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19일 금요일

 

여는 기도

내가 주님의 법도를 사모합니다. 주님의 의로 내게 새 힘을 주십시오.

 

7 예수께서 제자들과 함께 바닷가로 물러가시니, 갈릴리에서 많은 사람이 따라왔다. 또한 유대와

8 예루살렘과 이두매와 요단 강 건너편과 그리고 두로와 시돈 근처에서도, 많은 사람이 그가 하신 모든 일을 소문으로 듣고, 그에게로 몰려왔다.

9 예수께서는 무리가 자기에게 밀려드는 혼잡을 피하시려고, 제자들에게 분부하여 작은 배 한 척을 마련하게 하셨다.

10 그가 많은 사람을 고쳐 주셨으므로, 온갖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누구나 그에게 손을 대려고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11 또 악한 귀신들은 예수를 보기만 하면, 그 앞에 엎드려서 외쳤다.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12 그러면 예수께서는 “나를 세상에 드러내지 말아라” 하고, 그들을 엄하게 꾸짖으셨다.

 

주석

12절. 예수님이 더러운 귀신들을 잠잠하게 하신 것은 메시아라는 자신의 정체를 비밀로 감추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원치 않는 유명세를 피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이해해야 한다(IVP 성경비평주석).

 

 

[오늘의 묵상]

# 두로와 시돈 

이상한 소문이 돈다. 

갈릴리 지역에서 한 예언자가 나타났는데, 사람들의 병을 고치고 귀신을 내쫓는단다. 

우리 지역에서도 용한 의사가 있다. 

당연히 영험한 무당과 주술사도 있다. 

사람들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제사장도 있다. 

그러나 그들과는 비교도 안되는 일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예수라고 불리는 그는 불치병으로 죽어가던 사람들을 살리고 있단다. 

귀신들이 앞다투어 사람들에게서 떠나가고 심지어 그 귀신들이 그의 정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데 그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나 뭐라나. 

쉴새 없이 몰려드는 사람들 때문에 그분을 직접 만나 안수를 받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란다. 

벌써 우리 마을에서도 오랫동안 극심한 두통 때문에 일상생활이 거의 불가능한 제시도 예수님을 만나고 와서도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그녀의 간증 때문일까 마을 사람들 중에 갈릴리로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는 사람들, 가족들이 여럿된다. 

이참에 참고 있던 통증을 말끔히 치료해 볼 참이란다. 

두통, 혈루병, 문둥병, 중풍병, 눈병, 소경, 귀머거리… 아픈 사람들은 죄다 여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나도 오랫동안 위장이 안좋아서 조금만 과식해도 배가 아팠다. 

사실 이정도는 동네 위원들이 낫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이상하게 그들은 완벽하게 내 병을 고쳐주지 못했다. 

내 친구도 갈릴리로 간다고 하는데, 친구 따라 가볼까 싶다. 

그런데 도대체 그 귀신들이 하나님의 아들 운운한다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는 참 궁금하다. 

원래 나는 궁금한 것을 잘 참는 성격이다. 

까짓거 모를 수도 있는 거지, 모든 걸 다 알아야 잘 사는 게 아니라고 몇 번이나 스스로에게 말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이건 너무 궁금하다. 

그 사람의 정체, 예수의 정체를 꼭 알고 싶다. 

그래 가보자. 까짓꺼 인생 한 번이다. 

 

# 배 한 척 

이렇게 사람이 많을 줄은 몰랐다. 

아니 알았지만 실제 경험해보니 상상초월이다. 

다들 아픈 사람들인가보다. 

피부병, 소경, 귀머거리 뿐 아니라 중풍병, 앉은뱅이 등등 자신이 직접 올 수 없는 사람들은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데리고 왔는데, 이건 정말 종합 병원 저리 가라다. 

예전에 전염병이 돌아 마을 전체가 야전 병원처럼 되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픈 사람들 천지니, 아프다고 소리지르는 사람, 끙끙대는 사람, 신음하는 사람들의 소리도 끊이지 않는다. 

예수가 어딨는지 찾기가 쉽지 않다. 

그분도 계속 움직이는 것 같은데, 그래서 사람들도 저마다 예수님을 따라 다니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린다. 

쉽게 못 움직이는 사람들이 불쌍해진다. 

그나마 나는 다행이다. 

