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6 09 수요일

 

여는 기도

나의 힘이신 주님,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1 다윗이 산꼭대기에서 떠난 얼마 되어서, 므비보셋의 하인 시바가 와서 그를 맞이하였다. 시바는 나귀 마리에 안장을 얹고, 위에다가는 이백 개와 건포도 뭉치 덩이와 여름 과일 개와 포도주 가죽부대를 싣고 왔다.

2 왕이 시바에게 물었다. "네가 무엇 때문에 이것을 가지고 왔느냐?" 시바가 대답하였다. " 나귀들은 임금님의 가족들이 타고, 빵과 여름 과일은 신하들이 먹고, 포도주는 누구나 광야에서 기진할 때에 마시고, 이렇게 하시라고 가져 왔습니다."

3 왕이 물었다. "그런데, 네가 섬기는 상전의 손자는 지금 어디에 있느냐?" 시바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그는 지금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제야 이스라엘 사람이 자기 할아버지의 나라를 자기에게 되돌려 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4 왕이 시바에게 말하였다. "므비보셋의 재산을 네가 모두 가져라." 시바가 대답하였다. "임금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임금님의 은총을 입는 몸이 되기를 바랍니다."

5 다윗 왕이 바후림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에, 갑자기 어떤 사람이 마을에서 나왔는데, 그는 사울 집안의 친척인 게라의 아들로서, 이름은 시므이였다. 그는 거기에서 나오면서, 줄곧 저주를 퍼부었다.

6 다윗 왕의 모든 부하와 모든 용사가 좌우에 서서 왕을 호위하고 가는데도, 그는 다윗과 그의 모든 신하에게 계속하여 돌을 던졌다.

7 시므이가 다윗을 저주하여 말하였다. "영영 가거라! 피비린내 나는 살인자야! 불한당 같은 자야!

8 네가 사울의 집안사람을 죽이고, 그의 나라를 차지하였으나, 이제는 주님께서 값을 모두 너에게 갚으신다. 이제는 주님께서 나라를 너의 아들 압살롬의 손에 넘겨 주셨다. 이런 형벌은 너와 같은 살인자가 마땅히 받아야 재앙이다."

9 그러자 스루야의 아들 아비새가 왕에게 아뢰었다. "죽은 개가 높으신 임금님을 저주하는데, 어찌하여 그냥 보고만 계십니까? 제가 당장 건너가서 그의 머리를 잘라 버리겠습니다."

10 왕은 대답하였다. "스루야의 아들아, 나의 일에 너희가 나서느냐? 주님께서 그에게, 다윗을 저주하라고 분부하셔서 그가 저주하는 것이라면, 그가 나를 저주한다고, 누가 그를 나무랄 있겠느냐?"

11 그런 다음에 다윗이 아비새와 자기의 모든 신하에게 말하였다. "생각하여 보시오. 나의 몸에서 태어난 자식도 나의 목숨을 노리고 있는데, 이러한 때에, 하물며 베냐민 사람이야 말해 무엇하겠소. 주님께서 그에게 그렇게 하라고 시키신 것이니, 그가 저주하게 내버려 두시오.

12 혹시 주님께서 나의 비참한 모습을 보시고, 오늘 시므이가 저주 대신에 오히려 나에게 좋은 것으로 갚아 주실지, 누가 알겠소?"

13 다윗과 부하들은 계속하여 길을 갔다. 그래도 시므이는 여전히 산비탈을 타고 다윗을 따라 오면서 저주하며, 곁에서 돌을 던지고, 흙먼지를 뿌렸다.

14 왕과 그를 따르는 백성이 요단 강에 이르렀을 때에, 그들은 매우 지쳤으므로, 거기에서 쉬면서, 기운을 되찾았다.

 

므비보셋의 하인 시바가 나귀와 많은 음식을 가지고 나아왔습니다. 왕궁을 빼앗기고 궁지에 몰린 상황이기에 다윗은 시바의 행동에 의구심을 품으면서도 이내 판단력이 흐려졌습니다. 므비보셋을 모함하는 시바의 말을 그대로 믿고 재산을 모두 그에게 줍니다(1-4). 후에 시바의 말이 사실이 아님을 알게 되고 이를 바로잡게 됩니다(삼하 19:29 참조).

 

시므이가 다윗을 저주합니다. 이는 북이스라엘의 민심을 대변하는 것으로도 있습니다. 다윗은 시므이를 응징할 있었지만 내버려 둡니다. 자신을 비난하는 목소리 속에도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입니다(5-14). 우리에게 주어진 어려움들을 하나님의 섭리 아래서 바라보며 해석할 있도록 지혜를 구합시다.

