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11일 토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바로에게와 이집트 땅 위에 한 가지 재앙을 더 내리겠다. 그렇게 한 다음에야 그가 너희를 여기에서 내보낼 것이다. 그가 너희를 내보낼 때에는, 여기에서 너희를 마구 쫓아낼 것이니,

2 이제 너는 백성에게 일러서, 남자는 이웃에 사는 남자에게, 여자는 이웃에 사는 여자에게 은붙이와 금붙이를 요구하게 하여라."

3 주님께서 이집트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에게 호감을 가지게 하시고, 또 이집트 땅에서 바로의 신하와 백성이 이 사람 모세를 아주 위대한 인물로 여기게 하셨다.

4 그래서 모세가 바로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한밤중에 이집트 사람 가운데로 지나갈 것이니,

5 이집트 땅에 있는 처음 난 것이 모두 죽을 것이다. 임금 자리에 앉은 바로의 맏아들을 비롯하여, 맷돌질하는 몸종의 맏아들과 모든 짐승의 맏배가 다 죽을 것이다.

6 이집트 온 땅에서, 이제까지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큰 곡성이 들릴 것이다.

7 그러나 이집트의 개마저 이스라엘 자손을 보고서는 짖지 않을 것이다. 사람뿐 아니라 짐승을 보고서도 짖지 않을 것이다. 이는, 나 주가 이집트 사람과 이스라엘 사람을 구별하였다는 것을 너희에게 알리려는 것이다.'

8 이렇게 되면, 임금님의 모든 신하가 나에게 와서, 내 앞에 엎드려 '당신과 당신을 따르는 백성은 모두 나가 주시오' 하고 사정할 것입니다. 이런 일이 있은 다음에야, 내가 여기서 떠나겠습니다." 모세는 매우 화를 내면서, 바로 앞에서 나왔다.

9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바로가 너희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내가 아직도 더 많은 이적을 이집트 땅에서 나타내 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10 모세와 아론이 바로 앞에서 이 모든 이적을 행하였다. 그러나 주님께서 바로의 고집을 꺾지 않으셨으므로, 바로가 그 땅에서 이스라엘 자손을 내보내지 않았다.

 

NIV

The Lord had said to Moses, “Pharaoh will refuse to listen to you—so that my wonders may be multiplied in Egypt.”(9절).

 

 

주석

금과 은을 구함(2절)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집트 사람으로부터 금은 패물과 옷(다른 본문들에 언급됨)을 구하라고 지시하신 것은 십중팔구 그들이 자신들의 하나님을 위해 잔치를 벌일 것이라는 개념과 관련되었을 것이다. 그런 행사 때는 장신구를 걸치는 것이 자연스러웠을 것이며, 이스라엘 종들이 그러한 사치품을 가지고 있지 않았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제 이집트 사람들은 재앙 때문에 절망에 빠져 있었을 것이며, 잔치를 함으로써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매우 협조를 잘 했을 것이다(IVP 배경주석).

 

최후의 재앙은, 재물을 주면서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고 싶을 정도로 바로와 이집트 사람들을 불안과 공포의 도가니에 빠뜨릴 것입니다(1-2절). 이집트 땅에 처음 난 것이 모두 죽을 것이지만, 이스라엘 백성은 구원받을 것입니다(5-7절). 그 후에야 바로의 신하들이 ‘나가달라’고 모세에게 사정할 것입니다(8절). 끔찍한 재앙의 예고를 듣고도, 바로는 고집을 꺾지 않습니다. 이는 하나님이 더 많은 이적을 보이시기 위한 것입니다(9-10절).

 

마지막 재앙은 모세와 아론의 중개나 아론의 지팡이를 거치지 않은 하나님의 직접적인 행동입니다. 하나님께 끝까지 거역하는 인간 앞에 놓인 최후의 재앙은, 하나님을 대면하는 것입니다(4절). 열 번째 재앙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의 노예에서 해방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처음 모세를 부르셨을 때 하신 말씀(3:20-22)과 그동안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신 말씀(6:6)을 그대로 행하십니다. 주권자 하나님은 그분의 계획과 뜻을 알리시고, 그대로 행하십니다. 예수 안에 있는 내게 주신 구원과 약속의 말씀을 그대로 성취하실 것을 신뢰합니까?

 

[오늘의 묵상]

모세가 화를 낸다. 

