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01일 수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바로에게로 가서 '나 주가 이렇게 말한다' 하고, 그에게 이르기를 '나의 백성을 보내라. 그들이 나를 예배할 수 있게 하여라.

2 네가 그들을 보내지 않으면, 나는 개구리로 너의 온 땅을 벌하겠다.

3 강에는 개구리들이 득실거리고, 위로 올라와서, 너의 궁궐과 너의 침실에도 들어가고, 침대로도 올라가고, 너의 신하와 백성의 집에도 들어가고, 너의 화덕과 반죽하는 그릇에도 들어갈 것이다.

4 또한 그 개구리들은 너와 너의 백성과 너의 모든 신하의 몸에도 뛰어오를 것이다' 하여라."

5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아론에게 이르기를, 지팡이를 들고 강과 운하와 늪 쪽으로 손을 내밀어서, 개구리들이 이집트 땅 위로 올라오게 하라고 하여라."

6 아론이 이집트의 물 위에다가 그의 팔을 내미니, 개구리들이 올라와서 이집트 땅을 뒤덮었다.

7 그러나 술객들도 자기들의 술법으로 그와 똑같이 하여, 개구리들이 이집트 땅 위로 올라오게 하였다.

8 그 때에 바로는 모세와 아론을 불러들여 부탁하였다. "너희는 주께 기도하여, 개구리들이 나와 나의 백성에게서 물러가게 하여라. 그러면 내가, 너희 백성이 주께 제사를 드릴 수 있도록, 너희를 보내 주겠다."

9 모세가 바로에게 대답하였다. "기꺼이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제가 언제쯤 이 개구리들이 임금님과 임금님의 궁궐에서 물러가서, 오로지 강에서만 살게 하여, 임금님과 임금님의 신하들과 임금님의 백성이 이 재앙을 피할 수 있게 기도하면 좋겠습니까?"

10 바로가 대답하였다. "내일이다." 모세가 말하였다. "말씀대로 하겠습니다. 그렇게 해서, 주 우리의 하나님과 같은 분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하여 드리겠습니다.

11 이제 개구리들이 임금님과 임금님의 궁궐과 신하들과 백성들에게서 물러가고, 오직 강에만 남아 있을 것입니다."

12 모세와 아론은 바로에게서 물러나왔다. 모세가, 주님께서 바로에게 보내신 개구리를 없애 달라고 주님께 간구하니,

13 주님께서 모세가 간구한 대로 들어 주셔서, 집과 뜰과 밭에 있던 개구리들이 다 죽었다.

14 사람들이 이것을 모아 무더기로 쌓아 놓으니, 그 악취가 온 땅에 가득하였다.

15 바로는 한숨을 돌리게 되자,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또 고집을 부리고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주석

개구리로 너의 온 땅을 벌함(2-4절) 개구리가 썩어가는 고기로 메워진 물과 기슭을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들은 헤케트(Heqet) 여신이 개구리로서 해산을 도와준다고 생각했으나, 이것이 어떻게 그녀에 대한 승리로 여겨졌는지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집트 마술사들은 재앙을 제거할 수 없었으며 그것을 더 악화시킬 뿐이었다(IVP 배경주석). 

 

‘나의 백성을 보내라’는 주님의 말씀을 바로가 거절하자, 이집트 온 땅이 개구리로 뒤덮입니다(1-6절). 그러자 바로는 모세와 아론에게 개구리를 물러가게 해달라고 부탁하며, 그 조건으로 백성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합니다(8절). 바로의 요구에 응한 모세는, 주님께 기도하여 개구리를 제거합니다(9-14절). 그러나 바로는 또 고집을 부리고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15절).

 

이로운 것으로 생각되었던 개구리도 이집트 온 땅을 뒤덮자 재앙이 되었습니다. 바로는 처음으로 재앙에 대해 관심을 갖고, 모세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합니다. 줄곧 예고된 바로의 고집과 상관없이, 주님은 모세의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그리고 단순히 물러가리라는 예상과 달리, 특정 시간에 개구리의 떼죽음과 심한 악취라는 결과로 주님의 주권을 나타내십니다. 주님은 나에게 어떤 분으로 다가옵니까? 그리고 바로처럼 주님께 변덕스러운 부분이 있는지 돌아봅시다. 

 

[오늘의 묵상]

파라오의 술사들은 똑같은 마술을 부릴 것이 아니라 개구리를 없애는 마술을 부렸어야 했다. 

이 점이 어이가 없다. 

안그래도 징그럽고 무서운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가중시킨다. 

똑같은 장면을 연출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듯 싶다. 

‘모세와 아론이 하니 우리도 똑같이 해야지!’ 하는 것 같다. 

비교할 게 아니라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어차피 마술을 부린다면 문제 해결을 위한 마술을 부렸어야 했던 것이다. 

 

그들의 심리가 이해될만 하다. 

아론의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순간부터 술사들은 죽음의 레이스가 시작되었다. 

히브리 민족의 신의 부르심을 입은 두 사자의 등장은 자신들의 생명을 위협하였다. 

파라오의 눈 밖에 나면 그들은 죽음 목숨이다. 

이제까지 탄탄대로였다. 물론 그 동안도 숱한 경쟁이 있어온 건 사실이었다. 

내부 경쟁, 그 안에서 살아남았고, 이제 파라오 곁에서 그의 통치를 도와 백성들의 환심을 사고, 파라오의 신적 권위를 내외에 알리면 되는 일이었다. 

다양한 술법들을 통해 때로는 파라오까지도 이들을 칭찬하고 높여 주곤 했다. 

