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08일 수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27 바로가 사람을 보내서, 모세와 아론을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번에는 내가 죄를 지었다. 주께서 옳으셨고, 나와 나의 백성이 옳지 못하였다.

28 너는 주께 기도하여, 하나님이 나게 하신 이 천둥소리와 하나님이 내리신 이 우박을 그치게 하여 다오. 내가 너희를 보내겠다. 너희는 더 이상 여기에 머물지 않아도 괜찮다."

29 모세가 그에게 말하였다. "내가 이 성을 나가는 대로, 나의 손을 들어서 주님께 빌겠습니다. 그러면 천둥소리가 그치고, 우박이 더 이상 내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것은 온 세상이 우리 주님의 것임을 임금님께 가르치려는 것입니다.

30 그래도 임금님과 임금님의 신하들이 주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습니다."

 

31 이 때에 이미, 보리는 이삭이 나오고, 삼은 꽃이 피어 있었으므로, 삼과 보리가 모두 피해를 입었다.

32 그러나 밀과 쌀보리는, 이삭이 팰 때가 아니었으므로, 피해를 입지 않았다.

33 모세는 바로 앞을 떠나서, 성 바깥으로 나갔다. 그가 주님께 손을 들어 기도하니, 천둥소리와 우박이 그치고, 땅에는 비가 더 내리지는 않았다.

34 그러나 바로는, 비와 우박과 천둥소리가 그친 것을 보고서도, 다시 죄를 지었다. 그와 그의 신하들이 또 고집을 부렸다.

35 주님께서 모세를 시켜 말씀하신 대로, 바로는 고집을 부리며 이스라엘 자손을 내보내지 않았다.

 

주석

우박의 피해(31-32절) 우박은 사람과 짐승뿐만 아니라 농작물도 파괴한다. 본문에는 어떤 농작물이 영향을 받았는지에 대해서 언급되어 있는데, 그로 보건대 때는 1월이나 2월이었을 것이다(IVP 배경주석). 

 

바로는 처음으로, 죄를 지었다는 것과 주님이 옳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이어서 우박 재앙을 멈추어 달라고 요청합니다(27-28절). 모세는 바로의 진정성 없는 회개에 반응하기보다 ‘온 세상이 주님의 것’임을 알리기 원하시는 주님의 뜻에 따라, 우박 재앙을 멈춰달라고 기도합니다(29-30, 33절). 우박 재앙이 그치자, 바로는 다시 죄를 짓고 이스라엘 자손을 보내지 않습니다(34-35절).

 

반복되는 바로의 고집스러움, 변덕, 거짓을 대면해온 모세의 심정이 어떠할지 묵상해 봅시다. 겉과 속이 다르고, 고집불통인 사람과 소통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습니까? 거북하고 지치게 만드는 사람들을 만날 때, 불편해진 감정으로 반응하기보다 하나님의 뜻에 반응하며 순종할 수 있도록 기도합시다. 

 

 

[오늘의 묵상]

“온 세상 주님 되신 하나님”이라는 찬양이 있다. 

오랫동안 나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던 찬양이었다. 

단순히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의 하나님이 아니라, 온 세상의 주인 되신 하나님이라는 사실이 그저 감격이었다. 

교회 안에서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주일 하루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전 세계의 온 영역의 하나님을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따르겠다고 고백했던 때가 기억이 난다. 

하루 종일 감격에 겨웠다. 

이 찬양을 부르며 나 혼자 그렇게 벅찬 가슴으로 살았던 시간이 새삼 떠오른다. 

 

파라오는 하나님의 우주적 능력에 대해 인식했다.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그래서 죄를 지었다는 고백까지 했다. 

하나님께 기도해서 이 우박을 제거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회개는 회심이 아닌 그저 상황 모면 용, 면피 용이었다. 