하나님께 들은 재앙의 정도가 너무 심각하다. 

맏아들이 싸그리 죽게 된다. 

모든 가정이 제사를 치르게 된다. 

몇 명이 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왕의 첫째 아들부터 시작해서 가축의 첫째도 죽음에 이르게 될 것이다. 

이런 재앙은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재앙이다. 

한 마음, 한 지역이 지진, 쓰나미, 화산폭발 등으로 통으로 사라지거나 멸망하는 경우는 있다. 

그러나 별개의 가족들의 첫째 아들만 죽는다는 것은 자연현상으로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일이며, 그야말로 신적 재앙이다.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재앙에 직면하도록 고집을 피운 파라오에 대한 분노가 모세에게 있다. 

모세는 화를 낸다. 

 

모세의 화는 생명이 죽어나갈 때까지 고집을 피우는 파라오에 대한 분노다. 

생명을 죽이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우려도 섞여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여기까지 대결구도 왔지만, 모세가 통로가 되어 그렇게 많은 생명이 죽어나가는 것에 대한 아픔과 고통이 함께 섞여 있겠다. 

모세가 원했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니다. 

누구를 죽이고자 함이 아니었다. 

그저 죽어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탈출시키고 약속의 땅으로 안내하는 것이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실지 꿈도 꾸지 못했다. 

파라오가 원망스럽고, 하나님도 원망스럽다. 

이런 학살에 가까운 죽음에 자신이 개입되어 있다는 사실이 두렵다. 

왜 양쪽 다 고집을 꺾지 않는가? 

하나님도 너무 하신 것 아닌가? 

모세는 화를 낸다. 그것도 극심한 화를 낸다. 

 

그동안 파라오와 이집트의 집권세력들이 펼쳤던 정책은 그야말로 살인과 학살과 다름없었다. 

히브리 부부에게서 아들이 태어나면 죽여버렸다. 

이것은 민족 말살정책이며, 살인이며, 학살이었다. 

이제 그 잘못에 대한 벌을 받는다. 

마음을 돌이켜, 이스라엘 사람들을 광야로 보내지 않으면, 그 끔찍한 죄에 대한 끔찍한 벌을 받게 될 것이다. 

 

문제는 여전히 고집을 피운다는 사실이었다. 

9개의 재앙을 통해 하나님의 능력을 깨달았고, 그 와중에 자신이 잘못했다고 인정했지만, 여전히 파라오는 고집을 피운다. 

모세의 경고에도 꿈쩍이지 않는다. 

모세를 죽이지 않았다는 점이 의아하긴 하다. 

죽이겠다고 호언장담하지 않았는가!

나 같으면 이판사판, 너죽고 나죽자 식으로 뛰어들어 모세와 아론을 죽였을 것 같은데, 그건 하지 못한다. 

모세를 통해 전달된 하나님의 재앙을 고스란히 당하고만다. 

어리석은 것인가? 아님 어떤 자신감이 생긴 것인가? 

 

계속된 재앙에 대한 묵상이 내 맘과 몸을 무겁게 만든다. 

고집피우는 인간의 죄악에 진저리를 치게 된다. 

10가지 재앙이 가지는 효과와 의미를 알고는 있지만, 그것 외에 다른 방법은 정말 없었을까 하는 의문도 올라온다. 

인간이 처한 상황이 이토록 고통스럽다니… 참 괴롭다. 

악한 권력구조가 가져다주는 이런 비참함에 참담하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평범한 인간들의 딜레마가 괴롭다. 

재앙을 내리는 선두에 선 모세의 상황도 안쓰럽다. 

왜 그 자리에 서고 싶지 않았는지 이해가 된다.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보니, 슬픔이 더욱 깊어진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슬픔이 매일 매일 치고 올라온다. 

몸과 마음이 아파 일상이 버겁다. 

나도 화가 난다. 

모세의 화가 전이된다. 

이도저도 할 수 없는 이 상황… 화가 난다. 

인류의 참담한 상황에 화가 난다. 

 

 

[오늘의 기도]

주님, 

오늘은 이상하게 화가 납니다. 

마음 속에 알지 못하는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는 무력한 인간인 제 모습이 안따깝고 화가 납니다. 

주님,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인류를 불쌍히 여기소서. 

사람들을 구해주시고, 이재민들을 살려주소서. 

위기에 빠진 인류와 지구를 살려주세요. 

당신의 계획을 실행해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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