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07일 목요일

 

여는 기도

내가 나쁜 길을 가지나 않는지 나를 살펴보시고, 영원한 길로 나를 인도하여 주십시오.

 

1솔로몬 왕은 외국 여자들을 좋아하였다. 이집트의 바로의 딸 말고도, 모압 사람과 암몬 사람과 에돔 사람과 시돈 사람과 헷 사람에게서, 많은 외국 여자를 후궁으로 맞아들였다.

2주님께서 일찍이 이 여러 민족을 두고, 이스라엘 자손에게 경고하신 일이 있다. "너희는 그들과 결혼을 하고자 해서도 안 되고, 그들이 청혼하여 오더라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분명히 그들은 너희의 마음을, 그들이 믿는 신에게로 기울어지게 할 것이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런데도 솔로몬은 외국 여자들을 좋아하였으므로, 마음을 돌리지 못하였다.

3그는 자그마치 칠백 명의 후궁과 삼백 명의 첩을 두었는데, 그 아내들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4솔로몬이 늙으니, 그 아내들이 솔로몬을 꾀어서, 다른 신들을 따르게 하였다. 그래서 솔로몬은, 자기의 주 하나님께 그의 아버지 다윗만큼은 완전하지 못하였다.

5솔로몬이 시돈 사람의 여신 아스다롯과 암몬 사람의 우상 밀곰을 따라가서,

6주님 앞에서 악행을 하였다. 그의 아버지 다윗은 주님께 충성을 다하였으나, 솔로몬은 그러하지 못하였다.

7솔로몬은 예루살렘 동쪽 산에 모압의 혐오스러운 우상 그모스를 섬기는 산당을 짓고, 암몬 자손의 혐오스러운 우상 몰렉을 섬기는 산당도 지었는데,

8그는 그의 외국인 아내들이 하자는 대로, 그들의 신들에게 향을 피우며, 제사를 지냈다.

9이와 같이, 솔로몬의 마음이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떠났으므로,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셨다. 주님께서는 두 번씩이나 솔로몬에게 나타나셔서,

10다른 신들을 따라가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솔로몬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다.

11그러므로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가 이러한 일을 하였고, 내 언약과 내가 너에게 명령한 내 법규를 지키지 아니하였으니, 내가 반드시 네게서 왕국을 떼어서, 네 신하에게 주겠다.

12다만 네가 사는 날 동안에는, 네 아버지 다윗을 보아서 그렇게 하지 않겠지만, 네 아들 대에 이르러서는, 내가 이 나라를 갈라 놓겠다.

13그러나 이 나라를 갈라서, 다 남에게 내주지는 않고, 나의 종 다윗과 내가 선택한 예루살렘을 생각해서, 한 지파만은 네 아들에게 주겠다."


지난 며칠간 솔로몬의 업적에 깊이 빠져 있었다. 

솔로몬을 통해 영광을 받으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 

후반기 솔로몬의 모습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전반기 솔로몬의 모습은 가히 예수님을 닮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참 대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의 본문을 대하는 순간, 

그 실망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는데, 정말 그 순간이 온 것이다. 

입대할 날짜를 받아놓고 친구들이랑 엄청 즐겁게 지내다가보니 갑자기 그 날이 온 것처럼 말이다. 

솔로몬이 너무 실망스럽다. 

 

먼저, 외국인 아내를 너무 많이 들였다. 

후궁과 첩이 합해서 천명이다. 

여자를 너무 좋아했다. 

외교적인 정책이라 합리화할 수는 있겠지만, 도가 지나쳤다. 

외국사람들이 솔로몬의 지혜와 부를 보기 위해 예루살렘으로 왔을 때, 그들 입장에서도 이스라엘과 혼인 언약을 맺으면 국가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런 정략 결혼 말고 다른 정책은 정말 없었을까?

 

둘째, 이방신을 섬겼다. 

아스다롯, 밀곰, 그모스, 몰렉 등의 신을 섬기기 시작했다. 

외국인 아내들의 신이 예루살렘에 들어오지 못하게 막았어야 했다. 

정략결혼을 했던 거라면 철저하게 신앙 검증을 했어야 했다. 

