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3. 4. 

 

0. 들어가며 

- 최근 나의 절실한 기도제목은? 

- 예수중심의 바른 신학, 함께 머무는 교제, 뜻에 맞는 기도, 성령의 도우심 

하나님 나라를 사는 법 세번째로 오늘은 뜻에 맞는 기도에 대해 말씀을 나누고 싶습니다. 

 

1. 예수님의 꼼수? 

- “너희가 무엇이든지 내 이름으로 구하면, 내가 다 이루어 주겠다”(14절) 

14장 14절은 아주 유명한 구절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신앙의 선배들이 기도하면서 이 구절을 외우고 또 외우고 읊조리고 또 읊조립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서 순간 용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 우주를 창조하신 분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고 하잖아~~’ 그렇게 용기를 얻기도 합니다. 한국에서 기독교가 급속도로 팽창했던 60-70년대의 신앙은 오중복음 삼중축복으로 대표되기도 하는데요. 물질과 건강의 축복이 간절했던 그 당시 서민들의 정서를 정확히 찔렀습니다. 요한복음의 이 구절도 큰 유행이었죠. 예수의 이름으로만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니 정말 신나는 일 아닙니까!! 요술램프의 요정 지니보다 더 쉬운 일이죠.

 

- 정직한 사람은 안다.  

그런데 조금만 정직한 사람은 다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기도 뒤에 갖다 붙인다고 해서 모든 소원을 들어주시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금도 중환자실에 가면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고 있지만,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매일 있습니다. 모든 기도와 모든 소원을 들어주시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 혹시 예수님의 꼼수?

그럼 오늘 성경 말씀은 포교활동, 전도활동에 유용하게 사용하라고 전해주신 예수님의 마켓팅 전략인가요? 예수님의 꼼수인가요? 그럴듯하게 말해놓고 실제는 그렇지 않는 다단계 같은 영업 전략인가요? 우리는 이 말씀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나요? ‘이건 구라구만. 에이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네. 초대교회에는 가능했겠지...’ 등등 여러가지 반응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2. 빌립의 질문과 예수님의 대답 

이 구절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후문맥을 잘 살펴봐야 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성경이해는 마음에 와닿는 한구절 한구절 외우는 걸로는 안됩니다. 오히려 그런 성경 암송은 외우지 않는만 못합니다. 성경의 바른 이해를 방해합니다. 전후문맥을 꼼꼼히 따져야 합니다. 

 

14장을 쭉 훑어보면 일단 경험주의자 제자 도마가 예수님이 어디로 가는지 물었고 예수님이 ‘내가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시죠. 목적이자 방법이 예수님이라고 그게 바른신학이라고 말씀을 나눴었죠. 이번엔 빌립입니다. 

 

1) 아버지를 보여주소서(8절)  

예수님이 ‘너희는 아버지를 이미 보았다’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성적이었던 빌립은 어안이 벙벙합니다. 다른 제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사실 베드로는 세 번 부인한다는 예수님의 예언에 멘붕상태입니다. 베드로가 한쪽 구석에 앉아 멍때리고 있을 때, 다른 제자들이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주님 우리에게 아버지를 보여주십시오. 그러면 좋겠습니다.”(8절) 원래 요한의 제자였던 빌립은 영적인 갈망이 컸던 사람이었습니다. 정말 여호와 하나님을 보고 싶었습니다. 

 

2) 내가 곧 아버지다(9-11절) 

그때, 약간 책망하듯이 빌립에게 말씀하십니다. ‘오랫동안 함께 있었는데 내가 하나님 아버지라는 사실을 왜 모르느냐? 내가 그분 안에 그분이 내 안에 있다. 정 못 믿겠으면 내가 하는 일을 보면 알지 않겠니?’ 

 

예수님은 다시 한번 제자들에게 자신이 하나님 아버지와 동일하다는 사실을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이 제자들이라고 상상해보세요. 이 말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인간 육체를 입고 있는 한 인격이 수천년동안 이스라엘이 섬겨왔던 만군의 야훼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제가 갑자기 여러분에게 다가가서 재림예수다라고 하면 믿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믿는 믿음은 쉬운 결단은 아닙니다. 증인도 있고 증거도 있긴 하지만 증명하기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계속 우리에게 말씀을 거십니다. ‘2000년전 역사속에 존재했던 한 인물인 예수는 온 우주를 창조하신 하나님이다.’ 이렇게 말입니다. 이 믿음이 가장 먼저 필요합니다.  

