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6 11 금요일

여는 기도

나의 힘이신 주님, 어서 빨리 나를 도와주십시오.

 

1 아히도벨은 압살롬에게 이와 같이 말하였다. "부디 내가 이천 명을 뽑아서 출동하여, 오늘 밤으로 당장 다윗을 뒤쫓도록 허락하여 주십시오.

2 그가 지쳐서 힘이 없을 때에, 내가 그를 덮쳐서 겁에 질리게 하면, 그를 따르는 모든 백성이 달아날 것입니다. 때에 내가 왕만을 쳐서 죽이면 됩니다.

3 그렇게만 되면, 내가 백성을 다시 임금님께로 돌아오게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돌아오듯이, 백성이 그렇게 임금님께로 돌아올 것입니다. 임금님께서 노리시는 목숨도 오직 사람의 목숨입니다. 나머지 백성은 안전할 것입니다."

4 압살롬만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모든 장로도 말을 옳게 여겼다.

5 그러나 압살롬은, 아렉 사람 후새도 불러다가, 그가 하는 말도 들어 보자고 하였다.

6 후새가 압살롬에게 오니, 압살롬은 그에게, 아히도벨이 말을 일러주고서, 말대로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를 묻고, 다른 의견이 있으면 말하라고 하였다.

7 후새는 압살롬에게 아히도벨이 베푼 모략이 좋지 않다고 말하고,

8 까닭을 설명하였다. "임금님의 부친과 신하들은, 임금님께서 아시는 바와 같이, 용사들인데다가, 지금은 새끼를 빼앗긴 들녘의 곰처럼 무섭게 화가 있습니다. 더구나 임금님의 부친은 노련한 군인이어서, 밤에는 백성들과 함께 잠도 자지 않습니다.

9 틀림없이 그가 지금쯤은 벌써 어떤 속이나 다른 어떤 곳에 숨어 있을 것입니다. 우리의 군인 가운데서 사람이라도, 처음부터 그에게 죽기라도 하면, 압살롬을 따르는 군인들이 지고 말았다는 소문이 삽시간에 퍼질 것입니다.

10 그러면 사자처럼 담력이 용사도 당장 낙담할 것입니다. 임금님의 부친도 용사요, 그의 부하들도 용감한 군인이라는 것은, 이스라엘이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1 그러므로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단에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을 임금님에게로 불러모아서,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군인을, 임금님께서 친히 거느리고 싸움터로 나가시는 것입니다.

12 그래서 우리는, 다윗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지 들이닥쳐서, 마치 땅에 내리는 이슬처럼 그를 덮쳐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는 물론이려니와,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사람도 살아 남지 못할 것입니다.

13 그가 어떤 성읍으로 물러 나면, 이스라엘이 굵은 밧줄을 가져다가, 성읍을 동여매어, 계곡 아래로 끌어내려서, 성이 있던 언덕에 돌멩이 하나도 찾아볼 없게 하시는 것입니다."

14 그러자 압살롬과 이스라엘 사람이, 아렉 사람 후새의 모략이 아히도벨의 모략보다 좋다고 찬성하였다. 주님께서 이미 압살롬이 재앙을 당하게 하시려고, 아히도벨의 좋은 모략을 좌절시키셨기 때문이다.

 

아히도벨과 후새의 모략 싸움이 전개됩니다. 아히도벨은 기습 작전을 펼쳐 적을 급습하고 다윗 왕만 죽이자고 제안합니다(1-4절). 후새는 아히도벨의 의견에 반대하며 압살롬의 두려운 마음을 자극합니다. 익히 보고 들어 알고 있던 다윗 왕과 그의 장수들의 용맹함, 실패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상기시킵니다(5-10절). 오히려 전면전을 펼치자고 제안합니다. 주님께서 아히도벨의 모략을 좌절시키셨습니다(11-14절).

 

하나님의 말씀으로 여겨지던 아히도벨의 말을 하나님이 좌절시키십니다. 진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가짜는 진짜에 의해 무력화 되었습니다. 사람의 뜻이 하나님의 자리에 앉아 있을 때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세상의 모략이 다 허물어지고 주님의 말씀만이 영원히 서도록 기도합시다.

 

——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오늘 본문에서는 아히도벨과 후새의 전략싸움이 등장한다. 

아히도벨은 속전속결, 기습작전을 통해 다윗만을 죽이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이에 반해 후새는 군대를 일으켜 반역자들을 처단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아히도벨은 다윗만 죽이면 밑의 군사들이 압살롬을 따를 것으로 봤다. 

