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 12일 금요일

 

여는 기도

나의 힘이신 주님, 어서 빨리 나를 도와주십시오.

 

8 그 지역에서 목자들이 밤에 들에서 지내며 그들의 양 떼를 지키고 있었다. 9 그런데 주님의 한 천사가 그들에게 나타나고, 주님의 영광이 그들을 두루 비추니, 그들은 몹시 두려워하였다.  10 천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나는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을 너희에게 전하여 준다. 11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으니,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 12 너희는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징이다.”

13 갑자기 그 천사와 더불어 많은 하늘 군대가 나타나서, 하나님을 찬양하여 말하였다. 14 “더없이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주님께서 좋아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로다.”

15 천사들이 목자들에게서 떠나 하늘로 올라간 뒤에, 목자들이 서로 말하였다.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주신 바, 일어난 그 일을 봅시다.” 16 그리고 그들은 급히 달려가서,  마리아와 요셉과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를 찾아냈다. 17 그들은 이것을 보고 나서, 이 아기에 관하여 자기들이 들은 말을 사람들에게 알려 주었다. 

18 이것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목자들이 그들에게 전해준 말을 이상히 여겼다. 19 마리아는 이 모든 말을 고이 간직하고, 마음 속에 곰곰이 되새겼다. 20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본 모든 일이 자기들에게 일러주신 그대로임을 알고, 돌아가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그를 찬미하였다.

 

주석

온 백성에게 큰 기쁨이 될 소식(10절) 아우구스투스가 태어났을 때 푸블리우스 니기디우스는 로마의 귀족 원로원에게 “세상의 통치자가 태어났다”고 전했다. 이와 달리, 주의 천사는 들에 있던 목자들에게 메시아의 탄생, “온 백성에게 미칠 큰 기쁨의 소식”을 전한다(IVP 성경비평주석).

 

구주(11절) 사람들은 아우구스투스를 세상의 ‘구주’라고 불렀다. 그는 세상의 왕, 세상의 ‘주’였다. 그뿐이 아니다. 제국의 동쪽 사람들은 그도 신으로 숭배하기 시작했다(모든 사람을 위한 누가복음).

 

구주가 태어나셨다는 기쁜 소식이 목자들에게 들려옵니다(8-10절).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누워 있는 한 갓난아기가 그리스도 주님이라는 소식입니다(11-12절). 그들은 급히 베들레헴으로 달려가 자기들이 들은 소식을 알립니다(15-17절). 사람들은 이 소식을 그저 이상히 여겼지만, 마리아는 그들이 전한 소식을 마음에 곰곰이 되새겼습니다(19절).

 

세상 사람들에게 ‘구주’라 불리던 아우구스투스의 탄생 소식은 로마의 정부 관료를 통해 귀족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온 세상의 구주인 예수님의 탄생은 사회적으로 천대받던 목자들에게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이 소식은 소수의 특권층만이 아닌 ‘모든 사람에게 큰 기쁨이 될’것입니다. 예수님의 탄생이라는 특별한 소식은 다수의 특별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기쁨이 됩니다. 하나님의 아들은 그 시작부터 이 땅의 낮은 자들과 함께 하십니다. 나는 오늘 하루 어떤 이들과 함께 하겠습니까? 

 

[오늘의 묵상]

목자들은 그 밤에 양떼를 지키고 있었다. 

천사의 등장으로 화들짝 놀랐다. 

등장 뿐 아니라 메시지도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구주, 그리스도, 주님의 탄생에 대한 소식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그 뿐만이 아니다. 

천사 주위에 갑자기 하늘의 군대가 등장해서 노래를 부른다. 

처음부터 군대가 있었던 것이 아니다. 

갑작스런 등장에 또 한번 화들짝 놀란다. 

 

목자들은 구주를 만나러 가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모은다. 

문제는 양떼다. 

양떼를 그냥 두고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최소한의 인원만 두고, 나머지는 베들레헴으로 향한다. 

또 문제가 있다. 

그 지역의 구유가 한 두 개가 아니었다. 