 

3. “내 이름으로”(13절) 

여러분,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구하면 다 이루어주겠다의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내 이름으로’ 입니다. 이건 주술이 아닙니다. ‘아브라카다브라’ ‘수리수리마수리’ 같은 주술이 아닙니다. 내 이름으로, in the name of Jesus, 이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문맥에서 ‘이름’은 곧 그의 영광을 구하고 정확하게 그를 위해 말하는 사람들, 정말로 그의 인증을 받은 대리인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이교 마술에서 자신의 목적을 위해 영적 세력을 조작하려고 이름을 사용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성경배경주석, p. 346) 

 

1) 바른 믿음(10-11절) 

첫째, in the name of Jesus는 바른 믿음을 의미합니다. 도마와 빌립의 질문에 대답하면서 예수님을 이스라엘 역사에 나오는 유일신 여호와 하나님으로 믿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게 바른 믿음입니다. 12절 시작부분에 이렇게 이야기하시죠. ‘나를 믿는 사람은....’ 맞습니다. 예수님이 역사속에 실존했다는 사실을 믿으라는 말이 아닌 거 아시겠죠. 그정도의 믿음이 아닙니다. 그 역사적 실존 인물이 유대교 경전인 구약에서 말하는 여호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된다는 말입니다. 이게 바른 믿음이죠. 이 믿음에 도달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그분을 좋은 윤리적 가르침을 전하는 인류의 대스승이나 성인급으로 받아들이는 건 가능합니다. 그러나 그분이 유일하신 창조주라는 사실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in the name of Jesus는 이 믿음에서 시작합니다. 

 

2) 예수님의 대사(12절) 

둘째, 12절을 잘 읽어볼까요. 예수님보다 더 큰 일들을 성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그랬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께로 돌아왔습니다. 병고침과 귀신이 쫓기는 현상이 제자들이 가는 곳마다 일어납니다. 전 세계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선포됩니다. 이 제자들은 단순히 제자가 아닙니다. 하나님 나라의 대사들입니다. 예수님을 대신한 특사입니다. 예수님이 하신 일들을 세계 곳곳으로 증폭시키는 일을 하는 대사들입니다. 이 정체성이 in the name of Jesus에 들어 있습니다. 누군가의 이름을 사용한다는 의미가 바로 대사, 특사라는 말입니다. 고대 근동의 용법이 그렇습니다. 

 

3) 아버지께 영광(13절) 

셋째, In the name of Jesus는 하나님의 영광을 목적으로 삼습니다. 13절을 다시 읽어볼까요. 그 이름을 사용함으로써 하나님 아버지의 영광이 더욱 높아집니다. 그 이름으로 기도하는, 바른 믿음을 소유한 그리스도의 대사들의 간구를 들어주심으로써 하나님의 영광이 높아지는 겁니다. 그 이름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신 목적과 이유는 바로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건, 그 어구를 기도끝에 주문처럼 달아서 기도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건, 바른 믿음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대사로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기도하라는 말입니다. 그러면 그런 기도는 정말이지 하나님께서 들어주신다는 말입니다. 단순히 내 욕망이나 내 가족의 욕심을 채우는 기도가 아닙니다. 

 

4. 기도 구절에 관한 고찰(14-16장_고별 설교내에서)

여기서 고별 설교 내에 있는 기도에 관한 내용들을 한번 쭉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왜냐면 고별 설교가 하나님 나라를 살아내는 방법에 관한 것이라고 말씀드렸고, 그중에 세 번째가 ‘뜻에 맞는 기도’인데 14장 13-14절 두 절에서만 나오면 너무 적은 분량이잖아요. 사실은 16장까지 계속 곳곳에서 기도에 대해 말씀하십니다. 동시에 17장은 아예 대놓고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장이기도 하구요. 

 

1) 예수님과의 바른 관계

“너희가 내 안에 머물러 있고, 내 말이 너희 안에 머물러 있으면, 너희가 무엇을 구하든지 다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15:7)

잘 살펴보면 여기도 전제 조건이 있음이 보입니다. 단순히 예수님의 이름을 뒤에 붙이는 기도가 아닙니다. 참포도나무되신 예수님 안에 머물러 있고, 그분의 말씀이 우리 안에 머물러 있으면, 즉 말씀과 행동이 공명되고 그분의 삶과 사역과 십자가와 부활의 상징이 우리 안에 계속 공명하고 있으면, 무엇을 구하든지 이루어진다는 말입니다. 예수님과의 바른 관계가 전제 조건입니다. 

 

2) 열매 맺는 대사(ambassador)_제자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운 것이다. 그것은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언제나 남아 있게 하려는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다 받게 하려는 것이다.”(15:16)

여기서도 단순히 모든 개인적인 욕망을 다 채워주신다는 뜻이 아님이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우리를 열매맺는 대사, 특사로 택하셨습니다. 열매 맺는 대사로 택하신 건, 이를 통해 기도의 응답이 있게 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문장 구조를 잘 보셔야 합니다. 열매맺는 대사로 택한 것이 먼저 입니다. 그럴때 비로소 무엇이든 받는 기도가 가능해집니다. 