이곳까지 여행하느라 다리가 뻐근하고, 잠을 잘 못자서 피곤이 누적되었지만, 그래도 배 아픈 거 빼고는 괜찮은 컨디션이다. 

여기 모인 사람들은 장난아니다. 

그런데 머지않아 예수님이 있는 곳을 찾았다. 

소리 높여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사람들이 저쪽에 있다. 

바로 그곳이다. 

기쁨의 탄성이 들린다. 

죽을 병에서 살아난 사람들, 거의 죽은 줄 알았는데 회복된 사람들, 평생 앉아 살았는데 걷게 된 사람들, 평생 못 볼 줄 알았는데 밝게 된 사람들… 

그들이 소리치며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그래 저리로 가면 된다. 

군중들이 그쪽으로 몰린다. 

땀냄새가 작열한다. 

사람들이 가까워지니 온갖 냄새가 진동한다. 

나한테도 냄새가 나겠지라며 참아본다. 

군중의 이동 방향이 호수쪽이다. 

드뎌 그분을 발견했다. 

사람들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던 그분이 배에 오르고 있었다. 

작은 배, 그 위에 올라가 연설을 할 작정이신가 보다. 

사람들은 호숫가에 넓직히 퍼져가기 시작한다. 

누군가는 호숫가 바위 위로 올라가서 예수님을 보고 있다. 

누군가는 작은 배를 띄워 예수님의 배에 가깝게 대고 있다. 

참 지혜로운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분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이리라. 

많은 군중들에 둘러 쌓여 있으면 얼마나 곤란할까. 

 

# 드러내지 마라

내 앞에 있던 한 남자가 갑자기 소리를 친다. 

미친 사람인가? 아님 아픈 사람인가? 

소리치는 내용을 잘 들어보니, 이건 사람의 소리가 아니다. 

괴기하고 시끄럽고 역겨운 소리가 들린다. 

“당신은 하나님의 아들입니다.”

“왜 이 땅에 내려오신 겁니까?” 

“당신은 하늘에 계시는 것이 맞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 왜 이곳에 계십니까?”
내 앞에 있는 남자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저쪽에 있는 한 여자도 비슷한 목소리로 예수께 따지듯이 소리쳤다. 

예수는 그들에게 말했다. 

“그만 말하라. 그리고 그에게서 그녀에게서 떠나라. 더는 말하지 마라”

꾸짖었다. 

그럼 그들은 꼬꾸라졌다. 

조용해졌다. 

웅성웅성대던 사람들도 조용해졌다. 

모두 예수님의 입술에 집중했다. 

잔잔한 파도 소리에 맞춰 노래하듯 그분은 말하기 시작했다. 

하나님 나라가 왔단다. 

그리고 그 나라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모두 자신의 죄를 회개하고 예수를 신뢰하고 따라야 한단다. 

뿐만 아니라 그에 맞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갖춰야 한단다. 

나는 병을 고치러 왔고, 여기에 수많은 사람들도 그렇지만, 도리어 그의 말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는다. 

귀신은 조용해지고, 예수님의 말씀은 호숫가에 잔잔하게 퍼진다. 

신비로운 광경인 것만은 틀림없다. 

뭔가 일어나고 있다. 

저 사람은 사람이 아닌 것 같다. 

진짜 신의 아들일지도… 

 

 

[오늘의 기도]

예수님, 

당신의 말씀을 조용히 듣고 싶습니다. 

당신이 있는 곳에 조용히 거하고 싶습니다. 

당신이 하는 일을 주의깊게 보고 싶습니다. 

회복시키시는 주님, 

살리시는 주님, 

비전을 주시는 주님, 

삶의 목적을 허락하시는 주님, 

주님의 세계에서 걷길 원합니다. 

 

어려운 일을 하나 마쳤습니다. 

이제 제 역할의 90%는 마친 것 같습니다. 

나머지는 다른 사람들의 몫입니다. 

 

제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대체자, 중재자로서의 운명은 어디로부터 오는 건가요? 

저의 성격입니까? 공동체의 상황입니까? 하나님의 몰아가심입니까? 

필요한 일이지만, 왜 굳이 저여야만 합니까? 

빛나는 삶을 꿈꾸는데, 왜 뒷감당의 삶을 요구하십니까? 

이런 질문들을 가지고 주님께 나아갑니다. 

천천히 답을 주셔도 되지만, 그렇다고 너무 오래 기다리게는 마십시오. 

 

당신의 답변을 기다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