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09일 목요일

 

여는 기도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여 주소서.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로에게 가거라. 그와 그 신하들이 고집을 부리게 한 것은 나다. 이것은 내가,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온갖 이적을 보여 주려고 그렇게 한 것이다.

2 그뿐만 아니라, 내가 이집트 사람들을 어떻게 벌하였는지를,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어떤 이적을 보여 주었는지를, 네가 너의 자손에게도 알리게 하려고, 또 내가 주님임을 너희에게 가르치려고 그렇게 한 것이다.“

3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말하였다. "히브리 사람의 주 하나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언제까지 내 앞에서 교만하게 굴려느냐? 나의 백성을 보내서, 나를 예배하게 하여라.

4 네가 나의 백성을 보내기를 거절하면, 나는 내일 너의 영토 안으로 메뚜기 떼가 들어가게 할 것이다.

5 그것들이 땅의 표면을 덮어서, 땅이 보이지 않게 될 것이며, 우박의 피해를 입지 않고 남아 있는 것들을 먹어 치우되, 들에서 자라는 나무들까지 모두 먹어 치울 것이다.

6 너의 궁궐과 너의 모든 신하의 집과 이집트의 모든 사람의 집이 메뚜기로 가득 찰 것이다. 이것은 너의 아버지와 너의 조상이 이 땅 위에 살기 시작한 때부터 오늘까지, 너희가 전혀 못 본 일이다.'" 그리고 나서, 모세는 발길을 돌려 바로에게서 나왔다.

 

7 바로의 신하들이 바로에게 말하였다. "언제까지 이 사람이, 우리를 망하게 하는 함정이 되어야 합니까? 이 사람들을 내보내서 그들의 주 하나님을 예배하게 하심이 좋을 듯합니다. 임금님께서는 아직도 이집트가 망한 것을 모르고 계십니까?"

8 모세와 아론이 다시 바로에게 불려 갔다. 바로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는 가서 주 너희의 하나님께 예배하여라. 그런데 갈 사람은 누구 누구냐?"

9 모세가 대답하였다. "우리 모두가 주님의 절기를 지켜야 하므로, 어린 아이와 노인들을 비롯하여, 우리의 아들과 딸을 다 데리고 가야 하며, 우리의 양과 소도 몰고 가야 합니다."

10 바로가 그들에게 호통쳤다. "그래, 어디 다 데리고 가 봐라! 너희와 함께 있는 너희의 주가 나를 감동시켜서 너희와 너희 아이들을 함께 보내게 할 것 같으냐? 어림도 없다! 너희가 지금 속으로 악한 음모를 꾸미고 있음이 분명하다!

11 그렇게는 안 된다! 가려면 너희 장정들이나 가서, 너희의 주에게 예배를 드려라. 너희가 처음부터 바란 것이 그것이 아니더냐?" 이렇게 해서, 그들은 바로 앞에서 쫓겨났다.

 

12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팔을 이집트 땅 위로 내밀어라. 그러면 메뚜기 떼가 이집트 땅으로 몰려와서, 우박의 피해를 입지 않고 땅에 그대로 남아 있는 푸성귀를 모두 먹어 치울 것이다."

13 모세가 지팡이를 이집트 땅 위로 내미니, 주님께서 그 날 온종일, 그리고 밤이 새도록, 그 땅에 동풍이 불게 하셨다. 그 동풍은 아침녘에 메뚜기 떼를 몰고 왔다.

14 메뚜기 떼가 이집트 온 땅 위로 몰려와서, 곳곳마다 내려 앉았다. 그렇게 많은 메뚜기 떼는 전에도 본 적이 없고, 앞으로도 결코 볼 수 없을 만한 것이었다.

15 그것들이 땅의 표면을 다 덮어서, 땅이 새까맣게 되었다. 그것들이, 우박의 피해를 입지 않고 남아 있는 나무의 열매와 땅의 푸성귀를 모두 먹어 치워서, 이집트 온 땅에 있는 들의 나무와 푸른 푸성귀는 하나도 남지 않았다.

 

16 그러므로 바로가 모세와 아론을 급히 불러들여서 말하였다. "내가 너희와 주 너희의 하나님께 죄를 지었다.