 

——

급박한 상황, 위기의 상황은 언제나 혼란을 초래한다. 

평소 같으면 결코 일어나지 않을 일들이 발생한다. 

그러기에 평소처럼 반응할 수는 없다. 

므비보셋은 장애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다윗을 따라 나서기가 어려웠다. 

그런데 그의 하인 시바가 와서 가장 약해있는 다윗 왕과 그의 추종자들을 섬긴다. 

먹을 것의 힘은 대단하다. 음식으로 왕과 백성들을 섬기니 왕은 이내 자신이 있는 최선으로 시바에게 선물을 준다. 

 

예수님이야 이런 경우에 므비모셋과 시바의 마음과 상황을 아시기에 그냥 속지는 않으셨을 것이지만, 다윗은 경황이 없는 중에 명의 이야기를 듣지 않고 너무 쉽게 시바에게 므비보셋의 전재산을 하사하게 된다. 

 

급박한 상황에서 마음의 힘이 약해진 다윗은 시므이가 던지는 저주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다. 자신의 아들도 반역을 꾀하여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시점에 전대왕 사울의 베냐민 지파의 시므이가 던지는 저주의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된다. 그냥 듣기로 결정한다. 혹여나 하나님의 은혜가 있을까 하고 일말의 기대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다윗은 자신이 당하는 고난에 대해 편으로는 자신의 죄의 결과로 이해하거나 다른 편으로는 주님의 은혜를 구하는 간구의 시기로 받아들이고 있다. 

다윗의 멘탈에는 하나님은 가련한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신다는 생각이 있는 싶다. 

약간 피학적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혹여라도 하나님의 마음을 얻을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십자가로 묵묵히 걸어가시는, 수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예수님을 욕하는 장면이 겹친다. 

그러나 예수님과 다윗은 질적으로 어마어마한 차이가 난다. 

다윗은 자신의 죄와 실수가 집적되어 발생한 사건의 결과로 저주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고귀한 소명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사람들의 저주의 소리를 듣고 참았던 것이다. 

다윗은 하나님의 심리를 이용하기 위해 수모를 참고 있다. 

그러나 다윗은 하나님의 소원을 성취하기 위해 조롱을 참았던 것이다. 

그러니 다윗과 예수님을 단순비교해서는 안된다. 

 

인생에는 위기 상황이 닥친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헷갈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급박한 위기 속에서 올바르게 판단하고 반응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두려움, 초조함, 심리적 압박, 정보의 부족, 그간의 스토리들의 재해석, 주변 사람들에 대한 불신, 정서적 약점의 노출

과연 이런 부정적인 상황 속에서 올바른 판단을 있단 말인가! 

그래서 현인들은 위기 속에서 인생의 결정을 내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는가!

상황 파악이 우선이다. 

팩트 체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정서와 감정을 객관화하고, 가급적 극단적인 해석을 배제해야 한다. 

그리해도 우리는 실수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관대해질 필요도 있다. 

하나님도 우리의 상황을 아신다. 

처음 겪는 고통과 위기의 순간에 자신이 얼마나 연약해지는지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공동체에도 위기는 상존한다. 

사람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문제는 끊이지 않는다. 

사건은 종결되지 않고 계속해서 개인과 공동체는 고통을 겪는다.

우리의 부르심은 목표에 관한 뿐이 아니다. 과정도 중요하다. 

그래서 에너지가 정말 많이 들어간다. 

공동체의 지도자들은 무엇을 어떻게 결정할지 항상 헷갈리기 마련이다. 고민이 깊어진다. 

팩트체크가 안되는 경우도 많다. 

혼자서 결정하려고 하면 그것도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그렇다고 모두에게 모든 정보를 제공할 수는 없다. 개인이 상하게 된다.

그렇게 딜레마에 빠진다. 

 

인간의 약함을 다시 절감한다. 

그리고 오늘도 우리 주님의 은혜를 구한다. 

 

——

사람의 상황을 아시는 주님, 

매일 겪는 고통과 아픔의 순간을 주님께 맡겨드립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주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위기의 순간에 침착할 있도록 도와주세요. 

수많은 정보들은 겸손하게 수합하게 하시고, 가장 좋은 방법을 찾을 있도록 인도해주세요. 

당신의 명예가 더럽혀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결정하도록 지혜를 주소서. 

주님의 도우심이 필요합니다. 

극단적으로 선택하지 않게 하시되, 때로는 과감하게 결단하는 용기도 허락해주세요. 

 

오늘 하루를 주님께 맡겨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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