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05 03 월요일

나를 멀리하지 말아 주십시오 

38

 

여는 기도

의로우신 나의 하나님, 내가 부르짖을 때에 응답하여 주십시오.

 

1 주님, 주님의 분노로 나를 책망하지 마시고, 주님의 진노로 나를 벌하지 말아 주십시오.

2 , 주님의 화살이 나를 꿰뚫으며, 주님의 손이 나를 짓누릅니다.

3 주님께서 노하시므로, 나의 살에는 성한 곳이 없습니다. 내가 지은 때문에, 나의 뼈에도 성한 데가 없습니다.

4 죄의 벌이 나를 짓누르니, 무거운 짐을 내가 더는 견딜 없습니다.

5 몸의 상처가 곪아터져 악취를 내니 모두가 나의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6 떨어질 없이 무너져 내린 , 온종일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7 허리에 열기가 가득하니, 몸에 성한 데라고는 하나도 없습니다.

8 몸이 이토록 쇠약하여 이지러졌기에, 가슴이 미어지도록 신음하며 울부짖습니다.

9 , 주님, 나의 모든 탄원, 주님께서 아십니다. 나의 모든 탄식, 주님 앞에 숨길 없습니다.

10 심장은 거칠게 뛰고, 기력은 빠지고, 눈조차 빛을 잃고 말았습니다.

 

11 나의 사랑하는 자와 친구들이 상처를 바라보곤 비켜섭니다. 가족들마저 나를 멀리합니다.

12 목숨을 노리는 자들이 올무를 놓고, 불행을 바라는 자들이 악담을 퍼부으며, 온종일 해칠 일을 모의합니다.

13 그러나 나는 아예 귀머거리가 되어 듣지 않았고, 벙어리가 되어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14 참으로 나는 듣지 못하는 사람처럼 되었고, 입은 있어도, 항변할 말이 없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

15 주님, 내가 기다린 분은 오직 주님이십니다. 나의 , 나의 하나님, 나에게 친히 대답하여 주실 분도 오직 주님이십니다.

16 내가 재난에 빠져 있을 때에 주님께 기도하였습니다. " 원수들이 나를 비웃지 못하게 하시고, 나의 발이 힘을 잃고 비틀거릴 때에도, 그들이 나를 보고 우쭐거리지 못하게 해주십시오."

17 나는 쓰러질 같으며, 고통은 잠시도 나를 떠나지 않습니다.

18 진정으로 나는 나의 잘못을 털어놓고, 나의 때문에 괴로워하지만,

19 강력한 나의 원수들은 점점 많아지기만 하고, 나를 까닭 없이 미워하는 자들도 점점 불어나기만 합니다.

20 나의 선을 악으로 갚는 사람들은, 내가 그들의 유익을 도모할 , 오히려 나를 대적합니다.

 

21 주님, 나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나의 하나님, 나를 멀리하지 말아 주십시오.

22 빨리 나를 구원하여 주십시오. 나를 구원하시는 주님!

 

시인은 온몸에 성한 곳이 없습니다. 상처의 고통과 마음의 슬픔이 그를 짓누릅니다. 기력이 쇠하여 생명이 꺼져갑니다. 죄와 어리석음 때문입니다. 시인은 주님의 진노임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하소연할 곳이 없습니다. 주님 앞에서 눈물과 탄식을 쏟아냅니다. 가슴이 미어지도록 울부짖습니다(1-10).

 

가까운 사람들마저 시인을 떠납니다(11). 사람들의 거절과 혐오의 시선들도 견뎌야 합니다(12). 가까운 사람들이었지만, 이제 그들의 조롱과 비난의 목소리가 귀에 들려옵니다. 하지만 시인은 그들에게 반응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 기다립니다(13-15). 오직 주님께만 귀를 열고 입을 벌립니다. 오직 구원의 하나님만 바라봅니다.

 

——

미안하다 상대주의야~

 

1. 인상

시를 처음 읽을 받은 인상은, 예수님의 모습이 아련히 드러난다는 점이다. 

심장을 거칠게 뛰고, 기력은 빠지고, 눈조차 빛을 잃고 말았다는 말에 십자가에서의 예수님이 떠올랐다. 

게다가나의 사랑하는 자와 친구들이 상처를 바라보곤 비켜섭니다. 가족들마저 나를 멀리합니다라고 고백하는 말엔 예수님의 모습이 어린다. 

정말 예수님은 모진 고난을 당하신 분이시다. 

그의 제자들은 예수님을 떠났다. 

벌거벗은 몸으로 온갖 피딱지가 붙어 있고, 여전히 피가 흐르기도 순간, 그를 사랑하던 제자들과 가족들이 그의 상처를 보고 있었다. 피흘림을 보고 있었다. 