17 부디 이번만은 나의 죄를 용서하고, 주 너희의 하나님께 기도하여 이 엄청난 재앙이 나에게서 떠나게 하여라."

18 모세가 바로에게서 물러나와 주님께 기도를 드리니,

19 주님께서 바람을 가장 센 서풍으로 바꾸셔서, 메뚜기 떼를 홍해에 몰아 넣으시고, 이집트 온 땅에 메뚜기 한 마리도 남겨 두지 않으셨다.

20 그러나 주님께서는 바로가 여전히 고집을 부리게 하셨으며, 바로는 여전히 이스라엘 자손을 내보내지 않았다.

 

주석

메뚜기 재앙(1-20절) 메뚜기는 고대 근동에서 너무나 흔한 것이었으며, 황폐와 대파괴를 가져오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메뚜기는 날마다 자기 몸무게만큼의 먹이를 먹어치운다. 메뚜기떼는 1,024평방 킬로미터에 달하는 면적을 뒤덮을 수 있으며, 2.6평방 킬로미터에 1억 마리 이상의 메뚜기가 들어찰 수 있다고 한다(IVP 배경주석). 

 

주님은 또다시 바로를 마주해야 할 모세에게 바로의 고집을 통해서 이루실 당신의 목적을 말씀하십니다(1-2절). 모세는 바로에게 그나마 남아있는 농작물을 메뚜기 떼가 모조리 먹어 치울 것이라고 경고합니다(3-6절). 신하들의 설득으로 바로는 모세와 다시 협상하지만,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7-11절). 메뚜기 떼로 인해 이집트는 큰 피해를 입고(14-15절), 바로의 거짓 회개와 고집은 또다시 반복됩니다(16-20절).

 

발길을 돌린 모세처럼, 망해버린 이집트의 현실을 자각한 신하들도 바로에게서 등을 돌립니다(6-7절). 그러나 바로는 이집트 경제가 붕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립니다. 바로는 하나님이 은혜를 거두신 인간이 얼마나 강퍅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또한 자신의 종들을 속박에서 놓아주기를 거부하는 죄악의 집요함도 보여줍니다. 집요하게 붙들려 있는 속박이 있습니까? 그것조차 끊어버리실 하나님의 능력을 의지합시다. 

 

[오늘의 묵상]

말씀 묵상 전에 머릿속에 새겨진 영상은 튀르키예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에 깔린채 묻힌 15살 딸의 손을 잡고 있는 아버지의 모습이다. 

허망한 죽음에 이제 울 힘도 없다. 

차갑게 식어가는 딸의 손에 자신의 온기를 전하고자 그 손을 잡고 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순식간에 죽어갔다. 

한 명이라도 더 살려 달라고 기도한다. 

유가족과 이재민들의 삶을 보호해 달라고 기도한다. 

 

이런 큰 자연 재해를 앞에 두고 이집트의 10가지 재앙에 대해 묵상하는 것이 참 쉽지 않다. 

장면과 감정이 서로 엮이면서 분별이 흐려진다. 

무엇이 재해고 무엇이 재앙인가? 

무엇이 자연현상이고 무엇이 심판인가?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들여다 본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하나님이 하나님 되심을 이집트 사람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도 확인시켜주시려는 의도를 가지고 계셨다. 

그 당시에 어느 누구도 여호와 하나님을 우주의 창조주로 인식하는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히브리 민족의 신화로 여겼을 것. 

하나님은 잊혀진, 잃어버린 자신의 영광을 다시 되찾으시려고 하신다. 

파라오가 하나님의 명령을 이리도 어리석게, 바보처럼 거부하는 이유도 하나님의 큰 계획의 일부다. 

불가능한 노예 민족의 탈출을 가능케 하심으로 하나님의 영광과 성품을 드러내신다. 

1, 2절에서 하나님의 의도를 분명히 밝히신다.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로에게 가거라. 그와 그 신하들이 고집을 부리게 한 것은 나다. 이것은 내가, 그들이 보는 앞에서 나의 온갖 이적을 보여 주려고 그렇게 한 것이다.