당장의 상황만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7번째 재앙을 경험하면서, 바보가 아니라면 학습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계속 강도가 높아지는 것을 볼 때, 만약 다음 재앙이 온다면 그것은 우박보다 더 심한 것이 올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파라오는 바보 같은 결정을 내린다. 

다시 고집을 피우기 시작하는 것이다. 

도대체 파라오 주변에는 제대로된 책사, 참모, 신하가 없단 말인가? 

이게 무슨 일인가? 

정말 답답하기 그지 없다. 

잘 못인 줄 뻔히 알면서, 호랑이 굴인지 뻔히 알면서, 죽을 줄 알면서 그 길을 걸어간다. 

무슨 순교도 아니고, 이상향을 위한 자기 헌신도 아니고, 타인을 위한 희생도 아니다. 

고집이다. 자존심이다. 

이렇게 고집 센 사람 곁에 있는 신하들은 모두 숨을 죽인다. 

아무도 입바른 소리를 하지 않는다. 

 

현실의 누군가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대통령이라면 고집을 피우기보다 전체 국민의 삶을 위해 헌신하고 섬기는 것이 맞다. 

도대체 누구의 말을 듣기에 이리도 어리석은 판단과 결정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란이 아랍에미리트의 적이라느니, 탈중국을 하겠다느니 등의 발언이 미치는 파장을 왜 계산하지 않는가!

역대급 적자를 기록하고, 물가는 치솟고, 경제는 망가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국민의 힘 당대표 선거에 왜 그리도 엄청난 에너지를 쓰고 있는가!

대통령의 자리를 고집피우는 자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애가 끓는다. 

경제가 곤두박질치면 결국 경제적 약자들은 죽음의 지름길로 접어든다. 

삶을 포기하지 말도록 국가가 힘을 써야 한다. 

이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제대로 된 보수 정권을 경험하고 싶다. 

기분좋게 선택할 수 있는 보수 정당을 우리도 한 번쯤 갖고 싶다. 

이건 보수가 선택하는 판단들이 아니다. 

보수든 진보든 나라의 백성들을 위해야 한다. 

 

본문의 재밌는 표현은, 34절에 나온다. 

“그와 그의 신하들이 또 고집을 부렸다”이다. 

파라오 혼자 고집을 피운 것이 아니었다. 

신하들도 똑같다. 왕을 닮아 신하들도 한 고집한다. 

나라를 엉망으로 만드는 주범은 최고 권력자들과 그 주변 사람들이다. 

그들이 모든 정보와 모든 권한을 가지고 나라를 좌지우지한다. 

재정권과 인사권을 가지고 사람들을 주무른다. 

종교적 권력과 사법적 권력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파라오와 그의 신하들이 이집트 백성들을 죽이고 있다. 

자신들의 고집이 사람들을 죽이는 살인 도구며 살해 의지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저 노예를 해방하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끝까지 고집을 피운다. 

 

제대로된 참모를 두라. 

반대할 수 있는 친구를 두라. 

쓴 소리를 할 수 있는 직원을 두라. 

그래야 나도 살고, 공동체도 살고, 더 크게는 하나님 나라도 산다. 

 

 

[오늘의 기도]

온 세상 주인 되신 하나님, 

저의 고집을 꺾어 주소서. 

오직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게 하소서. 

그런 분별 속에서 혹시라도 주변의 누군가를 통해서 말씀하신다면 그것을 잘 파악하고 잘 들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쓴 소리하는 사람들을 옆에 두게 하시고, 때로 하나님의 음성이 그를 통해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히 인정하게 하소서. 

독단, 아집, 고집으로부터 멀어지게 하시고, 주님의 뜻에 유연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우리 나라를 보호하소서.

정치가 시민들을 살리고 미래 세대를 잘 키우는 데 선용되기 원합니다.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불쌍히 여겨 주세요. 

지진으로 인해 고통받는 국민들을 불쌍히 여겨주세요. 

한 생명이라도 구출해 주시고, 남은 자들이 추위와 배고픔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도와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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