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18일 토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나라와 권세와 영광은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37 마침내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서 숙곳으로 갔는데, 딸린 아이들 외에, 장정만 해도 육십만 가량이 되었다.

38 그 밖에도 다른 여러 민족들이 많이 그들을 따라 나섰고, 양과 소 등 수많은 집짐승 떼가 그들을 따랐다.

39 그들은 이집트에서 가지고 나온 부풀지 않은 빵 반죽으로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구워야 하였다. 그들은 이집트에서 급히 쫓겨 나왔으므로, 먹거리를 장만할 겨를이 없었다.

40 이스라엘 자손이 이집트에서 산 기간은 사백삼십 년이었다.

41 마침내 사백삼십 년이 끝나는 바로 그 날, 주님의 모든 군대가 이집트 땅에서 나왔다.

42 그 날 밤에 주님께서 그들을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내시려고 밤을 새우면서 지켜 주셨으므로, 그 밤은 '주님의 밤'이 되었고, 이스라엘 자손이 대대로 밤새워 지켜야 하는 밤이 되었다.

 

주석

장정만 해도 육십만 가량(37절) 남자가 60만 명이었다면 전체는 200만 명 이상이었을 것이다. 당시 이집트의 전체인구는 겨우 400만에서 500만으로 추정된다. 이동할 때 사람들의 행렬은 320킬로미터 이상 길게 늘어졌을 것이다. 가족과 짐승들이 진을 옮길 때 이동할 수 있는 평균 거리는 하루에 10킬로미터 정도뿐이었을 것이다(IVP 배경주석).

 

사백삼십 년(40절) 430년은 아마 이스라엘 백성이 애굽에 처음 도착한 후 그들이 그 곳에서 누렸던 평화의 기간을 포함할 것이다(IVP 성경주석). 

마침내 430년의 시간이 지난 뒤에, 이스라엘 백성은 주님이 행하신 기적으로 이집트를 떠났습니다. 아이들 외에 장정만 60만 명, 그밖에 여러 민족들과 수많은 집짐승 떼가 따라 나왔습니다(37-38, 40-41절). 그들은 이제 노예가 아니라 주님의 군대가 되었습니다(41절). 이스라엘 백성의 출애굽을 위해 주님이 밤새워 지켜주신 그 특별한 밤은, ‘주님의 밤’이 되었고, 앞으로 이스라엘 자손이 대대로 밤새워 지켜야 하는 밤이 되었습니다(42절).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의 후손이 이집트에서 400년 동안 종살이하고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창 15:13-14). 400년이 흘러 아브라함과 수많은 믿음의 사람들이 지나갔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그대로 남아 성취되었습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에도 믿음의 선배들에게 말씀하셨던 것이 주님의 때에 이루어질 것입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합시다!

 

[오늘의 묵상]

다른 민족 사람들이 따라 나온다. 

히브리 사람들만 탈출한 것이 아니다. 

이집트의 압제에 고통을 당했던 사람들이 함께 나온다. 

그들의 정확한 인원 통계를 알 수는 없지만, 성경 그대로 본다면 “많이” 따라 나왔다. 

저주받은 이집트 땅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온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사람들과 함께 하신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고센 땅의 히브리 민족만이 많은 재앙으로부터 보호받았다. 

죽음의 사신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을 옆에서 지켜보았다. 

안 그래도 이집트 파라오의 통치 속에서는 기를 펼 수 없었다. 

이참에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것도, 새로운 삶을 사는 것도 해 볼 만한 일이었다. 

그렇게 다른 민족 사람들이 히브리 민족을 따라 나온다. 

 

이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광야로 예배하기 위해 떠난 사람들은 히브리 민족만이 아니었다. 

가나안을 향해 길을 나섰던 사람들은 히브리 민족만이 아니었다. 

많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함께 그 길을 나선 것이었다. 

이 사실을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오늘 본문을 통해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놀랍지만, 어찌보면 당연하다. 

오랫동안 고통을 당했던 사람들이라면, 대안을 찾고 있었을 것이다. 

저주의 땅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동안 믿었던 이집트의 신들은 차례차례 무너지고, 남은 것은 자신들의 생존 본능 뿐이었다. 

죽지 않으려면 이집트를 떠나야 했던 것이다. 

