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7월 01일 토요일

여는 기도

주님의 종에게 약속하신 말씀대로, 주님의 인자하심을 베풀어 주셔서 나를 위로해 주십시오.

 

16 “아무도 등불을 켜서, 그릇으로 덮거나, 침대 아래에다 놓지 않고, 등경 위에다가 올려놓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이 그 빛을 보게 한다.17 숨겨 둔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 둔 것은 알려져서 환히 나타나기 마련이다.18 그러므로 너희는 조심하여 들어라. 가진 사람은 더 받을 것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줄로 생각하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NRSV

“Then pay attention to how you listen; for to those who have, more will be given; and from those who do not have, even what they seem to have will be taken away.”(18절)

 

주석

17절. 숨은 것(secret)은 “알려[져야]” 한다. 마치 천사들이 목자들에게 예수님의 탄생을 알렸고, 하나님이 다윗에게 생명의 길, 다시 말해 메시아의 부활을 알려 주셨던 것과 같다(IVP 성경비평주석).

 

[오늘의 묵상]

1. 드러나야 

오늘 구절이 비록 짧지만, 해석하고 이해하기에 어려움이 많다. 

어떤 보편적 진실을 말하는 듯 하지만, 전문맥과 떨어뜨릴 수도 없다. 

일단 이 구절 자체로만 이해하자면, 사람들은 등불을 켜서 방안이 환히 비치도록 빛이 공간에 잘 퍼질 수 있는 곳에 위치시킨다. 

그러기에 LED 등을 천장에 배치하는 것이다. 

중간에 빛을 가리는 것이 있어 그림자가 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함이다. 

광원에 가까운 곳에 빛을 가리는 것을 두면, 집안 전체는 그림자로 덮힌다. 

등불이 제 위치에 있으면 집에 들어오는 사람 누군든지 그 빛을 감지할 수 있다. 

이건 매우 상식적이고 과학적이고 보편적이다. 

17절에 이르면 16절과 17절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민하게 된다. 

“숨겨 둔 것은 드러나고, 감추어 둔 것은 알려져서 환히 나타나기 마련”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어떤 것들은 수십세기가 지나도 여전히 숨겨져 있고, 감추어져 있다. 

그런데 예수님은 왜 이런 이야기를 하셨을까? 

등불을 제대로 두게 되면, 집안이 밝아져서 그 동안 그림자에 의해 잘 못보던 것들을 보게 된다.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 복음이 등불이라고 보면 어떨까? 

예수님과 복음이 등불이다. 

드디어 그 등불이 제 위치에 올라왔다. 

그러니까 성자께서 성육신하여 이 세상에 왔고, 복음이 선포되고 있다. 

성육신과 하나님 나라 복음의 선포가 “등경위 등불”이 되는 것. 

이제 이 세계 곳곳에 빛이 비추기 시작한다. 

이제 이 세상 속에 숨겨두었던 하나님 나라의 여러 보물들, 원리들이 다시 환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그동안은 그 등불로 인해 사람들과 세상의 숨겨진 죄가 환히 드러난다 생각해왔다. 

그런데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드러나야 하는 것은 사람들의 죄라기보다는_물론 그것도 있지만_하나님 나라의 원리들이다. 

사랑과 공의로 대표되는 하나님 나라의 통치 원리들. 

겨자씨가 큰 겨자나무가 되어 온갖 새들과 동물들의 안식처가 되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들. 

먼저 된 자가 나중되고, 약한 자가 강자가 되는 반전 매력의 하나님 나라 원리들. 

복음의 선포에 차별이 없는 곳. 

도리어 약자들이 우대받고 귀하게 여김받는 곳. 

그동안은 숨겨져 있었던 하나님 나라의 원리들이 이제 밝히 드러날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면 전문맥과도 이어지고, 18절과도 연결된다. 

전문맥은 4가지 밭의 비유였다. 

좋은 밭은 바르고 착한 마음과 굳게 간직하여 견디는 태도를 가졌으며, 열매를 많이 맺는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복음의 씨앗이 선포되어 그 씨앗이 좋은 밭에서 열매 맺는 것을 의미한다. 

복음의 열매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며 온 세계에 환히 드러나는 하나님의 통치이다. 

그렇다면, 등불비유도 같은 의미를 다르게 표현한 것이다. 

등불은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 복음의 씨앗과 같고, 열매는 이 세상에 환히 드러난 “그동안 숨겨지고 감추어졌던 것”과 같다. 

 

2. 가진 사람 더 가진다? 

18절은 여러 모로 헷갈리고 불편하다. 

'가진 사람은 더 가지고, 가지지 못한 사람은 가진 줄로 생각하는 것마저 빼앗길 것'이라는 말은 예수님의 입에서 나올만한 말씀이 아니다. 

이건 신자유주의, 자본주의의 명언 아닌가! 

자본이 많은 사람은 그 자본의 힘으로 훨씬 더 많이 갖게 된다. 

못 가진 자, 즉 빈자는 결국 남은 조금의 돈도 결국 빼앗겨 빚을 지게 된다. 

이게 자본주의의 폐해다. 

노력만으로 안되는 세상이다. 

예수님이 이런 세상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고??

그럴리가 없다. 

예수님은 약자와 죄인들을 위해 이 세상에 오셨다고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시고 선포하셨다. 

그의 행보 또한 그렇고, 부자들에 대한 그분의 언급도 그렇다. 

 

위에서 다룬바, 4가지 밭의 비유나 등불 비유에서 드러난 사실이 있다. 

씨앗과 등불로 비유된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미치는 영향력이다. 

그것은 열매를 맺게 하고, 세상에 감추어진 보물들을 밝히 드러낸다. 

그러니 예수님과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소유한 사람들은 더욱 많은 것을 갖게 되는 것이다. 

예수님의 형제 자매가 되고, 하나님의 자녀가 되며,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고, 성령님이 거주하시는 성전이 된다. 

엄청난 것을 얻게 된다. 

예수님과 복음을 가진 자가 누리는 선물의 양은 어마어마한다. 

그에 비해 예수님도 복음도 소유하지 못한 자는,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것들이 결구 아무 짝에도 쓸 데 없는 햇빛에 사라지는 이슬과도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늘 말씀을 처음 읽을 때는 불평의 마음이 들었다. 

말씀이 너무 짧았고, 별로 묵상한 것도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너무 감사하다. 

오랫동안 의문이었던 부분이 풀렸다. 

예수님이 저런 말씀을 했다는 것이 자뭇 이상했는데, 이제는 해결이 되었다. 

예수님의 말씀은 매우 일관되게 하나님 나라에 대해 말씀하고 있는 것이었다. 

좋은 밭으로 복음의 씨앗을 간직한 사람으로 살아가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복음의 빛을 소유하여 더 풍성한 삶을 살아가라고 말씀하신다. 

좋은 묵상의 단위를 제공한 시심 편집자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그리고 깨달음을 주신 성령님께도 감사하다. 

 

[오늘의 기도]

말씀을 깨닫게 해 주신 예수님, 

감사드립니다. 

예수님의 빛이, 하나님 나라 복음의 빛이 등경 위에 올려졌습니다. 

온 세계를 비추고 있습니다. 

감추어졌던 하나님 나라의 비밀이 밝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제 저의 집과 방안에 그 빛을 제대로 두게 하소서. 

제 직장과 교회에서 더욱 빛나게 하소서. 

 

오늘 하루도 주님께 맡깁니다. 

말씀이 주장하는 하루가 되게 하소서. 

오늘의 만남을 축복하소서. 

주님의 은혜가 흐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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