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04일 토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로에게로 가서 '히브리 사람의 주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하고 '나의 백성을 보내어라. 그들이 나에게 예배드리게 하여라.

2 네가 그들을 보내기를 거절하고, 계속 그들을 붙잡아 둔다면,

3 주의 손이, 들에 있는 너의 집짐승들 곧 말과 나귀와 낙타와 소와 양 떼를 쳐서, 심히 무서운 병이 들게 할 것이다.

4 그러나 주는 이스라엘 사람의 집짐승과 이집트 사람의 집짐승을 구별할 것이니, 이스라엘 자손의 것은 하나도 죽지 않게 할 것이다' 하여라."

5 주님께서 때를 정하시고서 "나 주가 내일 이 땅에서 이 일을 하겠다" 하고 말씀하셨다.

6 이튿날 주님께서 이 일을 하시니, 이집트 사람의 집짐승은 모두 죽었는데, 이스라엘 자손의 집짐승은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

7 바로는 사람을 보내서, 이스라엘 사람의 집짐승이 한 마리도 죽지 않은 것을 확인하였다. 그러나 바로는 여전히 고집을 부리고, 그 백성을 보내지 않았다.

 

8 주님께서 모세와 아론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화덕에 있는 그을음을 두 손에 가득히 움켜 쥐어라. 그리고 모세가 그것을 바로 앞에서 공중에 뿌려라.

9 그것이 이집트 온 땅 위에서 먼지가 되어, 사람과 집짐승에게 악성 종기를 일으킬 것이다."

10 그래서 그들은 화덕의 그을음을 모아 가지고 가서, 바로 앞에 섰다. 모세가 그것을 공중에 뿌리니, 그것이 사람과 짐승에게 붙어서, 악성 종기를 일으켰다.

11 마술사들도 종기 때문에 모세 앞에 나서지 못하였다. 모든 이집트 사람과 마술사들에게 종기가 생긴 것이다.

12 그러나 주님께서 바로가 여전히 고집을 부리게 하셨으므로,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신 대로, 바로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주석

가축에게 내린 재앙은, 통상 나일 강으로 내려와 물고기와 개구리와 파리를 감염시킨 박테리아를 통해 걸린 탄저병으로 간주된다. 이집트에서 사랑의 여신인 하토르(Hathor)는 암소 모양을 하고 있었으며, 신성한 아피스(Apis) 황소는 너무나 공경을 받아서 죽을 때는 방부 처리가 된 채 공동 묘지에 석관과 함께 묻혔다(IVP 배경주석).

 

이번에도 주님은 모세를 통해 바로에게 “나의 백성을 보내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를 거절하면, 들에 있는 집짐승에게 무서운 병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하십니다(1-3절). 전염병으로 이집트의 집짐승은 죽었지만, 이스라엘 자손의 집짐승은 죽지 않았습니다(4-6절). 바로는 이 사실을 알고도 여전히 고집을 부립니다(7절). 이어서 주님은 들에 있지 않았던 집짐승에게도 악성 종기를 일으키십니다(10절). 또한 모든 이집트 사람들과 마술사들에게도 종기가 생겼습니다(11절).

 

신격화된 이집트의 가축들이 무서운 전염병으로 죽고 난 후에도 바로는 고집을 부립니다. 그로 인해 이번에는 예고도 없이 이집트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악성 종기라는 재앙이 이어집니다. 이집트 신들의 힘을 보여주었던 마술사들도 이제 퇴장합니다(11절). 악성 종기는 바로에게도 예외가 아니었을 것입니다. 계속 반복되는 바로의 고집스러운 반응들은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었습니다(12절). 내가 영향을 받고 있는 권력자의 이해할 수 없는 반응으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그러한 고집조차도 하나님의 목적 아래 있음을 기억합시다. 

 

[오늘의 묵상]

그동안 경제적 손실이 어마어마했다. 

그러나 죽음 그 자체의 재앙은 아니었다. 

나일 강이 피로 변하는 것, 개구리가 날 뛰는 것, 이들이 돌아다니는 것,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괴롭고 무섭고 힘든 일인 거 맞지만, 죽음 그 자체의 재앙은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 가축의 죽음은 다르다. 

