 

 

매일 매일 주님의 은혜가 아니면, 마음을 지킬 힘이 없다. 

수많은 논의와 결정 해야할 사항이 계속해서 다가온다. 

나에겐 추진할 힘이 별로 없다. 

그럼에도 주님을 다시 바라본다. 

그분께 마음의 시선을 맞춘다. 

그분의 영광을 묵상하며 그분이 하신 일들을 되새긴다. 

그렇게 동굴 속에서 주님을 찬양한다. 

동굴의 에코를 주신 하나님을 기뻐하면서 말이다. 

 

추석이다. 

부모님과 가족들과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 

매 순간 주님의 도우심을 구한다. 


피난처가 되시는 하나님, 

때로 마음이 너무 무거워 마음의 동굴 속에 들어갑니다. 

그 속에서 주님께 부르짖습니다 

불쌍히 여겨달라고, 살려 달라고 외칩니다. 

그 때 마다 외면치 않으시고 다시 마음의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다윗처럼 주님을 찬양하겠습니다. 

찬양하겠다는 마음을 확정하겠습니다. 

주님을 저의 찬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십니다. 

제가 가진 최선으로 주신을 찬양하기 원합니다. 

 

오늘도 주님께 맡겨 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