2 그뿐만 아니라, 내가 이집트 사람들을 어떻게 벌하였는지를, 그리고 내가 그들에게 어떤 이적을 보여 주었는지를, 네가 너의 자손에게도 알리게 하려고, 또 내가 주님임을 너희에게 가르치려고 그렇게 한 것이다.“

 

이 방법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는지 스스로 묻는다. 

아예 없지는 않았겠다. 

모든 사람들의 꿈 속에 동시에 나타나셔서 같은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온 우주의 창조주는 히브리 민족의 여호와 하나님임을 꿈 속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알려주시는 것이다. 

그럴싸한 방법 같기는 한데, 한 편 생각해 보면, 현실에서도 이렇게 보여주는데로 믿지 않는데, 꿈에서 말씀하신다고 믿을까 싶다. 

꿈은 꿈일 뿐이다. 

해석하는 사람들이 그 히브리 신은 사실은 이집트의 “라”신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힘없는 노예들은 여전히 풀려나오지 못한다. 

말과 그림, 영상으로는 한계가 있다. 그건 기존의 프레임과 질서를 무너뜨리기보다 강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꿈 속에서만 말씀하시는 하나님은 현실의 무기를 좌우하는 권력가들에겐 자기 권력 강화의 도구로 전락시킬 가능성이 높다. 

다른 방법이 있겠지만, 하나님은 10가지 재앙이라는 방법과 홍해를 가르시는 방법을 사용하신다. 

그전에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는 몇 가지 이적같은 일들을 보여주시기도 하셨다. 

예를 들어, 히브리 노예들의 번성이다. 노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점점 번성하여 이집트 땅에 가득하다. 

그전에 요셉 총리 시절에는 요셉의 꿈과 그의 해석으로 인해 전세계 사람들이 기근으로부터 구원을 얻었다. 

호렙산에 타지 않는 불로 나타나신 것도 의미심장한 하나님의 현현이요, 어떤 사람들은 그 사실 만으로도 하나님을 찬양하고 인정할 것이었다. 

다양한 방법이 있었지만, 파라오와 이집트 사람들 그리고 심지어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진정한 모습을 확신시키기에는…글쎄다. 

 

영원히 기억될 그 위대함과 영광의 하나님이 10가지 재앙으로 확인된다. 

불순종하는 최고 권력자 파라오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그분의 주권이 선포된다. 

반역의 대명사 사탄이 파라오로 둔갑하여 하나님을 대적한다. 

그리고 하나님은 온 세상의 신들의 집합체인 파라오의 권위를 저 바다 아래로 떨어뜨린다.

그렇게 오직 한 분 하나님만이 참 신임을 전세계에 드러내신다. 

 

파리나 이, 그리고 메뚜기… 아주 작은 것이지만, 그런 것들이 재앙이 된다. 

작은 것들이 많이 모이니 걷잡을 수 없다. 

메뚜기는 남은 것 하나 없이 농작물들을 싸그리 먹어치운다. 

살 소망이 사라진다. 

그래도 파라오는 거짓말과 고집을 밥먹듯 한다. 

이스라엘 백성들 전체를 놔줄 마음이 없다. 

부모와 아내와 자녀들을 놔두고 장정만 잠시 나갔다고 오라고 한다. 

최소한의 인질을 잡아두려고 한다. 

하지만 모세는 전체 백성이 다 나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파라오가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 

모두가 다 나간다면 그건 완전 독립인데, 200만에 가까운 노동력이 갑자기 사라지는 것을 어떻게 가만히 놔 둘 수 있는가! 

 

진짜 어려운 과제다. 

모세가 이런 과제를 명 받았을 때, 주저할 만한 일이다. 

너무 큰 일이다. 

 

지금 인류에게 주어진 과제도 만만치 않다. 

지진과 기근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는 것. 

기후 변화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 것. 

전쟁을 멈추는 것. 

자원 전쟁을 멈추기 위해 안전하고 무한한 에너지 원을 개발하는 것. 

하나님이 지금 그리스도인들에게 원하시는 것은 사람들을 살리고 자연을 회복시키는 일이다. 

너무 큰 과제지만,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을 부르셔서 이 일들을 하라고 하신다. 