입은 있어도, 항변할 말이 없는 사람처럼 되었습니다라고 말하는 순간, ‘ 분은 정말 예수님이로구나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그분을 다시 떠올릴 있다니 감사한 순간이었다.  슬픔도 있지만, 그분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2. 다른

그렇다고 완전히 예수님하고 등치할 없음도 번째 읽다보니 알게 되었다. 

시편의 시인은 자신의 때문에 징벌을 받고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3주님께서 노하시므로, 나의 살에는 성한 곳이 없습니다. 내가 지은 때문에, 나의 뼈에도 성한 데가 없습니다.

 

시인은 자신의 죄를 인식하고 있다. 

예수님은 죄가 없으신 분이시다. 따라서 여기서의 시인과 예수님을 똑같은 상황이라고 수는 없다. 

시인은 자신의 죄로 인해 고초를 당하고 있다. 

그리고 고초를 주님의 진노로 이해하고 있다. 

 

3. 진노하시는 하나님

진노하시는 하나님은 항상 불편하다. 

하나님의 자녀들에게 분노하시는 하나님을 묵상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성경의 곳곳에 진노하시는 하나님을 만난다. 

은혜롭고 자비로우신 분이시지만, 그렇다고 그분이 분노가 없는 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죄에 대한 하나님의 분노가 너무 커서 결국 인류의 죄를 그분 스스로 대신 짊어지시지 않았는가!

그걸 잠시 묻어두고 하나님의 사랑에 대해 말할 있다. 그분의 자비에 대해 크게 선전할 있다. 

그렇다고 그분이 진노하지 않는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이며, 진리를 호도하는 것이다. 

그분은 진노하실 있는 분이시다. 

사실을 받아들이고자 한다. 다른 여러가지 방식의 설명을 통해 진노를 합리적으로 풀어볼 수는 있지만, 그분이 심판하시는 , 진노하시는 분이심을 완전히 걷어내지는 못한다. 

 

죄에 대해 진노하시는 , 

불의에 대해 분노하시는 , 

당신의 영광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화를 내시는

 

받은 은혜 때문에 그분께 나아갈 수는 있지만, 

그분이 우주의 왕이시며 판결하실 있는 절대적인 권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사실이 오히려 방종을 가로 막는다. 

자유로운 삶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최소한 그분의 분노를 사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우리는 자유롭다. 

그분의 진노의 심판을 받는 것까지 열려 있는 자유로움은 우리 영혼에 해가 된다. 

당장 그분이 심판하시지는 않겠지만, 죄에 대해 그분이 결국 훗날에 심판하실 것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다르게 설명할 있지만, 다른 설명이 진실에 가까운 것은 아니다. 

다른 설명은 다른 설명일 뿐이다. 누군가가 설명했다고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동의를 얻어낼 있다고 진리가 되는 것은 아니라. 

진리는 여전히 저기 어딘가에 존재한다. 

 

4. 미안하다 상대주의야~

미안하다 상대주의야 

어쩔 없이 객관적 진리가 존재한다고 믿는 근대적 인간이다. 

진리되신 예수님이 여전히 예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 존재한다. 

개인이 받아들이면 진리가 되고 받아들이지 않으면 비진리가 되는 그런 진리가 아니라, 개인이 받아들이건 말건 진리되신 예수님의 어딘가에 존재한다. 그것을 믿는다. 

마음에 존재하시는 예수님 뿐만 아니라 시공간을 점유하시는 분으로서, 혹은 시공간을 통제하시는 분으로서 예수님이 존재하신다. 

그걸 받아들이는 것이 신앙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것이 믿음이다. 

그걸 교묘하게 비비꼬아서 진리는 마음에 있다는 소리는 맞는 말이지만, 일부만 맞는 말이다. 

진리되신 그분은 예전에는 역사속에 시공간에 존재하셨고, 지금은 시공을 초월하여 존재하신다. 인간이 인식범위 바깥에서 움직이신다. 

포스트모던이 가져다 주는 유익은 있지만, 그렇다고 객관적 진리를 포기하지는 않겠다. 여전히 그분이 진리되심을 믿는다. 

그런면에서, 사랑의 하나님의 존재와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존재를 동시에 믿는다. 그것이 우리 아버지요. 딜레마에 매여 있는 하지만, 어김없이 딜레마를 뛰어넘으시는 분으로서 존재한다. 

 

 

----

주님, 때로 진노하시는 주님, 

제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저의 죄를 가르쳐 주옵소서. 

겸손하게 사랑하는 주님의 권면과 충고를 받아들이고 싶습니다. 

죄라고 하시면, 더욱 적극적으로 끊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주님의 분노를 거두어주시고, 더욱 겸손하게 주님을 섬기고, 공동체를 섬기고, 이웃을 섬기겠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