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09일 금요일

 

여는 기도

나의 힘이신 주님, 어서 빨리 나를 도와주십시오.

 

33 사람들이 예수께 말하였다.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금식하며 기도하고, 바리새파 사람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는군요.”

34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혼인 잔치의 손님들을, 신랑이 그들과 함께 있는 동안에 금식하게 할 수 있겠느냐?

35 그러나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터인데, 그 날에는 그들이 금식할 것이다.”

36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를 말씀하셨다. “새 옷에서 한 조각을 떼어내서, 낡은 옷에다가 대고 깁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그 새 옷은 찢어져서 못 쓰게 되고, 또 새 옷에서 떼어낸 조각은 낡은 옷에 어울리지도 않을 것이다.

37 새 포도주를 낡은 가죽 부대에다가 넣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그 가죽 부대를 터뜨릴 것이며, 그래서 포도주는 쏟아지고 가죽 부대는 못 쓰게 될 것이다.

38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39 묵은 포도주를 마시고 나서, 새 포도주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묵은 포도주를 마신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한다.”

 

주석

금식(33절) 구약은 일 년에 대속죄일 한 차례만 ‘금식’할 것을 백성에게 요구했지만, 바리새인들은 일주일에 두 차례 금식을 요구했다(IVP 성경주석).

 

묵은 포도주(39절) 아마도 복음이라는 새 포도주를 거부하고 옛 방식이 더 좋다고 주장한 유대인에 대한 풍자적인 지적일 것이다(IVP 성경주석).

 

[오늘의 묵상]

1. 먹고 마시다 

예수님은 평소에 금식을 안하셨다. 

사역을 시작하기에 앞서 광야에서 40일 금식을 하신 바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사역에 들어와서는 회개하여 변화된 사람들과 즐거운 식사 교제를 나누셨다. 

세금 징수원 레위의 회심으로 베풀어진 잔치에서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은 포도주와 고기와 여러 음식을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레위의 회심을 보면서 어떤 사람들은 덩달아 회심했을 수도 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삶을 살기로 결단한 사람들이 더 늘었다. 

예수님은 이 모든 사건들을 보며 즐거워하셨다. 

하나님의 역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었고, 사람들이 돌이키는 일들이 생기고 있었다. 

선생님이신 예수님이 먹고 마시니, 그의 제자들도 즐겁게 먹고 마셨다. 

금식하면서 힘없이 앉아 있기보다는 열심히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고치고, 말씀을 전하고, 귀신을 내쫓고, 일일이 병자들의 머리에 손을 얹어 가며 치유 사역을 감당하셨다. 

제자들도 몰려드는 사람들의 질서 유지를 하며 예수님 곁에서 예수님을 보좌했다. 

금식할 여력이 없었다.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최선을 다해 하나님 나라의 사역을 감당했다. 

죄인들의 회개를 기뻐하며 예수님과 더불어 먹고 마시면서 사람들의 회심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예수님과 제자들이 금식을 하지 않는 것을 보며 이상하게 여겼다. 

경건한 사람들은 일주일에 몇 번씩 금식을 했다. 

금식을 하며 하나님 앞에 나가 손을 높이 들고 기도했다. 

자신이 거룩하다고 흠이 없다고 하나님과 친하다고 자랑하듯 금식했다. 

일반인들은 금식하는 경건한 사람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부러워하고 한편으로는 시기했다.

예수님이 메시야라면 당연히 하나님의 거룩한 분이시고, 따라서 금식하는 것이 옳았다. 

오랜 믿음이었다. 

그러나 예수님과 그의 제자들은 그들의 기대와 상식을 벗어났다.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사고가 전개된다. 

예수님은 신랑으로서 혼인잔치 중이시다. 

새로운 하나님 나라를 세우시기 위해 신부를 찾으러 이 세상에 오신 것이다.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확장하기 위해 신부인 제자들을 찾으러 오신 것이다. 

그리고 회개하는 제자들을 만나셨다. 

자신들이 죄인이라고 고백하고 그럼에도 예수님을 따라 나서는 제자들을 만나셨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단의 권세로부터 벗어나 여호와 하나님과 예수님을 따르게 되었다. 

그야말로 혼인 잔치다. 

신부들이 대거 혼인 잔치에 참여한다. 

잔치날에는 금식하는 것이 아니다.

자칫 금식은 잔치를 망친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그들의 의문이 다 풀렸는지는 모르겠다. 

갑자기 혼인 잔치 비유를 드시니 사람들이 할 말을 잃었다. 

금식보다 중요한 것이 있으니, 그것은 신랑되신 예수님과 먹고 마시는 것이다. 

그분은 먹고 마시는 것을 놓치지 않으셨다. 

그분은 그의 제자들과 함께 잘 먹고 잘 마셨다. 

정말 금식해야 할 때가 이를 수 있다. 

그 때까지는 일용할 양식을 먹고, 즐거운 노래로 춤을 춘다. 

 

수련회에서 회심한 친구들 덕분에 모두가 잔치를 벌였던 기억이 있다.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여 새로운 존재가 되었음을 축하하고 축복하는 잔치였다. 

이런 잔치가 많이 벌어지면 좋겠다. 