불가능한 일들을 하라고 부르신다. 

 

과연 그 부르심에 난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가? 

오늘의 질문이다.

 

[오늘의 기도]

영광스런 하나님, 

위대하신 하나님, 

인류의 회복을 위해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 

그 회복의 중심에는 예수님이 있습니다. 

그 예수님을 따라 인류의 회복을 위해 함께 살아가겠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소명의 삶을 끝까지 붙들겠습니다. 

그리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회복시키는 일에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주님, 저와 그리고 우리와 함께 하소서. 

 

지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울고 있는 사람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그들에게 당신의 자비를 보여주시고, 도움의 손길이 끊이지 않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23년 02월 04일 토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로에게로 가서 '히브리 사람의 주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고 '나의 백성을 보내어라. 그들이 나에게 예배드리게 하여라.

2 네가 그들을 보내기를 거절하고, 계속 그들을 붙잡아 둔다면,

3 주의 손이, 들에 있는 너의 집짐승들 곧 말과 나귀와 낙타와 소와 양 떼를 쳐서, 심히 무서운 병이 들게 할 것이다.

4 그러나 주는 이스라엘 사람의 집짐승과 이집트 사람의 집짐승을 구별할 것이니, 이스라엘 자손의 것은 하나도 죽지 않게 할 것이다' 하여라."

5 주님께서 때를 정하시고서 "나 주가 내일 이 땅에서 이 일을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6 이튿날 주님께서 이 일을 하시니, 이집트 사람의 집짐승은 모두 죽었는데, 이스라엘 자손의 집짐승은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7 바로는 사람을 보내서, 이스라엘 사람의 집짐승이 한 마리도 죽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바로는 여전히 고집을 부리고, 그 백성을 보내지 않았다.

 

8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화덕에 있는 그을음을 두 손에 가득히 움켜 쥐어라. 그리고 모세가 그것을 바로 앞에서 공중에 뿌려라.

9 그것이 이집트 온 땅 위에서 먼지가 되어, 사람과 집짐승에게 악성 종기를 일으킬 것이다."

10 그래서 그들은 화덕의 그을음을 모아 가지고 가서, 바로 앞에 섰다. 모세가 그것을 공중에 뿌리니, 그것이 사람과 짐승에게 붙어서, 악성 종기를 일으켰다.

11 마술사들도 종기 때문에 모세 앞에 나서지 못하였다. 모든 이집트 사람과 마술사들에게 종기가 생긴 것이다.

12 그러나 주님께서 바로가 여전히 고집을 부리게 하셨으므로,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대로, 바로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주석

가축에게 내린 재앙은, 통상 나일 강으로 내려와 물고기와 개구리와 파리를 감염시킨 박테리아를 통해 걸린 탄저병으로 간주된다. 이집트에서 사랑의 여신인 하토르(Hathor)는 암소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신성한 아피스(Apis) 황소는 너무나 공경을 받아서 죽을 때는 방부 처리가 된 채 공동 묘지에 석관과 함께 묻혔다(IVP 배경주석).

 

이번에도 주님은 모세를 통해 바로에게 “나의 백성을 보내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를 거절하면, 들에 있는 집짐승에게 무서운 병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1-3절). 전염병으로 이집트의 집짐승은 죽었지만, 이스라엘 자손의 집짐승은 죽지 않았습니다(4-6절). 바로는 이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고집을 부립니다(7절). 이어서 주님은 들에 있지 않았던 집짐승에게도 악성 종기를 일으키십니다(10절). 또한 모든 이집트 사람들과 마술사들에게도 종기가 생겼습니다(11절).

 

신격화된 이집트의 가축들이 무서운 전염병으로 죽고 난 후에도 바로는 고집을 부립니다. 그로 인해 이번에는 예고도 없이 이집트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악성 종기라는 재앙이 이어집니다. 이집트 신들의 힘을 보여주었던 마술사들도 이제 퇴장합니다(11절). 악성 종기는 바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계속 반복되는 바로의 고집스러운 반응들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었습니다(12절). 내가 영향을 받고 있는 권력자의 이해할 수 없는 반응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그러한 고집조차도 하나님의 목적 아래 있음을 기억합시다. 