 

3) 고난 속 기쁨을 위해

“그 날에는 너희가 나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아버지께 구하는 것은 무엇이나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주실 것이다. 지금까지는 너희가 아무것도 내 이름으로 구하지 않았다. 구하여라, 그러면 받을 것이다. 그래서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16:23-24)

16장은 마지막 때에 관한 장입니다. 그 날은 고난이 최고조로 달할 때입니다. 핍박과 박해가 극에 달할 겁니다. 먼저는 예수님을 사형시키는 걸로 박해가 시작됩니다. 그 뒤에는 로마 황제들이 박해가 주기적으로 지속됩니다. 그때를 위해 예수님이 말씀하십니다. ‘내 이름으로 구하라. 그러면 아버지께서 주실 텐데, 너희의 기쁨이 넘치게 될 것이다.’ 그렇습니다. 이 맥락은 기쁨과 관련이 깊습니다. 이게 없이는 고난을 이길 힘이 없습니다. 고통 속에 기쁨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 기도에 하나님이 응답하신다는 사실에서 뿜어져 나옵니다. 

 

4)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 

“그 날에는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구할 것이다. 내가 너희를 위하여 아버지께 구하겠다는 말이 아니다.”(16:26) 

마지막으로 16장 26절에는 예수님만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도 아버지께 직접 간구할 수 있게 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하나님과의 관계가 직접적으로 회복됩니다. 제사장과 제사를 통해서만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던 유대인에게 이제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을 아버지라 여기면서 기도할 수 있게 된다는 말입니다. 

 

고별 설교에서도 결국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다 들어주신다는 통속적 해석이 튼튼히 서있기는 어렵습니다. 조건이 있고, 목적이 있고, 강조점이 다른 것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하나님을 자판기처럼 대해서는 안됩니다. 예수님의 이름이라는 동전을 넣고 기도제목을 누르면 응답의 음료가 나오는 자판기식 기도는 위험합니다. 이교적입니다. 

 

5. 뜻에 맞는 기도란?_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기도 

다시 한번 정리해보겠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살아가는 방법은 바로 뜻에 맞는 기도를 드리는 겁니다. 이것은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기도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1) 바른 믿음과 바른 관계안에서 드리는 기도 

예수님이 하나님이시라는 바른 믿음과 그분과의 바른 관계안에서 드리는 것이 예수의 이름으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2) 그리스도의 대사의 신분으로 드리는 기도 

또한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대사, 그리스도 예수의 특사의 정체성과 자격으로 드리는 기도가 바로 예수의 이름으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3)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기도 

마지막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기도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드리는 기도입니다. 

 

=> 이런 조건 하에서 ‘무엇이든지’ 기도하라. 

이런 조건 하에서 무엇이든지 기도할 때, 그 기도를 예수님께서 응답하시기 위해 일하실 것이며, 하나님께서도 함께 응답의 선물을 주실 겁니다. 

 

6. 나가며_맹신을 벗고 ‘무엇이든지’ 기도하라.

오해를 벗어버리는 것만으로도 오늘의 말씀을 큰 의미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하는 모든 기도가 다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가 정답입니다. 그분이 다 듣고 있다는 정답입니다. 그러나 우리 뜻대로 다 이뤄진다는 오답입니다. 그분의 뜻에 맞을 때 이뤄집니다. 이 분문 때문에 생긴 오해를 벗고 참으로 인격적이신 그분과의 관계로 나아갑시다. 조건에 다 맞지 않다하더라도 무엇이든지 기도하는 건 그분과의 교제에 있어 가장 기본입니다. 두려움없이 그분과의 기도로 나아갑시다. 다만 내 모든 소원을 다 들어 주신다는 맹신만 없으면 됩니다. 오해를 벗어 버리고 기도로 나아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길 소망합니다. 

 

 

*** 기도회 

1.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무엇이든지 이뤄주신다는 말씀을 오해했다면 오해했다는 고백을 말씀드리면 좋겠습니다. 혹여라도 이 말씀을 무시하거나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거나 거짓말로 치부하거나 했다면 회개하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말씀의 본뜻이 무엇인지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기도도 같이 하면 좋겠습니다.  

 

2.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시다. 그분이 유일신 창조주 하나님이라는 바른 믿음을 달라고 기도합시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대사, 예수 그리스도의 특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동시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간구하게 해달라고 기도합시다. 

 

*** 참고 도서

김영봉, 사귐의 기도, IVP

김영봉, 사귐의 기도, IV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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