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1월 18일 수요일

 

10 모세가 주님께 아뢰었다. "주님, 죄송합니다. 저는 본래 말재주가 없는 사람입니다. 전에도 그랬고, 주님께서 이 종에게 말씀을 하고 계시는 지금도 그러합니다. 저는 입이 둔하고 혀가 무딘 사람입니다."

11 주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누가 사람의 입을 지었느냐? 누가 말 못하는 이를 만들고 듣지 못하는 이를 만들며, 누가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이 되게 하거나 앞 못 보는 사람이 되게 하느냐? 바로 나 주가 아니더냐?

12 그러니 가거라. 네가 말하는 것을 내가 돕겠다. 네가 할 말을 할 수 있도록, 내가 너에게 가르쳐 주겠다."

13 모세가 머뭇거리며 "주님, 죄송합니다. 제발 보낼 만한 사람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하고 말씀드리니,

14 주님께서 모세에게 크게 노하시어 말씀하셨다. "레위 사람인 너의 형 아론이 있지 않느냐? 나는 그가 말을 잘 하는 줄 안다. 그가 지금 너를 만나러 온다. 그가 너를 보면 참으로 기뻐할 것이다.

15 너는 그에게 말하여 주어라. 네가 할 말을 그에게 일러주어라. 네가 말을 할 때에나 그가 말을 할 때에, 내가 너희를 둘 다 돕겠다. 너희가 하여야 할 말을 가르쳐 주겠다.

16 그가 너를 대신하여 백성에게 말을 할 것이다. 그는 너의 말을 대신 전달할 것이요, 너는 그에게 하나님 같이 될 것이다.

17 너는 이 지팡이를 손에 잡아라. 그리고 이것으로 이적을 행하여라."

 

NIV

Then the Lord’s anger burned against Moses and he said, “What about your brother, Aaron the Levite? I know he can speak well. He is already on his way to meet you, and he will be glad to see you(14절).

 

모세는 이제 말재주가 없다고 합니다. 입을 지으신 하나님은 모세를 돕겠다고 하십니다(10-12절). 하지만 모세는 또다시 자신의 자격 미달을 주장합니다. 이례적으로 하나님은 크게 화내시며, 모세의 형 아론을 함께 할 동역자로 붙여주십니다(13-16절). 이제 모세는 지팡이를 손에 잡고 가야 합니다(17절). 

 

모세가 이집트 왕자였을 때, 그의 말은 동족에게 통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부정적 경험으로 인해 ‘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빠져 있지는 않습니까? 그런 나에게 하나님은 동역자를 붙여주십니다. 때로는 부정적 생각의 고립에서 빠져나오도록, 나중 일의 걱정보다 지금 내 앞에 주어진 일을 하도록 압박하십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내가 느끼는 그 어떤 무능함도 극복할 수 있게 하십니다. 고민하기보다 실천이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오늘의 묵상]

모세의 말과 행동에 대해 십분 이해가 된다. 

그 자신 스스로 말재주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다. 

오래된 자신의 약점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말 주변이 없어서 동족 히브리 사람들도 설득하지 못했다고 생각할 만 하다. 

말 주변이 없어서 바로와 이집트 왕궁의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끌지 못했다고 자책 했을 수도 있다. 

모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이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다. 

입이 둔하고 혀가 무딘 사람이란다. 

하나님이 자신의 이름을 알려주시고, 놀라운 이적을 보여주셨지만, 모세는 말할 자신이 없었다. 

실패의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기 싫었던 것이다. 

급기야는 하나님이 읍소하다시피 한다. 

하나님 당신이 이 세상의 창조주라는 사실을, 사람을 만들고 입을 만들고 언어를 만든 사람이라는 사실을 다시 보여 주면서, 그 모든 것을 돕겠다고 하신다. 그리고 가라고 다시 명령하신다. 

하나님 입장에선 충분히 설득한 거다. 

당신 입장에서 이렇게 설득한 경우가 많치 않다. 

하나님을 무서워한다면, 하나님의 부르심이 명확하다면, 그저 무릎꿇고 순종하겠다고 말하면 된다. 

그러나 모세는 “제발 보낼 만한 사람을 보내세요!!” 이렇게 외친다. 

제발 실패했던 그 자리로 다시 보내지 말아 주세요. 

제발 40년간 양치던 목자에게 이런 말도 안되는 거대한 일을 맡기지는 말아 주세요. 

제발 말이 어눌하고 자신감도 없고 논리도 없고 설득력도 부족한 나에게는 맡기지 말아 주세요. 

제발….. 

이 모든 상황을 다시 살펴봐도 역시 난 모세가 이해가 된다. 

 

나 스스로 말을 잘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은 거의 없었다. 