하지만 후새는 그렇게 한다고 한들, 물론 다윗 왕만을 죽이는 것도 어렵지만, 다윗의 부하들이 압살롬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암암리에 압살롬에게 전달하고 있다. 따라서 다윗을 따르는 모든 무리들을 죽여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이다. 

압살롬 입장에서는 자기에게 우호적인 사람들 중심으로 정권을 유지하기를 원했다. 

다윗의 충복들이 예루살렘성에 들어오는 것에 대해 두려움이 컸다. 

게다가 후새의 말이 일리가 있었던 것이, 다윗이나 다윗의 부하들은 이미 이스라엘 사람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아왔던 인물들이었다. 전쟁에 능한 베테랑이고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현재 압살롬의 군대는 사실 충성도를 보장하기가 어렵다. 

쿠테타 초기의 어수선함이 여전하다. 자기도 언제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른다. 

아히도벨의 말도 일리가 있지만, 후새의 말이 압살롬의 정서를 건드렸기 때문에 왕의 마음은 후새쪽으로 기울어져 버렸다. 

 

11 그러므로 저의 의견은 이렇습니다. 단에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 온 이스라엘을 임금님에게로 불러모아서,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많은 군인을, 임금님께서 친히 거느리고 싸움터로 나가시는 것입니다.
12 그래서 우리는, 다윗이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지 들이닥쳐서, 마치 온 땅에 내리는 이슬처럼 그를 덮쳐 버리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는 물론이려니와, 그와 함께 있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한 사람도 살아 남지 못할 것입니다.

 

후새는 게다가 압살롬의 허영심을 부추긴다. 

진정한 왕이 되기 위해서는 전쟁에 승리하여 영웅이 되어야 한다. 

그런 믿음이 고대에는 팽배했을 것이다. 

다윗을 능가하는 그의 아들 압살롬.

사울은 천천이요. 다윗은 만만이요. 압살롬은 억억이다를 실현하고 싶은 마음이 그에게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왕으로서의 정당한 인정을 받고 싶었던 모양이다. 

무혈입성만으로는 진정한 쿠테타로 인정받기가 쉽지 않았다. 

다윗의 실정이 공공연하여 모든 백성들이 다윗 왕의 통치를 받지 않으려는 그런 상황은 아니었다. 

도리어 나름 평안하게 살고 있는데, 왕자의 난이 펼쳐지면서 사회 곳곳은 혼란 자체였던 것이다. 

그러니 압살롬 입장에서는 반역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자기 통치의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전면전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이를 후새가 정확히 짚었다. 

 

결정의 순간 

 

인생은 수많은 선택의 순간들을 거친다. 

결정의 순간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특히 인생의 지혜를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게 된다. 

아히도벨이나 후새 같은 사람들 말이다. 

누구의 말을 듣는지가 인생을 좌우한다. 

 

예수님에게도 참모진이 있었다. 

사실 12제자가 때로는 예수님의 참모들이었다. 

수제자였던 베드로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죽겠다는 말을 꺼낼 , 강력하게 붙잡고 그러지 말라고 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사탄이라고 말하기까지 했다. 

예수님은 사실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인간 참모의 말에 크게 의존하지 않으셨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은 참모가 필요하다. 

다양한 의견을 수합하고, 의견 중에 가장 좋은 의견을 채택해야 한다. 

그런 과정을 통해 개인은 성장하고 사회가 통합되고 공동체는 안정을 찾아 간다. 

 

하나님께 묻는 과정과 함께 신실하고 지혜로운 주변 사람에게 묻는 시간이 필요하다. 

하나님은 사람을 통해 일하시기 때문이다. 

이걸 하면, 의미있고 보람된 인생을 살아갈 있다. 

여기에서 스탭이 꼬이면, 고통이 심해질 있다. 

 

현재 우리 공동체는 수많은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변화가 너무 심해서 정신이 없다. 

사회문화가 심대하게 바뀌었다. 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고 힘든 일이다. 

지혜가 필요하다. 

어디서 지혜를 얻을 있을까? 

오늘도 지혜를 갈구한다. 

하나님의 지혜를 갈망한다. 

 

 

——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주님, 

저에게 신실하고 지혜로운 사람들을 많이 붙여 주세요. 

어려운 결정들을 내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히도벨도 있고 후새도 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의견을 듣고, 하나님의 뜻에 가장 부합한 방식을 찾아가도록 도와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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