게다가 야심한 밤이다. 

마을을 이곳 저곳을 찾아 헤멘다. 

집집마다 들어가 오늘 아기가 태어난 집이 있는지 확인한다. 

사람들이 엄청 많다. 

마리아와 요셉처럼 호적을 등록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이 마을을 꽉 채웠다. 

천사와 하늘 군대의 모습, 그리고 그 메시지를 듣지 않았더라면,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아기를 찾는 것을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며,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 강렬한 장면과 메시지는 그들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었다. 

구주, 메시야, 그리스도, 주님을 만나고 싶었다. 

그렇게 그 밤에 그들은 예수님을 찾았다. 

 

아기 예수에게 그들은 무엇을 느꼈을까? 

이스라엘의 구원을 느꼈을까?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에게 뭐 색다른 무언가를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 

차라리 아까 전에 보았던 천사와 하늘 군대가 더 스펙타클하고 신비롭다. 

구유 위에 아기는 평범함에도 못 미치는 초라함 내지는 옹색함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천사의 메시지와 하늘 군대의 노래를 전하면서 마음이 뜨거워졌을 것이다. 

아기는 무한한 가능성의 존재다. 

아기는 어떻게 자라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러기에 아기를 바라보는 상상의 날개는 끝을 모른다. 

게다가 천사의 메시지와 하늘 군대의 노랫소리는 그 상상을 저 우주로 확장시킨다. 

미래에 대한 소망이 초라한 헛간에 임한다. 

 

현실의 초라함을 딛고 하나님의 위대한 역사를 볼 수 있을까? 

진정한 세상의 주인의 태어남이 저리 초라한데, 내 삶이 뭐라고 화려함을 꿈 꿀까. 

내 현실은 초라하라도 하나님이 꿈 꾸시는 데를 바라보면 그것으로 족하다. 

목자들이 그 아기 곁에 남아서 그 아기가 어떻게 크는지 계속 살폈는가? 

아니다. 그럴리가 없다. 

그 목자들에겐 여전히 돌봐야할 양들이 있다. 

기대와 소망을 구유에 누인 아기에게 던져두고, 그들은 다시 양이 있는 들판으로 갔을 것이다. 

그리고 성경이 말하는 바, 요셉과 마리아와 그 아기 예수는 헤롯의 눈을 피해 이집트로 피신한다. 

그러니 더더욱 목자들은 그 아기가 어떻게 되었는지 추적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현실의 초라함과 일상의 무게를 뚫고 하나님의 꿈과 계획을 계속 견고히 간직할 수 있을까? 

 

아픈 사람들이 많다. 

위로와 격려를 받아야 할 사람들이 많다. 

이것이 내가 처한 현실이다. 

돌봐야할 사람이 많다. 

그럼에도 현실을 뚫고 들어오는 천사와 하늘 군대의 노랫소리를 듣고 싶다. 

구주의 탄생과 그리스도의 사역을 세상에 알리고 싶다. 

돌봄과 선포가 동시에 간다. 

그 꿈을 다시 꾼다. 

예수를 찾아 다시 헤멘다. 

만남도 기쁘지만, 찾기 위한 분투도 참 기쁜일이다. 

 

 

[오늘의 기도]

갑작스레 찾아오시는 예수님, 

기대할 수 없는 순간에도 말씀하시는 예수님, 

당신의 그 예측불가능성을 기쁨으로 반깁니다. 

인생은 세렌디피티의 탄성으로 채색됩니다.  

놀라움의 놀랍다고 반응하는 사람이고 싶습니다. 

억지로 감정을 억누르거나 속이고 싶지 않습니다. 

제 일상으로 갑자기 쑥 들어오시는 당신의 임재를 경험하고 싶습니다. 

오늘 그런 날이 되게 해 주세요. 

 

몸이 아픈 사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세요. 

온전히 회복 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세요. 

좋은 약을 주시고, 좋은 치료를 받게 해 주세요. 

 

전쟁으로, 불안한 치안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구원해 주세요. 

주님이 크게 역사하시길 기대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