조건에 맞지 않으면 즉 외국의 신을 버리겠다는 공식적인 선언이 없이는 절대 예루살렘에 들이지 말았어야 했다. 

아니, 몰래 숨어서 자신들의 신을 섬기는 것을 막기 어렵다면, 최소한 공식화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이방신의 산당을 지어주지는 말았어야 했다. 

그런 것을 요구하는 여인은 과감하게 멀리했어야 했다. 

그러나 솔로몬은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것 같다. .

결국 여호와 하나님만 섬기는 것이 아니라 이방신까지 함께 섬기는 혼합주의에 빠졌다. 

그가 가지고 있었던 지혜는 여기서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부와 권력을 위한 지혜가 참지혜가 아니다. 

하나님과 신실한 언약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지혜가 참지혜다. 

그 참지혜를 구해야 했다. 

 

하나님 나라의 이상을 추구하다가 하나님 그 자체를 잃어버리는 경우를 봤다. 

똑똑하고 지혜롭다고 하는 이들 중에 자신의 지식과 경험이 하나님과의 관계를 훼손시키는 경우가 있다. 

참지식과 참지혜를 추구하자. 

하나님과의 깊은 연합을 추구하자. 

그 연합에 끝까지 머물 수 있는 지혜가 참지혜다. 잠언의 지혜며, 전도서의 지혜다. 시편의 지혜다. 

그런면에서 다윗은 참지혜를 가졌다고 할 수 있겠다. 

솔로몬처럼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게다가 밧세바를 범하고 우리아를 죽이는 어마어마한 죄를 지었지만, 그래도 그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끝까지 붙들겠다는 의지와 그를 위한 지혜를 가지고 있었다. 

바로 회개다. 눈물의 회개다. 금식의 회개다. 돌이키기… 

솔로몬에게는 그것이 부족했다. 

 

9이와 같이, 솔로몬의 마음이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떠났으므로, 주님께서 솔로몬에게 진노하셨다. 주님께서는 두 번씩이나 솔로몬에게 나타나셔서, 10다른 신들을 따라가지 말라고 당부하셨지만, 솔로몬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두 번이나 나타나셨다. 

그전에 복을 주시기 위해 한 번, 언약을 맺으시기 위해 한 번 이렇게 극적으로 두 번 나타나셨는데, 

아마도 이번에도 하나님은 극적으로 두 번이나 나타나셨던 것 같다. 

그럼에도 솔로몬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다. 

불순종… 이것이 진정 지혜롭지 못한 태도다. 

 

순종을 잃어버리면 신앙은 “자아신”에 종속된다. 

회개와 순종이 신앙 핵심에 속한 태도다. 

때로 고민이 든다. 

자발성과 주체성을 강조하느라 회개와 순종이 약화되었을 때, 그 부작용을 감당할 수 있는가? 

과연 우리는 우상숭배를 하지 않을 수 있는 마음의 태도를 기르고 있는가? 

아님 자신도 모르게 ‘자아신’을 섬기는 우상 숭배에 넘어가고 있지는 않는가? 

싸움의 전선을 어디다 긋느냐가 관건이다. 

 

솔로몬에 대한 실망감이 오늘 나의 정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와 타인과 공동체에 대한 실망감이 갑자기 올라오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 

혹 그런 실망스런 일이 있더라도 마치 아무일이 없었다는 듯이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회개와 순종의 태도를 배우는 계기로 삼고 싶다. 

다시 하나님께 나아간다. 


하나님, 

실망하는 순간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제 자신에게도 실망이 되고

믿었던 사람들에게도 실망이 되고 

의지했던 공동체도 실망이 됩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 머물지 않게 해주세요. 

실망감에 깊이 젖어서 허우적 거리지 않게 해주세요. 

마음을 지켜서 다시 하나님을 바라보면서 

제 자신을 돌아보며 

회개의 순종의 태도로 주님께 나아가게 해 주세요. 

자아가 없어져서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자아만 살아 있으면 안될 것입니다. 

 

주님을 의지합니다. 

오늘도 주님께 맡겨드립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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