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1월 25일 수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이제 너는, 내가 바로에게 하는 일을 보게 될 것이다. 틀림없이 그는 강한 손에 밀려서, 그들을 내보내게 될 것이다. 강한 손에 밀려서야, 그들을 이 땅에서 내쫓다시피 할 것이다."

2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주'다.

3 나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전능한 하나님'으로는 나타났으나, 그들에게 나의 이름을 '여호와'로는 알리지 않았다.

4 나는 또한, 그들이 한동안 나그네로 몸붙여 살던 가나안 땅을 그들에게 주기로 그들과 언약을 세웠는데,

5 이제 나는 이집트 사람이 종으로 부리는 이스라엘 자손의 신음소리를 듣고, 내가 세운 언약을 생각한다.

6 그러므로 너는 이스라엘 자손에게 말하여라. '나는 주다. 나는 이집트 사람들이 너희를 강제로 부리지 못하게 거기에서 너희를 이끌어 내고, 그 종살이에서 너희를 건지고, 나의 팔을 펴서 큰 심판을 내리면서, 너희를 구하여 내겠다.

7 그래서 너희를 나의 백성으로 삼고, 나는 너희의 하나님이 될 것이다. 그러면 너희는, 내가 주 곧 너희를 이집트 사람의 강제노동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하나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8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주기로 손을 들어 맹세한 그 땅으로 너희를 데리고 가서, 그 땅을 너희에게 주어, 너희의 소유가 되게 하겠다. 나는 주다.'"

9 모세가 이스라엘 자손에게 이와 같이 전하였으나, 그들은 무거운 노동에 지치고 기가 죽어서, 모세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10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셨다.

11 "너는 이집트의 왕 바로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을 그의 나라에서 내보내라고 하여라."

12 이에 모세가 주님께 아뢰었다. "이스라엘 자손도 저의 말을 듣지 않는데, 어찌 바로가 저의 말을 듣겠습니까? 저는 입이 둔하여 말을 할 줄 모릅니다."

13 주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게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내라고 명하셨는데, 이 사실을 이스라엘 자손에게도 알리고 이집트 왕 바로에게도 알리라고 모세와 아론에게 명하셨다.

 

주석

‘여호와’로 알리지 않음(3절) ‘여호와’라는 이름이 모세 시대 이전에도 알려졌었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학자들의 답변은 엇갈린다. 일부 학자들은 창세기에서 이 단어가 자주 사용된다는 점을 지적한다. 다른 학자들은 창세기에서의 이 용어의 출현이 후대의 첨가라고 제안한다. 하나님의 다른 이름, 특별히 ‘엘 샤다이’(전능하신 하나님, 3절)는 족장들 사이에서 이미 잘 알려진 이름었음이 분명하다(IVP 성경주석). 

 

주님은 바로와 이스라엘 백성 모두의 반대에 직면한 모세의 호소에 응답하십니다. 주님은 바로가 주님의 능력의 손 앞에서 복종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1절). 또한 모세에게는 확신을 주시기 위해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과 이전에 세우신 언약을 상기시키십니다(2-8절). 이로 인해 이스라엘 백성은 ‘여호와’가 진정 자신들의 하나님이시며, 자신들은 여호와의 백성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7절).

 

하나님의 약속과 현실의 괴리감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까? 이때 주님은 상황을 당장 바꾸시기보다, 당신이 누구신지에 대해 다시 말씀해 주십니다. 이제 모세는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바로와 이스라엘 백성에게 다시 찾아가 하나님의 명령을 전해야 합니다. 내가 재확신을 가져야 할 주님의 말씀은 무엇입니까? 그 말씀을 의지하여 여전한 현실로 나아갑시다. 

 

[오늘의 묵상]

하나님은 이 상황을 예상하고 계셨다. 

파라오가 쉽게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임을 하나님은 잘 알고 계셨다. 

하나님의 강한 손에 의해 큰 피해를 입어야 억지로 이스라엘 민족을 내보낼 것이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음 소리를 들으셨다. 

그들의 조상들과 맺었던 언약을 드디어 실행하시기로 결정하셨다. 

이집트의 죄악에 대해 심판하고, 이스라엘을 구출하고, 광야에서 새로운 언약을 맺어 하나님의 백성으로 삼으려고 하신다. 

문제는 지금 이 시점에서 이 모든 일은 희미한 미래의 일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지 믿기가 너무 어렵다. 

이건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일이다. 

현실은 매일 매일 고된 노동 뿐이다. 

가중된 노동 강도에 이스라엘의 리더들 누구도 미래를 꿈꿀 수 없게 되었다. 

 

무거운 노동에 지치고 기가 죽어 버렸다. 현실이 아닌 미래를 말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모세, 아론, 그리고 하나님… 

이들과 변론하고 토론할 힘도 남아 있지 않다. 

