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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호·최경선, 군산새만금마라톤 국내 남녀부 우승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박민호(코오롱)와 최경선(제천시청)이 2025 군산새만금마라톤대회 국내 남녀부 정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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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6일 주일 군산 새만큼 마라톤에 참가했다. 
누가 참가하자고 했던 것도 아니다. 
안식월 기간 동안 두 번의 풀코스 마라톤에 참가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고, 오래전에 신청했던 대회였다. 
4월 대회는 3월 1일 대회보다는 덜 춥고 그만큼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을 거라 믿었었다. 
믿음은 여지 없이 깨졌다. 
 
대회 전 3박 4일을 부모님과의 여행으로 보냈다. 
3월 31일 월요일부터 4월 3일까지 거제와 울산을 여행했다. 
우리집 일산에서 화도읍까지 거기서 거제까지 대략 6-7시간을 꼬박 운전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기능도 큰 도움이 되었지만 오른쪽 다리의 피로를 피할 수는 없었다. 
거제에서도 계속 운전과 걷기의 연속이었다. 
4월 4일 역사적인 파면 선고가 있었다. 
기쁘고 즐거운 날이었건만, 그 다음 날 4월 5일 군산으로의 여행이 부담스러웠다. 
군산까지 가는 길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대회 시작은 신나고 순조로왔다. 
1만 2천명이 참석했다고 대회 주최측은 상당히 신난 목소리로 감사를 전했다. 
엘리트 선수들의 출발이 있었고 그 중에는 고양에서 참가한 선수도 있었다. 
고양 선수라 그런지 응원하는 마음이 생겼다. 
출발 후 1-2Km는 양호했다. 
심박도 140대를 유지했다. 
6-7km 지점을 통과하면서 오른쪽 무릎에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 
접고 필 때마다 통증이 느껴졌다. 
잠시 쉬면서 무릎을 만지고 다시 뛰려고 하는데, 통증이 더욱 밀려왔다. 
조금 뛰다보면 괜찮을 거라 되뇌이며 달렸지만, 오래가진 못했다. 
10Km 지점을 통과하면서는 오늘 대회는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전부터 아내와 장모님이 무리하지 말라고 했다. 
한 주 내내 여행하고 운전하면서 무리했기 때문에 중도에 포기하는 것도 좋겠다고 미리 우려를 전해 오셨다. 
장모님과 아내의 말이 마음 속에 계속 울렸다. 
그래도 11Km 지점을 통과해서는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았다. 
도로변에 군산 시민들의 응원소리가 확실히 도움이 되었다. 
그러나 13Km를 통과하면서는 더 이상 뛸 수 없다고 판단이 들었다. 
계속 뛰다가는 근육 손상을 넘어 근육 파괴가 일어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몰려왔다. 
14Km지점에서 포기했다.
달리기 인생 최소의 DNF. 
급수대의 자원봉사분들에게 대회를 포기하고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무전기를 들고 계신 분이 엠뷸런스를 불러주셨다. 
추웠다. 
몸도 마음도. 
햇살은 따뜻했지만, 땀이 식으니 새만금의 바닷바람이 몸의 열기를 빼앗아 갔다. 
너무 추워서 앰뷸런스가 언제 오는지 재차 여쭸다. 
추위에 떠는 모습이 불쌍했는지 자원봉사 한 분이 담요를 가져왔다. 
"선생님, 제 차에 있던 담요인데요, 이거 덮고 기다리세요" 몸에 땀이 묻어 있으니, 참으로 미안한 일이었지만,
염치 불구하고 호의를 그대로 받았다. 
"감사합니다." 내 나이 49세 이 나이에 훨씬 어린 자원봉사자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어색했다. 
곧이어 앰뷸런스가 도착했다. 
담요를 받은지 1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 
다리를 절뚝거리며 그분께 다가가 담요를 건네며 고맙다고 인사를 몇 번이나 했다. 
이름이나 여쭤보는 건데... 
 
그렇게 나의 세 번째 풀코스는 끝났다. 
실패!!! 
달리기가 이렇게 어려운 운동이었는지... 
이제 다시 풀코스 도전을 할 수 있을까?
마음 같아서는 윤석열 파면을 축하하면서 서브 4를 성공했다면 정말 보기 좋은 그림일거라 생각했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그렇다고 배운 것이 없지는 않다. 
도저히 못할 것 같으며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예 근육이 파열될 수도 있고, 다시는 못 달릴 수도 있다. 
그러니 중도에 포기한 것은 잘 한 일이다. 
자원봉사자의 자기 희생의 마음이 귀하다. 
그런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다. 
엘리트들이 35Km지점에서 어떻게 달리는지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정말 대단했다. 
지치지 않고 그 지점에서 그 속도로 달리는 모습이 인간 같지 않았다. 
그들의 노력과 자기 관리에 박수를 보낸다. 
 
아직 내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계속해서 달릴 예정이다. 
천천히 오랫동안 달릴 예정이다. 
서브 4는 내게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선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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