 

2. 새 포도주 & 묵은 포도주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행동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예수님은 비유로 그들에게 설명하신다. 

새 옷에서 한 조각을 떼어내어 헌 옷에 붙이지 않는다. 

두 옷 다 망가뜨리는 행동이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넣어야 한다. 

헌 부대에 넣으면 발효할 때 견디질 못해 부대도 망가지고 새 포도주도 버리게 된다. 

묵은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헌 부대가 편안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과거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이다. 

과거 전통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적은 사람들이다. 

새로운 상상력을 발휘해야 한다 .

예수님은 새로운 전통을 만들고 계시는 분이시다. 

죄인들을 불러 회개시키고 그들을 제자로 삼으시는 분이시다. 

죄인이라고 상종하지 않던 사람들과 식사 교제를 나누신다. 

그들을 환대하고 그들에게도 기회를 다시 주신다. 

새로운 규율이 작동된다. 

거스를 수 없다. 

하나님 나라가 큰 확신과 능력으로 온 세계에 퍼진다. 

모세 율법에 오랫동안 각주를 달고 해설하던 사람들에게는 너무 불편하고 어색한 일이다. 

오랜 주해의 역사를 버리고, 새로운 본문을 맞이 해야 한다. 

다시 본문 전체를 훑어보고, 한 절 한 절 주석을 달아야 한다. 

그들이 그동한 했던 작업방식은 몇 백년에 걸쳐 진행되어 온 것인데, 그 작업 방식을 예수님의 말씀에 적용하려고 하니, 도대체 맞질 않는다. 

 

예수님은 이런 상황을 새 옷과 새 포도주&새 부대로 비유하신다. 

예수님의 사상, 삶의 방식, 미래의 대한 전망은 전혀 새로운 것이다. 

낡은 모세 율법의 틀에 가둘 수가 없다.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직접 오셔서 자신의 통치를 이루신다. 

그리고 그 통치에 제자들을 다시 불러들이신다. 

죄인들이 회개하여 하나님 나라의 일꾼이 된다. 

똑똑한 사람, 자칭 의인, 자칭 경건한 사람은 그 나라에 매력을 잘 못느낀다. 

거기에는 좀 전까지만 해도 죄인들이었던 사람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급을 나누고 자신들만의 리그에 있던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 입장에서는 마뜩치가 않다.

메시아가 오면 자신들을 가장 귀하게 여기고 칭찬해 줄 것이라 믿었다. 

오랫동안 신실하게 믿음을 지켜왔으며, 누구보다도 경건하게 살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은 진짜 메시아를 알아보지 못했다. 

아니 그들은 메시아를 진정으로 기다리지 않았다. 

오실 메시아에 대한 믿음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는 기제로 사용될 뿐이었다. 

죄인들과 이방인들과 여인들이 활약하는 새로운 하나님 나라에 대한 전망을 가질 수 없었다. 

현재 주어진 권리와 기득권을 끝까지 누리고 싶었다. 

말씀에 대한 해석권한도 죄와 의에 대한 판단도, 모두 자신들의 것으로 남겨두고 싶었다. 

그런데 그 권위에 예수님이 도전하고 계신 것이다. 

과거 전통에 묶여 있는 사람들을 헌 옷이나 헌 포도주, 헌 부대라고 규정하시면서 비판의 칼날을 더욱 날까롭게 하신다. 

 

개혁교회는 계속 개혁되어야 한다. 

자신의 전통에 묶여 있어서는 안된다. 

예수님의 말씀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생각의 깊이를 줄이지 말고, 더 본질적인 것을 찾고, 예수님의 말씀의 본래 의미를 탐구해 나가야 한다. 

오랜 해석을 무시하지 말되, 거기에만 머물지 말아야 한다. 

해석이 시대 상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회 조직, 시대 변화, 과학 기술의 변화, 교육의 변화 앞에서 하나님 나라의 새 포도주가 어떻게 담겨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어렵고 때로는 짜증나더라도, 주님의 성육신을 본받아 감행해야 한다. 

 

공동체의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조용히 있는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다. 

더욱 적극적으로 할 말을 하고, 깊은 생각을 나눠야 한다. 

하나님 나라의 가치가 구현되고 적용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혜가 필요하고, 기도가 필요하다. 

예수님 안에서 생각의 깊이가 더욱 깊어 지길 기도한다. 

인사, 재정, 구조, 선발, 훈련, 배치… 

모든 것이 중요하고 핵심적이다. 

새로운 부대를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오늘도 생각해야 할 주제다. 

 

 

[오늘의 기도]

만물을 관리하고 돌보시는 하나님, 

하나님의 지혜를 빌려주세요.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동체의 모습으로 바꿔나가고 싶습니다. 

재정의 쓰임도, 인사의 배치도 주님이 원하시는 새 부대로 바꾸고 싶습니다. 

무엇이 주님의 뜻인지 알게 해주세요. 

사람들의 얄팍한 생각에 매이지 않게 하시고, 주님의 원대한 계획 안으로 들어가게 하소서. 

타성에 젖지 말게 하시고, 우리 운동의 의미, 우리 공동체의 사명에 집중하도록 도우소서. 

주님, 저와 대화를 더 많이 나눠주세요. 

그 지혜를 빌려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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