빨리 한 시간이라도 더 자고 싶고, 십분이라도 더 쉬고 싶다. 

차라리 건설 현장 저 아래로 몸을 던져 이생의 고단함에서 벗어나고 싶다. 

이 현실을 바꿔 줄 어떤 지도자, 장로도 없어 보인다. 

파라오를 죽이지 않는 한, 암살 조직을 만들지 않는 한… 

나야 그렇게 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이제 곧 노동 현장으로 불리게 될 아이들, 자녀들을 생각하니, 목이 매인다. 

내 아이들도 이런 삶을 평생 살아야 한다니… 

그렇게 제 수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인생을 살아야 한다니… 

모세와 아론이 오기 전에는 현장에서 잠시 쉴 때, 다른 노동자들과 가끔씩 농담이라도 건네면서 웃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어렵다. 

하루 이틀 상간에 죽어나가는 동료들이 몇 명이던가!

아내에게, 아이들에게 그리고 모두에게 미안하다. 

인생이 이런 거라면, 인생을 만든 모든 신들을 증오한다. 

전능한 하나님이라는 분, 그분도 밉다.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는 우리들에게 기껏 말 몇마디로 희망을 불러 일으키려는 시도가 헛되다. 

군대를 숨겨 왔는가? 암살단을 데리고 왔는가? 쿠데타를 일으킬 내부 조직을 갖추었는가? 

도대체 어떻게 구출시켜서, 이 많은 사람들을 데리고 광야로 간단 말인가? 

모두 미친 것 아닌가? 

피곤하다. 자고 싶다. 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내 모든 존재가 태워졌으면 좋겠다. 

 

모세는 이런 사람들의 정서를 보고 있다. 

분노를 넘어 무기력으로 들어가는 사람들. 

삶의 희망, 그 한 줄기를 붙들다가 시들어 버리는 사람들. 

아무리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도 그들에겐 기력이 남지 않았다. 

죽음의 기운만이 그들 눈동자에 비친다. 

도대체 동족들도 모세의 말을 듣지 않는데, 파라오와 그의 측근들, 권력자들, 이집트 사람들은 어쩌겠는가? 

하나님의 음성은 분명하다. 

그분이 하시겠다고 하니, 그대로 전한다. 

동족에게도, 파라오에게도… 

처량하다. 

말뿐이라서… 

뭔가 능력을 보여주지 못해서… 

지극히 비현실적이라서… 

 

자꾸 말만 전하라고 하시는 하나님이 야속하다. 

그분은 명령을 하시는데, 그 명령에 따른 후속 조치가 없어 보인다. 

여전히 말을 전하라고 하신다. 

시간은 흐른다. 새로운 날이 찾아온다. 말만 남는다.  

 

아마도 하나님의 사역자들이 가장 어려운 시기가 이런 시간들일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약속이 있고, 그분의 소명이 있음을 알겠다. 

그러나 그 약속의 성취는 더디고, 그 열매는 잘 보이지 않는다. 

그저 말씀을 전하라 하시니 최선을 다해 성경을 가르치고, 예수님을 전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말뿐이다. 사람들이 변하지 않는다. 하나님의 역사가 잘 보이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소망에 대해 전달하지만, 여전히 흐릿하다. 

교인들도 점점 지쳐간다. 

믿음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오래된 습관만이 남아 교회를 지킨다.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기를 그렇게 소망했지만, 그건 요원해보인다. 

10-20년을 사역해도 거기서 거기다. 

말씀을 가르치는 사역자들의 마음 속 한탄이 들리는 듯 하다. 

현상유지만 해도 감지덕지다. 

점점 매말라 간다. 처음엔 상황에 대한 분노였다면, 시간이 흘러 무기력으로 빠져들어간다. 

꿈을 꾸지만 혼자만의 꿈으로 사그라든다. 

다른 사람들은 꿈을 꾸는 것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 해결에만 몰두한다.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문제 해결하다가 하나님의 꿈은 뒷전이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계속 명령하신다. 

내가 너희를 구원하겠다고. 

내가 너희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그 약속을 실행하겠다고. 

그러니 너는 가서 그 약속의 말씀을 전하고, 나의 계획을 알리라고. 

 

 

[오늘의 기도]

오 주님, 

참 어렵습니다. 

당신의 명령에 순종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평범하게 살고 싶은 순간들이 찾아 옵니다. 

오손도손 그저 인생의 작은 행복들을 누리면서 살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주님은 명령하십니다. 

당신의 계획을 알리고, 그 계획에 따라 실천할 것을 말하라고 명령하십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고, 당장은 변화도 없어 보이는 그 말, 

그 말에 목숨 걸고, 그 말을 전하라 명령하시니, 참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일을 위해 불러주셨으니, 그 일을 위해 구원해주셨으니, 

주님, 끝까지 그 일을 하겠습니다. 

도와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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