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4 10 토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 하나님과 예수 그리스도시여, 우리에게 믿음과 더불어 사랑을 베푸소서.

 

15그들이 아침을 먹은 뒤에, 예수께서 시몬 베드로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사람들보다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 어린 떼를 먹여라.”

16예수께서 번째로 그에게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베드로가 대답하였다.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 떼를 쳐라.”

17예수께서 번째로 물으셨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때에 베드로는, [예수께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하고 번이나 물으시므로, 불안해서주님, 주님께서는 모든 것을 아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예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 떼를 먹여라.

18내가 진정으로 진정으로 네게 말한다.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를 띠고 네가 가고 싶은 곳을 다녔으나, 네가 늙어서는 남들이 팔을 벌릴 것이고, 너를 묶어서 네가 바라지 않는 곳으로 너를 끌고 것이다.”

19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신 것은, 베드로가 어떤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인가를 암시하신 것이다. 예수께서 말씀을 하시고 나서, 베드로에게 나를 따라라!” 하고 말씀하셨다.

20베드로가 돌아다보니,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제자는 마지막 만찬 때에 예수의 가슴에 기대어서, “주님, 주님을 넘겨줄 자가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던 사람이다.

21베드로가 제자를 보고서, 예수께 물었다. “주님, 사람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22예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한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23 말씀이 믿는 사람들 사이에 퍼져 나가서, 제자는 죽지 않을 것이라고들 하였지만, 예수께서는 그가 죽지 않을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내가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고 한들,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하고 말씀하신 것뿐이다.

24 모든 일을 증언하고 사실을 기록한 사람이 바로 제자이다. 우리는 그의 증언이 참되다는 것을 알고 있다.

25예수께서 하신 일은 밖에도 많이 있어서, 그것을 낱낱이 기록한다면, 세상이라도 기록한 책들을 담아 두기에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예수님은 자신을 모른다고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하십니다(15-17). 예수님 앞에 한없이 부끄러운 마음에 싸여있던 베드로는 예수님을 향한 진실한 사랑을 고백하며, ‘ 양떼’(주님의 교회) 돌보라는 주님의 부르심을 듣습니다. 주님과의 사랑의 관계를 회복하며 자신을 향한 주님의 뜻을 알아갑니다(18-19).

 

베드로는 자신과 함께 있는 요한은 어떻게 될지를 묻습니다(20-21). 주님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되는 것은 너와 상관없으니너는 나를 따르라 말씀하십니다(22). 주님은 사랑 가운데 사람을 향한 뜻과 계획을 가지고 우리를 주님을 따르는 제자로 부르십니다. 다른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부르심을 따르는 자가 되길 기도합시다.

 

——

 

호숫가 산책 

 

1. 나를 따라라

물고기 잡던 어부들을 다시 부르셨다. 그들에게 아침을 직접 만들어 주셨다. 

이제 예수님은 서서히 일어나셔서 걷기 시작하신다. 

여러분, 우리 함께 아침 산책이나 할까요?’

모두들 부시시 일어난다. 밤새 물고기 잡느라 고생한 몸은 천근만근이다. 

아침을 먹으니 피곤이 몰려 온다. 153마리의 물고기를 잡아 끌던 순간의 희열은 잠시극도의 피곤이 눈꺼풀을 잠근다. 

그래도 예수님을 따라 걷는다. 

 

20베드로가 돌아다보니, 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가 따라오고 있었다.

 

베드로가 매번 그랬듯 예수님 바로 곁에 붙어서 걷는다. 

뒤로 요한과 다른 제자들이 듬성듬성 따라 걷는다. 

혹여라도 예수님이 무슨 말씀이라도 하실까 집중하며 아침 물새들의 퍼드럭 소리에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침묵이 흐르고, 발걸음 소리만 호수의 잔잔한 파도 소리와 어우러져 묘한 리듬을 만든다. 

 

, 드디어 예수님의 음성이 들린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니가 여기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더욱 나를 사랑하느냐?”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평소에는 질문이 아니라 가르침이 있었다. 

자신이 하신 일에 대한 설명, 죽음과 부활의 과정과 경험을 나눠주실 알았다. 

예전에도 엄청난 기적이 있으신 후에 항상 기적의 의미를 말씀해 주셨었다. 

그리하실 알았다. 

그런데, 갑작스런 질문에 적잖이 당황했다. 아니 내면은 패닉이었다. 

주마등처럼 지난 주가 뇌를 스쳐지나간다. 배신, 저주, 도망, 은신, 두려움

베드로는 대답을 해야 했다. 

비록 자신의 잘못이 분명했지만, 그래도 그는 예수님을 사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여전히 그분의 곁에서 다른 제자들 보다 밀착해서 따르고 있다. 죄송스럽지만, 그래서 피하고 싶지만, 그래도 그는 예수님을 사랑했다. 

 

주님,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을 사랑하는 줄을 주님께서 아십니다.” 

 

그간의 행동과 자신의 말의 괴리가 스스로를 괴롭힌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이 최고의 법이라 알려주셨던 그분의 수제자로서 과연 나는 사랑을 알기나 하는 걸까? 수많은 추종자들 보다 앞서서 예수님을 따랐던 나는 과연 정말 예수님을 사랑했었나? 예수님의 인기에 묻어 나도 마치 수퍼스타라도 착각했던 것은 아닌가? 도대체 사랑이란 무엇인가?’ 