농업 경제의 중심에는 가축이 있다. 

관개시설(물)과 가축이 있어야 농업 생산성이 올라간다. 

나귀, 소, 낙타, 양… 이런 가축들은 교통편, 노동력, 음식을 제공하는 소중한 재산이다. 

어떤 아이들에게는 친구요 가족 같은 존재일 것이다. 

가축이 죽어 나가면, 대단위 농경지를 경작할 수 없다. 

가축이 거의 없었던 소작농 혹은 노예들은 큰 피해를 받지 않았겠지만, 부농들, 권력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잃는 것도 많다. 

파라오의 고집이 생명을 잃게 만든다. 

영향력 있는 사람, 권력자의 불순종과 고집은 수많은 사람에게 고통을 안긴다. 

고집스러움은 일관성과 뚝심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기도 한다. 

백성이 고통받고 있고 죽어나가고 있는데도, 자신의 권력과 세계관을 꺾지 않는다. 

 

경제가 망가지고, 근래 최악의 적자가 났음에도, 자신들의 고집을 꺾지 않는다. 

여전히 천공이라는 작자의 이름이 뉴스에 등장하는 걸 보면, 과연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집단인지 의문이다.

경제, 정치, 외교, 군사는 그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으며,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독특성을 유지한다. 

그 독특한 각 영역의 논리를 정치 논리로 종속시키려다보니 경제도 외교도 엉망이 된다. 

아랍에미리트의 적은 이란이라든지, 탈 중국을 하겠다고 선포한다든지, 이런 것들은 경제 논리와 외교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망언에 가깝다. 

도대체 이토록 고집스럽게 비합리적인 말들을 내뱉는지 모르겠다. 

 

피부병이 생기기 시작한다. 

가장 노동력이 집중되어 있는 왕궁, 모든 노예들과 신하들이 가장 깨끗하게 유지 관리라는 공간, 개구리도 가장 멀리 버렸을 것이며, 죽은 가축들도 가장 멀리 가져다가 묻었을 것이다. 

청소도 매일 매일 최선을 다해 진행했을 것. 

하지만 왕궁의 술사들에게도 피부병이 돌았다. 

아이들과 부녀자들에게도 피부병이 돌았다. 

짜증과 고통의 울부짖음이 끊이지 않는다. 

아이들은 밤 새 운다. 

이 때문에 머리가 간지러운 것도 참기 어렵겠지만, 피부병에 걸려 밤새 피부를 긁어 피딱지가 가득한 것은 인내심을 넘어선다. 

긁어도 긁어도 시원하지가 않다. 

그 옛날 욥이 이런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나! 

죽음의 그늘이 이집트 온 땅을 뒤 흔든다. 

오직 고센 땅의 이스라엘 사람들만 이런 죽음의 재앙에서 자유롭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본다. 

그들은 이제 새로운 세상을 향해 항해할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간다. 

위대하시고 또한 은혜로우신 하나님에 대한 생각의 지평이 넓혀진다. 

정의롭고 자비하신 그분의 성품을 배워나간다. 

아직 그 길은 멀고 긴 여정이지만, 시작할 마음의 준비를 해 나간다. 

 

그리스도인의 길이 이렇다. 

그분의 정의와 사랑을 인식하는 순간부터다. 

정의만 인식한다고 그분을 사랑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그분의 은혜와 사랑을 경험하는 자들이 그분에 대한 존경을 넘어 사랑으로 나아가게 된다. 

무서운 분을 넘어서 사랑스런 분으로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재앙 속, 심판 속에서도 그분의 사랑을 경험할 수 있는가? 

 

한 주가 참 버거웠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낄 수 있었다. 

피곤하지만, 새로운 하루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감사로 한 주를 마감하고 예배를 준비한다. 

 

[오늘의 기도]

공의로우신 하나님, 

동시에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 

당신의 성품은 신묘하며, 당신의 존재는 신비롭습니다. 

그러기에 존경과 사랑을 표현합니다. 

당신을 닮고 싶고 당신의 판단을 배우고 싶습니다. 

 

지난 한 주를 지켜주신 하나님, 

은혜로운 주일 예배를 기대합니다. 

주님의 일하심을, 감동주심을, 사랑 베푸심을 경험하길 원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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