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17일 화요일

 

여는 기도

하늘에 계시는 하나님께 감사하여라.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다.

 

39 예수께서 나가시어, 늘 하시던 대로 올리브 산으로 가시니, 제자들도 그를 따라갔다.

40 그 곳에 이르러서,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여라” 하신 뒤에,

41 그들과 헤어져서, 돌을 던져서 닿을 만한 거리에 가서, 무릎을 꿇고 이렇게 기도하셨다.

42 “아버지, 만일 아버지의 뜻이면, 내게서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되게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게 하여 주십시오.”

43 [그 때에 천사가 하늘로부터 그에게 나타나서, 힘을 북돋우어 드렸다.

44 예수께서 고뇌에 차서, 더욱 간절히 기도하시니, 땀이 핏방울같이 되어서 땅에 떨어졌다.]]

45 기도를 마치고 일어나, 제자들에게로 와서 보시니, 그들이 슬픔에 지쳐서 잠들어 있었다.

46 그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왜들 자고 있느냐?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일어나서 기도하여라.”

 

[주석]

45절. 이 이야기에서 베드로의 실패(제자들의 실패)는 그가 “잠”들어 기도하지 못한 것이다. “잠”은 은유적·종말론적 언어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어둠”의 자녀가 되지 않아야 한다(IVP 성경비평주석).

 

 

[오늘의 묵상]

예수님께 기도는 늘상 있는 일상이었다. 

올리브 산은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곳이다. 

예수님은 그 스스로 하나님이시지만, 하나님께 기도하는 하나님이시다. 

삼위일체의 신비가 여기서도 나타난다. 

세 분이 한 분이시고, 서로에게 순종하신다. 

 

성만찬 이후에 제자들 사이엔 언쟁이 있었다. 

예수님의 훈계성 가르침도 있었다. 

게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게 된다는 예언적 말씀도 있었다. 

혼란스럽다. 슬프다. 

갑자기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부터, 자신의 몸과 피로 새로운 언약을 맺는다는 것도 아리송하다. 

이런 상황에서 기도하러 가신다. 

제자들도 예수님을 따라 올리브산(감람산)으로 향한다. 

발걸음이 무겁다. 슬픔이 가득하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바라보며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라신다. 

 

베드로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다. 

세 번 부인할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에 안그래도 불안하고 불편하고 마음이 복잡하다. 

기도하라고 하시니, 불안한 마음에 기도를 시작한다. 

예수님은 저만치 떨어져 따로 기도하신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로 기도를 시작한다. 

아버지를 부르고,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구하고, 그리고 죄용서를 구하고 시험에 들지 말기를 위해 기도한다. 

주기도문에도 등장하는 “시험에 들게 마시고”라는 구절이 확 와 닿는다. 

지금 예수님은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기도하라고 요청하셨기에 더욱 그렇다. 

그런데 기도할수록 예수님의 예언이 말씀이 떠나지 않는다. 

죽으실 거라는 예수님의 말씀도 귀에 윙윙 거린다. 

그렇게 복잡함과 슬픔이 가득한 기도의 시간이 흐른다. 

얼마나 지났을까. 

무거운 마음은 가시지 않고, 슬픔의 정서는 더욱 맹렬해서 더이상 깨어 기도할 힘조차 없다. 

밤도 깊었고, 마음도 무거우니 스르르 잠이 든다.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도와 달라는 기도 소리는 잠잠해진다. 

 

예수님 홀로 힘써 기도하신다.

온 몸이 땀으로 가득하다. 

전심으로 최선을 다해 지속해서 기도하신다. 

이 잔을 옮겨 달라고 기도하신다. 

제자들이 떨어져 있었지만, 예수님의 처절한 기도는 계속해서 들린다. 

속으로만 침묵으로 기도하셨을 것 같지가 않다. 

땀 방울에 피가 섞여 나올 정도로 최선을 다해 기도하신다. 

기도의 중간 쯤, 예수님의 입에서는 이런 고백이 나온다. 

“이 잔을 옮겨 주소서. 그러나 나의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잔을 옮겨 달라는 예수님의 간청에 하나님은 마음 속으로 말씀하신다. 

‘내 뜻이 있다.’

그러자 이런 고백이 나온 것이다. 

 

제자들을 향해 쳐다보니, 제자들은 잠들어 있다. 

하나님의 뜻대로 진행되다보면, 자칫 실망하고 절망하여 본 궤도에서 이탈하게 되는 제자가 있을 수 있다. 

이것이 시험이다. 

자신의 생각, 계획과 달리 돌아가는 상황 앞에서 제자들은 큰 절망에 빠질 수 있다. 

엠마오로 돌아가는 제자들처럼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접으려고 할 수도 있다. 

이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인정하고 그 뜻대로 이뤄지는 것을 수용하는 태도를 유지하려면 기도가 필수다. 

시험에 빠져 허우적거리지 않으려면 기도를 통해 예수님처럼 고백해야 한다. 

“나의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예수님의 간절함을 배울 필요가 있다. 

시간을 들여 “나의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대로”라는 고백이 나올 때까지 나의 뜻과 소망을 기도로 분출할 필요가 있다. 

그 마음 속 열망을 아뢰고 또 아뢰고… 그분의 말씀이 내 마음에 부딪힐 때까지 아뢴다. 

 

새힘을 달라 기도했다. 

사역을 위해 독수리와도 같은, 호랑이와도 같은, 말과 같은 새힘이 필요하다. 

기도 끝에 “정결이 힘이다” 말씀하시는 듯 싶다. 

오늘도 새힘을 달라 기도한다. 

간절히, 하나님 나라와 그의 백성들을 위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새힘을 주소서. 

 

 

[오늘의 기도]

우주적인 기도를 드리신 예수님, 

얼마나 힘써 기도하시면 땀에서 피가 나오셨나요! 

주님, 

주님의 기도를 배우고 싶습니다. 

인생의 위기 속에서 주님처럼 기도하게 하소서. 

간절한 마음으로 나의 소원을 아룁니다. 

새로운 힘을 주세요. 

하나님 나라와 그의 백성들을 위해 새로운 힘이 필요합니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명령들을 따르고 지키기 위해서 새로운 힘이 필요합니다.

몸과 마음과 영혼에 새로운 힘을 공급해주시고, 

그 힘을 주님의 뜻대로 사용하도록 도와주세요. 

시험에 빠지지 않도록 인도해주세요. 

때로 슬픔에 지쳐, 피곤에 지쳐 잠들더라도 다시 일어나 기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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