 

고뇌에 시간이 흐르기도 전에, 예수님이 말씀하신다. 

어린 양떼를 먹여라 

동안 내가 했던 일을 너도 해라. 물고기를 잡는 일이 아니라 원래 너에게 주어졌던 사명, 사람을 낚아서 그들을 섬겨라. 방금 내가 아침을 만들어 주었듯, 우리가 그동안 보았던 숱한 우리의 추종자들을 니가 먹여라. 내가 그들에게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식사를 대접했듯이,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핵심 원리를 가르침으로 영적 식사를 대접했듯이, 이제 베드로 니가 일을 하여라.’

 

말씀도 벅찬데, 번이나 반복하신다. 

사이사이 침묵이 흐를 , 베드로의 심장은 요동친다. 내가 계속 예수님 곁에서 보조를 맞춰 걸어 갈 수 있나? 피하고 싶은 생각호수 건너편 먼산을 바라보고 싶다. 해가 뜬다. 새로운 사명이 그에게 주어졌다. 호수에 비치는 아침 햇살의 눈부심이 그의 사명을 띄운다. 

 

나를 따라라

 

 

2. 사랑하느냐?

 

나를 사랑하느냐?”

질문에 다른 제자들도 혼란스럽다. 

예수님의 질문의 의도는 도대체 무엇일까? 베드로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시는 것인가? 피곤한 눈이 번쩍 뜨인다. 요한은 질문에 예민하다. 사실 사랑에 대해서는 베드로보다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해왔다. 자신이 예수님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예수님도 아신다. 마지막 만찬 , 예수님 바로 곁에서 그분의 품에서 속삭였던 장본인이다. “주님, 주님을 넘겨줄 자가 도대체 누군가요?” 

 

요한은 스스로를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20)라고 칭하고 있다. 그리고 그건 다른 제자들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었던 하다. 예수님도 당신의 어머니 마리아를 요한에게 맡기시지 않았던가! 저자 요한이 자신의 복음서와 요한1, 2, 3서에서 계속 강조하는 것이 사랑인데, 그건 아마도 그가 자신의 정체성을예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 두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요한은 베드로의 대답에 민감했다. 과연 여기에 있는 다른 제자들보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말할 있을까? 그런데 베드로는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새로운 사명을 듣는 모습을 보았다. 역시 베드로가 수제자였다. 

 

베드로의 배신과 두려움을 보았던 그로서는 약간 실망이었다. 베드로가 아니라, 자신에게 수제자의 지위를 수도 있었다. 요한에게도 아니 다른 제자들에게도 이와 같은 말씀을 주실 있었다. 그러나 유독 베드로에게 그것도 번이나 주위의 모든 제자들이 듣도록 강조하며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 

 

서운함내가 사랑하는데베드로보다 예수님을 사랑하는데무덤으로 달려갈 , 전력질주 , 질주의 속도의 차이는 체력이 아니라 사랑에서 건데 

 

거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베드로의 노년과 죽음에 대해 예언할 , 베드로는 갑자기 요한을 의식한다. 

"요한은 어떻게 되나요?" 

베드로의 질문에 요한은 황당하다. 

나를 걸고 넘어지는가? 

대화가 불편하다. 

 

요한복음과 요한서신 그리고 요한계시록을 사도 요한은 가장 오랫동안 살아남아 예수님을 증언했다. 그리고 예수님이 자신을 사랑하셨다는 사실을 깊이 깊이 알게 되었다. 호숫가의 산책을 떠올리며 요한복음을 쓰거나 대필을 시킬 , 그는 만감이 교차했을 것이다. 

 

베드로에게 하신 말씀은 베드로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었다. 

예수님의 양떼를 끝까지 사랑하고 먹이고 가르쳐야 하는 사명은 모든 제자들에게 주신 것이었다. 

당시에는 베드로와 모종의 경쟁 관계였지만, 돌아보니 우리는 가족이었고,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사랑하느냐?” 질문은 충성 경쟁을 위한 질문이 아니었다. 

많이 형제와 이웃을 섬기겠느냐라는 질문이었다. 

예수님이 그토록 원하셨던, 제자들이 하나되어 세상을 섬기는 (17:21) 열심을 내겠냐는 질문이었다. 

요한은 뒤늦게 깨닫는다. 베드도로 마찬가지다. 

 

비교와 경쟁이 화합과 섬김으로 나아가는 ,

그건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이다. 

 

나를 사랑하느냐?”

 

——

 

산책을 권하시는 예수님께 박수를 드립니다. 

당신과 걷는 길을 동경합니다. 

커피 들고 함께 걷길 소망합니다. 

조곤조곤 대화하면서 주님의 말씀을 새기기 원합니다. 

 

주님을 따르고 싶습니다. 

주님을 사랑하고 싶습니다. 

 

저와 함께 하는 공동체 구성원들과 함께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주님의 양떼를 먹이길 원합니다. 

주님, 저와 우리 공동체를 이끌어 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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