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9월 21일 목요일

여는 기도

내가 나쁜 길을 가지나 않는지 나를 살펴보시고, 영원한 길로 나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11 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있을 때에, 예수께서 덧붙여서, 비유를 하나 말씀하셨다. 이 비유를 드신 것은, 예수께서 예루살렘에 가까이 이르신 데다가, 사람들이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에 나타날 줄로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2 그래서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귀족 출신의 어떤 사람이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오려고, 먼 나라로 길을 떠날 때에,

13 자기 종 열 사람을 불러다가 열 므나를 주고서는 ‘내가 올 때까지 이것으로 장사를 하여라’ 하고 말하였다.

14 그런데 그의 시민들은 그를 미워하므로, 그 나라로 사절을 뒤따라 보내서 ‘우리는 이 사람이 우리의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게 하였다.

15 그러나 그 귀족은 왕위를 받아 가지고 돌아와서, 은화를 맡긴 종들을 불러오게 하여, 각각 얼마나 벌었는지를 알아보고자 하였다.

16 첫째 종이 와서 말하였다. ‘주인님, 나는 주인의 한 므나로 열 므나를 벌었습니다.’

17 주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착한 종아, 잘했다. 네가 아주 작은 일에 신실하였으니,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차지하여라.’

18 둘째 종이 와서 말하였다. ‘주인님, 나는 주인의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 벌었습니다.’

19 주인이 이 종에게도 말하였다. ‘너도 다섯 고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차지하여라.’

20 또 다른 한 종이 와서 말하였다. ‘주인님, 보십시오. 주인의 한 므나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이것을 수건에 싸서, 보관해 두었습니다.

21 주인님은 야무진 분이라서, 맡기지 않은 것을 찾아가시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시므로, 나는 주인님을 무서워하여 이렇게 하였습니다.’

22 주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악한 종아, 나는 네 입에서 나온 말로 너를 심판하겠다. 너는, 내가 야무진 사람이라서, 맡기지 않은 것을 찾아가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어 가는 줄 알고 있었지?

23 그러면 어찌하여 내 은화를 은행에 예금하지 않았느냐? 그랬더라면, 내가 돌아와서, 그 이자와 함께 그것을 찾았을 것이다.’

24 그리고 그는 곁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이 사람에게서 한 므나를 빼앗아서, 열 므나를 가진 사람에게 주어라.’

25 그들이 주인에게 말하기를 ‘주인님, 그는 열 므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하였다.

26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가진 사람은 더 받게 될 것이요, 가지지 못한 사람은 그가 가진 것까지 빼앗길 것이다.

27 그리고 내가 자기들의 왕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은 나의 이 원수들을 이리로 끌어다가, 내 앞에서 죽여라.’”

 

[주석]

20절. 돈을 썩기 쉬운 수건에 싸 놓는 것은 돈을 취급하는 방법 중 가장 무책임한 것이며, 이는 그곳이 어리석거나 불충분하거나 하니면 둘 다라는 것을 시사한다(IVP 성경배경주석).

 

[오늘의 묵상]

인간의 정신 노동은 시간의 한계가 있다. 

집중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은 고통스런 일이다. 

체력과 정신력 둘 다 일정 수준 이상이 되어야 가능하다. 

관성에서 벗어나 정신노동의 강도를 높였더니, 육체가 감당을 못한다. 

오늘도 주님의 은혜가 필요하다. 

“주여, 연약한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열 므나 이야기에서 항상 놓쳤던 부분이 몇 가지가 눈에 띈다. 

1. 이 이야기의 목적은 하나님 나라가 당장이라도 완성될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교정하는 것이다. 

2. 삭개오 본문과 이어진다. 삭개오 집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것으로 맥락적으로 배치되어 있다. 

3. 여리고 삭개오 집에서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과잉 기대하고 있다. 

4. 인자는 잃은 것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는 말씀에 그분의 왕권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5. 10명의 종에게 한 므나씩 맡겼다. 

6. 10므나, 5므나 남긴 종과 장사를 아예 하지 않은 종, 이렇게 3명만 드러나는데, 사실은 나머지 7명의 종도 있었다. 

7. 장사를 하지 않은 종은 주인이 야무진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데, 그것은 잘 못 알고 있는 지점이다. 

 

하나님 나라는 당장 완성되지 않는다. 

예루살렘에 가까워져 가는 것은 사실 왕권을 받으러 떠나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다. 

죽음, 부활, 승천은 하나님 나라의 완성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 시작하는 과정의 첫 부분에 해당한다. 

이제 예수님은 왕권을 받으러 하나님께로 가신다. 

한 동안은 기다려야 한다. 

 

그 와중에도 예수님의 왕권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의 작전이 계속된다. 

바리새인들을 비롯한 종교 권력자들이 예루살렘 성전에서부터 계속 탄원서를 올린다. 

기도의 탄원서에는 예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가득하다. 

그는 민란의 원흉이다. 

그는 겨우 세워 둔 유대교의 권위를 무너뜨리는 자다. 

메시아는 커녕, 거짓말 사기캐다. 

이런 내용들로 예수님의 권위를 깎아 내리고, 그분의 통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 속에서 10명의 종들이 장사를 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10명의 종들이 그 귀족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다스리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그래도 장사는 장사꾼이나 시민들이나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다. 

어렵지만 가능한 일이다. 

10므나를 남긴 종, 5므나를 남긴 종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혜롭게 장사를 잘 했다. 