그저 주어진 글을 잘 읽는다 생각해 본 적은 있으나, 말을 조리있게 설득력있게 잘 한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오히려 뭔가 어눌하고 우왕좌왕하고 말을 하다말고 생각이 나다말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된다. 

부족하다 느낀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원래부터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필요한 말만 하자는 주의였다. 나름 장점이라 여겼다.  

그러니 말을 화려하고 세련되게 하지 못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점점 말을 잘 해야 하고 설득도 잘 해야 하는 위치에 있게 되었다. 

필요한 말 뿐 아니라 필요를 만드는 말을 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래서 그런가 모세의 반응이 이해가 된다. 

나라도 저렇게 말했을 것 같다. 

지금 하나님께서 저런 소명으로 나를 부르신다해도 모세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하나님이 크게 노하신다는 부분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니 이해하고 싶지 않은 것이기도 하다. 

지난 80년의 세월동안 크게 개입하지 않으시다가 갑자기 나타나신 것 아니가? 

40년의 양치기 시절 동안 뭐 이렇다할 말씀이 없으셨다. 

이제와서 몇십만에 이르는 히브리 민족을 패권 왕국 이집트로부터 꺼내오라고… 

억울하다. 정말 못할 것 같다. 자신도 없다.  

게다가 혼자다. 군대가 있나? 조력자가 있나? 네트워크가 있나? 재정이 있나? 도대체 뭐가 있나? 

이집트 왕궁과의 연결고리도 다 떨어져 나갔다. 

친구들도 모세를 기억할지도 잘 모르겠다. 

거부하는 모세에게 화를 내실 일이 아니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상황이다. 

그런데 화를 내신다. 역정을 내신다. 

 

화를 내시지만 죽이시지 않는다. 

화를 내시지만 그 화가 인격적인 화다.

그점은 분명해 보인다. 

폭력적인 화였다면, 비인격적인 화였다면 벌써 모세는 죽었다. 

모세의 상황을 아시기에 어찌보면 화를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셨을 수도 있겠다. 

그분의 심사를 어찌 알겠는가? 

그럼에도 그분이 화를 내시되 폭력이 아니라 말로 화를 내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모세는 그렇게 화를 내시는 하나님을 경험한다. 

하나님은 무력한 신이 아니시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오냐오냐 넘기시는 분이 아니시다. 

여러 가지 제안도 하시고 여러 옵션으로 설득도 하시지만, 그분은 화를 내실 수 있는 분이시다. 

어찌보면 모세에게는 이런 하나님이 필요했는지도 모른다. 

자신처럼 불의를 보면 화를 내는 분 말이다. 

자신 같이 앞뒤 안재고 폭력을 사용하는 화는 아닐지라도 상황에 따라 화를 내시는 분이심을… 

이런 하나님이 필요했다. 

 

나에게 하나님은 사랑의 하나님 맞다. 

그분은 언제나 기회를 주신다. 

다시 그분께 나아와 새롭게 시작하도록 도우신다. 

그러다 보니 그분이 화를 내실 수 있는 분임을 잊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분은 당신의 백성에게 인격적으로 화를 내신다. 

그걸 잊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그분의 화는 욕이나 저주가 아니라, 대안을 제시하고 돕겠다 약속하시고 소명에 응답하라 명하시는 차원의 강권이다. 

 

오늘도 하나님의 뜻과 그분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살고 싶다. 

다만,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억지로 넘어설 수는 없다. 

그점에서 하나님께 말씀드리겠다. 

그전보다 더욱 분명하게, 혹여 하나님이 화를 내신다고 하더라도, 나의 상황과 한계와 연약함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지레 겁먹고 말씀드리기를 주저하지는 않겠다. 

주님께 용기있게 나아가 나의 상황을 정직하고 담대하게 말씀드리련다. 

그분이 주실 수 있는 것을 최대한으로 받고 싶다. 

그래야 좀 편하게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편해야 오래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오늘의 기도]

누구보다 저의 상황과 환경과 한계를 잘 아시는 하나님, 

저의 부족함을 고백합니다. 

비교하는 마음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잘하고 싶은데 잘 하지 못할 때 자책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말도 더 잘하고 싶고, 모임도 더 훌륭하게 이끌고 싶고, 설교도 뛰어나게 잘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기억력도 부족하고, 조리도 없고, 때로 감정적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더욱 말하는 것이 조심스럽고, 두렵고, 떨립니다. 

 

주님, 당신의 일을 감당하기에 적절한 만큼 은사와 능력을 주옵소서. 

훈련과 교육이 필요하면 받기를 원합니다. 

저의 노력이 필요하면 그것또한 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동행하심, 주님의 컨설팅, 주님의 가르치심, 주님의 코칭이 절실합니다. 

혼자 내버려두지 마시고 가르쳐주세요. 

할 말을 허락하시고, 정확한 기억 속에서 정리하고 말하는 법을 익히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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