그런데 갑자기 지팡이 마술을 부리는 사람들이 나타난 것이다. 

지팡이를 땅에 놓으니 뱀이 되는 마술. 

지팡이를 물로 향하니 나일강이 피가 되는 마술. 

지팡이를 강, 운하, 늪을 향하니 개구리들이 득실되는 마술. 

술사들에겐 지팡이 마술을 부리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한 것이다. 

이들에게 지면 그들의 명성도 끝이다. 

파라오의 신뢰를 잃으면 궁에서 떠나야 할 지도 모른다. 

 

아론의 지팡이가 뱀이 되었다면, 자신들의 지팡이로 뱀을 잡는 독수리가 되게 했으면 좋았으련만… 

피가 된 나일강을 보았다면, 다시 피를 물로 바꾸었으면 좋았으련만… 

개구리가 침실까지 득실댄다면, 다시 물과 늪으로 돌려보내면 좋았으련만… 

그들은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키며 그저 자신들의 능력을 뽐낼 뿐이었다. 

분별력이 부족하다.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할 능력이 부족하다. 

그저 경쟁 상대가 별 볼일 없다고 증명해 내야 한다. 

그저 경쟁 상대보다 자신이 낫다는 것을 드러내야 한다. 

그 강박이 분별을 막는다. 

 

혹여 내가 그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파라오도 술사들의 어이없는 행동에 짜증이 올라오나 보다. 

모세와 아론에게 개구리를 물리라고 부탁한다. 

술사들에게도 분명히 명령하지 않았을까? 

“애정하는 이집트의 여러 술사들이여, 이제 개구리는 그만 만드시오. 개구리를 원래 자리로 돌려보내주시오”

그러나 술사들의 능력 밖의 일이었다. 

그들은 개구리를 없애지 못했다. 

강을 맑게 하지도 못했고, 아론 지팡이 뱀을 죽이지도 못했다. 

모세와 아론의 신이 한 수 위였다. 

이제는 자존심이 상하지만 어쩔 수 없다. 모세와 아론에게 부탁하는 수 밖에… 

“이제 그만 하시오. 내 그대들의 청을 들어 주겠오. 히브리 백성들을 광야로 보내줄테니, 이 지긋지긋한 개구리 좀 치워주시오. 제발 내 침실로 들어오지 않게 해 주시오. 내 아내와 아이들의 비명이 끊이질 않고 있소. 시녀들의 까무러치는 비명에 정신이 혼미하오.” 

 

그런데 이 대화가 재밌게 흘러간다. 

모세가 이렇게 묻는다. 

“언제쯤 개구리를 물릴까요?” 

파라오가 답한다. 

“내일이다.”
엥! 이게 무슨 말인가? 지금 당장이라고 해야지, 왜 내일이라고 하는가? 파라오의 정신이 나갔나? 

당장이라도 개구리들이 궁에서 빠져나가 원래 있던 곳으로 가야지 왜 내일이라고 말하는지 이해가 안간다. 

이렇게 수많은 개구리들을 물릴려면 최소한 하루 정도의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던 걸까? 

술사들이 날을 잡아 준 걸까? 

하루라도 빨리 없애는 것이 좋을 텐데, 그게 당연한 심사일 텐데,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모르겠다. 

모세가 그렇게 질문한 의도가 있다. 

그것은 하나님이 하신다면 언제든 하실 수 있음을 파라오에게 알려줌으로 여호와 하나님이 얼마나 대단한 분이신지, 이집트의 헤케트 신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사실을 보여주려는 것이었다(10절).

 

그 헤케트, 개구리 신들은 몰살 당한다. 

파라오의 바람과 예상을 뒤엎는다. 

파라오는 개구리가 원래 자리로 돌아가길 바랬다. 

그러나 하나님은 개구리를 집과 뜰과 밭에서 죽게 하셨다. 

수천, 수만 마리의 개구리가 이집트 전역에서 죽어버렸다. 

사람들이 한 곳에 모았는데, 뜨거운 날씨에 금방 썩는다. 

냄새가 진동한다. 개구리 썩은 냄새. 

더이상 이집트에서 헤케트 신을 떠올리기도 싫다. 

다산의 상징으로 풍요를 약속했던 헤케트, 개구리 신, 그 이름만 들어도 냄새가 올라온다.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 

밥도 먹을 수 없다. 밖에 나가지도 못한다. 묻을 수도 없다. 너무 많아서 말이다. 

파라오는 모든 신하들을 동원해서 개구리 처리사업을 명령한다. 

전국의 모든 사람들이 동원되도 며칠 동안 해야 할 양이다. 

 

파라오가 가진 모든 힘, 자원, 사람, 돈… 그 어떤 것도 하나님의 재앙을 막거나 누그러뜨리거나 해결하지 못한다. 

오직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할 때만 해결될 수 있는 일이다. 

순종하겠는가? 발버둥치겠는가? 

지금까지 먹혔던 방법들이 다 막힌다. 

순종하겠는가? 발버둥치겠는가? 

 

 

[오늘의 기도]

하나님, 저만의 술사에 의지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저만의 삶의 비법에 의존하여 당신의 뜻을 저버리지 않도록 눈을 열어 주세요. 

시야를 밝혀 주세요. 

주님의 뜻에 순종하게 하소서. 

발버둥치며 헤쳐나오려는 노력, 그 노력이 당신에 대한 순종을 막지 않게 해 주세요. 

감당해야 할 수많은 일들 앞에 제 방식과 제 계획과 제 기술이 아니라, 

하나님의 방식과 타임라인과 은총으로 다가가게 해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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