 

[오늘의 묵상]

그동안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죽음 그 자체의 재앙은 아니었다. 

나일 강이 피로 변하는 것, 개구리가 날 뛰는 것, 이들이 돌아다니는 것,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괴롭고 무섭고 힘든 일인 거 맞지만, 죽음 그 자체의 재앙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 가축의 죽음은 다르다. 

농업 경제의 중심에는 가축이 있다. 

관개시설(물)과 가축이 있어야 농업 생산성이 올라간다. 

나귀, 소, 낙타, 양… 이런 가축들은 교통편, 노동력, 음식을 제공하는 소중한 재산이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친구요 가족 같은 존재일 것이다. 

가축이 죽어 나가면, 대단위 농경지를 경작할 수 없다. 

가축이 거의 없었던 소작농 혹은 노예들은 큰 피해를 받지 않았겠지만, 부농들, 권력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잃는 것도 많다. 

파라오의 고집이 생명을 잃게 만든다. 

영향력 있는 사람, 권력자의 불순종과 고집은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안긴다. 

고집스러움은 일관성과 뚝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백성이 고통받고 있고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자신의 권력과 세계관을 꺾지 않는다. 

 

경제가 망가지고, 근래 최악의 적자가 났음에도, 자신들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 

여전히 천공이라는 작자의 이름이 뉴스에 등장하는 걸 보면, 과연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집단인지 의문이다.

경제, 정치, 외교, 군사는 그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독특성을 유지한다. 

그 독특한 각 영역의 논리를 정치 논리로 종속시키려다보니 경제도 외교도 엉망이 된다.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든지, 탈 중국을 하겠다고 선포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경제 논리와 외교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망언에 가깝다. 

도대체 이토록 고집스럽게 비합리적인 말들을 내뱉는지 모르겠다. 

 

피부병이 생기기 시작한다. 

가장 노동력이 집중되어 있는 왕궁, 모든 노예들과 신하들이 가장 깨끗하게 유지 관리라는 공간, 개구리도 가장 멀리 버렸을 것이며, 죽은 가축들도 가장 멀리 가져다가 묻었을 것이다. 

청소도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 진행했을 것. 

하지만 왕궁의 술사들에게도 피부병이 돌았다. 

아이들과 부녀자들에게도 피부병이 돌았다. 

짜증과 고통의 울부짖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밤 새 운다. 

이 때문에 머리가 간지러운 것도 참기 어렵겠지만, 피부병에 걸려 밤새 피부를 긁어 피딱지가 가득한 것은 인내심을 넘어선다. 

긁어도 긁어도 시원하지가 않다. 

그 옛날 욥이 이런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나! 

죽음의 그늘이 이집트 온 땅을 뒤 흔든다. 

오직 고센 땅의 이스라엘 사람들만 이런 죽음의 재앙에서 자유롭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본다. 

그들은 이제 새로운 세상을 향해 항해할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간다. 

위대하시고 또한 은혜로우신 하나님에 대한 생각의 지평이 넓혀진다. 

정의롭고 자비하신 그분의 성품을 배워나간다. 

아직 그 길은 멀고 긴 여정이지만, 시작할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간다. 

 

그리스도인의 길이 이렇다. 

그분의 정의와 사랑을 인식하는 순간부터다. 

정의만 인식한다고 그분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분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는 자들이 그분에 대한 존경을 넘어 사랑으로 나아가게 된다. 

무서운 분을 넘어서 사랑스런 분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재앙 속, 심판 속에서도 그분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가? 

 

한 주가 참 버거웠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낄 수 있었다. 

피곤하지만, 새로운 하루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감사로 한 주를 마감하고 예배를 준비한다. 

 

[오늘의 기도]

공의로우신 하나님, 

동시에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당신의 성품은 신묘하며, 당신의 존재는 신비롭습니다. 

그러기에 존경과 사랑을 표현합니다. 

당신을 닮고 싶고 당신의 판단을 배우고 싶습니다. 

 

지난 한 주를 지켜주신 하나님, 

은혜로운 주일 예배를 기대합니다. 

주님의 일하심을, 감동주심을, 사랑 베푸심을 경험하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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