중간 중간에 시민들의 방해 공작과 폭력배들의 자릿세 요구가 성행한다. 

그냥 수건에 쌓아 보관한 종은 아마도 이런 주변의 압박이 무서웠을 것이다. 

게다가 주인이 정말 왕권을 가져 온다는 보장도 없었다. 

아니, 오고 가는 길에 죽었을지도 모른다. 

시민들이 자객을 보냈다는 소문이 돌았다. 

장사를 잘 할 자신도 없었다. 

괜히 돈이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공격받을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은행에도 맡기지 못하고, 이자를 위한 사채도 생각 못한다. 

그저 꽁꽁 싸매어 둔다. 

두려움 그리고 회피, 그를 휘감싼다. 

분별력을 잃었다. 

주인에 대한 신뢰도 없다. 

주인이 정말 왕이 될지도 확실하지 않다. 

 

주인이 언제 맡기지 않은 것을 찾았는가? 

주인이 언제 심지 않은 것을 거두는가? 

주인은 언제나 부르시고 맡기시고 심으시는 분이시다. 

하나님은 그런 분이시다. 

아브라함, 모세, 다윗… 부르시고 맡기시고 심으신다. 

그리고 찾으신다. 

과정에서 도우시고 열매 맺도록 이끄신다. 

그리고 거두신다. 

하나님에 대해 오해를 해도 단단히 했다. 

종은 주인을 잘 모를 뿐 아니라 오해했고 두려워했다.

하나님은 두려워서 아무것도 못하게 만드는 분이 아니시다. 

그분은 당연히 경외를 받으시는 분이시지만, 동시에 우리를 자유케 하시는 분이시다. 

은혜와 사랑과 자비가 넘치는 분이시다. 

그분은 우리를 사랑하시는 분이시다.

두려워서 주눅들게 하시는 분이 아니다. 

한 므나를 수건에 싼 종은 하나님에 대한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다. 

인격적 교제를 제대로 나눈 적이 없는 사람이다. 

주인이 어떻게 그동안 장사를 해 왔는지, 거래를 해 왔는지, 사람들을 어떻게 도왔는지 제대로 살피지 않았던 종이다. 

주인은 많은 사람들의 필요를 채우는 장사를 잘 하는 분이셨다. 

다른 종들은 그 방법을 배웠다. 

그러나 이 종은 배울 생각이 없었다. 

결국 장사를 시켰는데, 장사를 하지 않았다. 

 

열 명의 종 중에 3명만 등장하는데, 나머지 7명도 제각각 장사를 했을 것이다. 

많이 남기는 종, 적게 남기는 종, 아니 장사하다가 손해 본 종도 있었을 것이다. 

귀족은 돌아와서 열심히 장사한 모든 종들을 칭찬했을 것이다. 

심지어는 손해 본 종에 대해서도 고생했다고 칭찬했을 것이다. 

왜냐면 장사할 조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주인에 대해 반대하는 여론이 심상치 않았다. 

주인의 종이라고 하면 위협을 가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종은 장사를 잘 해 돈을 벌다가 시민들의 다양한 공격에 자본금까지 날려 버렸을 수도 있다. 

너무 멀리 나간 거지만, 예수님은 그 종도 칭찬했을 것이다. 

수고했다 할 것이다. 

왜냐고? 신약의 나머지가 고난받는 예수의 제자들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인내를 말하기 때문이다. 

순교를 말하기 때문이다. 

당장에 열매가 없을 수가 있다. 

스데반 같은 분, 야고보와 같은 분은 예루살렘 교회 초기에 순교했다. 

예수님이 이런 분들을 보면서 장사를 못했다고 화를 내시겠는가? 

도리어 다른 차원에서 장사를 잘 한 것이라고 하실 것이다. 

그러니 단순히 남겼냐 남기지 않았냐의 산술 계산만의 문제가 아니다. 

과연 주인을 어떻게 알고 있었느냐이다. 

장사를 했느냐의 문제다. 

주인을 야무진 사람으로 알아 시킨 일을 하지 않는 불순종의 죄를 지었느냐의 문제다. 

 

나를 부르신 그분의 소명에 끝까지 충성되이 임하는 것. 

열매와 결과는 그분께 맡기고 최선을 다해, 지혜를 다해, 시키신 일, 맡기신 일을 하는 것. 

그분에 대해 오해하지 않고, 왕권을 가지고 오시는 그날까지 사명에 신실하는 것. 

그분이 보여주신 모범을 따라 장사하는 것. 

오늘 당장 완성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그저 하루 최선을 다해 그분의 일을 감당하는 것. 

이것이 내가 할 일이다. 

 

정신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그분의 도우심을 바라며, 최선을 다해 조율하고 생각하고 소통하고 실행하고 기도하는 것. 

 

그래 이제 장사하자.

 

[오늘의 기도]

주님, 

당신이 다시 오실 때까지 저에게 주신 소명을 잘 감당하도록 도와주세요. 

열 므나 비유 말씀이 저를 격동시킵니다. 

충성스런 종이 되고 싶습니다. 

아들이면서 종이 되고 싶습니다. 

맡기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얼마를 남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사람들을 돕고,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하나님 나라를 선포하겠습니다. 

 

주님, 

어떻게 장사를 해야 하는지 알려 주십시오. 

주님의 모범을 따르고 싶습니다. 

성령의 능력을 힘입기 원합니다. 

주님, 도우소서. 

복음을 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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