한 두 번의 재앙으로는 따라 나서지 못했을 것이다. 

10번의 재앙은 말할 수 없는 충격이었을 것이다. 

10번의 재앙으로 그들은 마음을 굳혔다.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버리고, 이름도 없었던 신을 의지하여, 히브리 노예들을 따라 나선다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다. 

일종의 믿음이기도 하다. 

그들은 이스라엘 민족에 편입되어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된다. 

장정 60만명 중에 이들도 함께 한다. 

그러니까 광야로 들어간 사람들은 히브리 사람들만이 아닌 것이다. 

10가지 재앙을 통해 여호와 하나님을 알게 된 사람들, 그래서 유월절을 앞으로 지키겠다고 결심한 사람들, 이들 모두는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된 것이다. 

피로 연결된 백성이 아니다. 

믿음으로 연결된 백성이다. 

믿음의 결단으로 자신의 삶의 터전을 벗어나 새로운 삶으로 들어간 사람들이 하나님 백성이 되었다. 

물론 이런 믿음을 발휘한 사람들 대부분이 히브리 노예들이었겠지만, 그 외의 사람들도 많았다. 

 

하나님 나라 백성은 믿음의 결단을 내린 사람들이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렇다. 

예수님을 초청을 받아들여 자신의 삶의 터전을 벗어난 사람들이었다. 

베드로, 안드레, 요한, 야고보 등의 어부들이 그랬다. 

세리 마태가 그랬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을 따라 정처없는 여행을 떠났다. 

3년간의 광야 생활을 시작한 것이었다. 

바울을 비롯한 바나바, 실라, 디모데, 누가, 마가 등도 다 자신의 삶의 터전을 벗어나 믿음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그들이 바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 되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세계관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관을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이다. 

이제 장소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초연결된 세상에서 살아간다. 

세계 어디든 연결되어 있다. 

지금 시대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꿈꾸고 상상하던 세상의 모습과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상상하는 것, 그렇게 새로운 세계관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겠다고 결심하는 것이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광야의 세계관으로 살아가는 것이 바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을 향해 광야로 나아가길 선택하는 사람들. 

광야에서 오직 하나님을 의지하며, 예배하는 삶을 선택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바로 하나님 나라 백성이다. 

 

혈연, 지연, 학연이 아니라 신연이다. 

믿을 신, 바로 믿음의 인연으로 연결된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 백성이다. 

따라서 애당초 개교회 중심주의는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에 들어설 자리가 없다. 

각각의 공동체와 교회가 가진 개성이야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그게 중심이 아니다. 

오직 예수님을 중심으로 믿음으로 연결된 보편적, 우주적 교회가 참 교회다. 

이런 연결성을 계속 인식하고, 이기주의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교만한 개교회, 개단체 이기주의로부터 멀어져야 한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섬기는 모두가 하나님 나라 백성이다. 

그들 속에서 역사하시는 삼위 하나님을 더 깊이 인식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당신의 백성을 구성하시는 하나님을 찬양한다. 

그렇게 나도 우리도 하나님 백성이 되었다. 

그 광야의 예배에 동참하게 된 것이다. 

 

 

[오늘의 기도]

믿음의 길을 떠나는 모든 사람들은 당신의 백성으로 부르시는 하나님, 

하나님 나라 백성은 오합지졸로 보이지만, 믿음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우주적, 세계적 연결을 잊지 않게 해 주세요. 

믿음의 길을 가는 사람들을 함께 응원하고 끝까지 갈 수 있도록 돕길 원합니다. 

주님, 새롭게 편입되는 주님의 백성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고, 주님의 사랑을 더 깊이 느끼도록 잘 안내하게 해 주세요. 

 

피정을 통해 느끼고 깨달은 주님의 은혜를 오래 간직하게 하시고 흘려보내게 해 주세요. 

일상에서 종종 이런 피정의 시간을 통해 하나님께로 더 가까이 나아가도록 도와주세요. 

 

전쟁으로, 지진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려주세요. 

그들에게 새로운 삶의 모델이 있음을 알려주세요. 

예수님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을,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편입될 수 있는 기회가 있음을 알려주세요. 

주님 그들에게 구호의 손길, 구원의 은혜가 넘치도록 도와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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