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6월 14일 수요일

 

여는 기도

나의 힘이신 주님, 내가 주님을 사랑합니다.

 

12 그 무렵에 예수께서 기도하려고 산으로 떠나가서, 밤을 새우면서 하나님께 기도하셨다.

13 날이 밝을 때에, 예수께서 자기의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 가운데서 열둘을 뽑으셨다. 그는 그들을 사도라고도 부르셨는데,

14 열둘은 베드로라고도 이름을 주신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 그리고 야고보와 요한과 빌립과 바돌로매와

15 마태와 도마와 알패오의 아들 야고보와 열심당원이라고도 하는 시몬과

16 야고보의 아들 유다와 배반자가 된 가룟 유다이다.

 

주석

열둘(13절) 예수님은 하나님의 백성, (전통적인)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위해 대안이 될 리더들을 세우신다(IVP 성경비평주석).

사도(13절) 사도라는 말은 예수님이 자신과 동행하는 자들을 선교를 위해서 파송한 것(헬라어로는 apostello)에 대해 말하고 있다(IVP 성경주석).

열심당원(15절) ‘셀롯’은 극렬 유대 민족주의자였다(IVP 성경주석).

 

 

[오늘의 묵상]

1. 밤샘 기도

예수님은 산에 가서 밤이 새도록 기도하셨다. 

사실 예수님은 이동을 자주 하신 것으로 보인다. 

이 마을 저 마을 다니시면서, 회심한 사람들의 집에 머물기도 하시고, 때로는 후원을 받아 숙소를 잡기도 하셨을 것이다. 

그리고 가끔은 사람들 사이에서 밤새 사역을 하셨다. 

사람들이 예수님을 가만히 두질 않았다. 

그의 가르침을 듣고 싶어했고, 병이 낫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분께 가까이 다가갔다. 

그분의 안수를 받고 기도를 받으면 병이 나았다. 

평생 고쳐지지 않았던 고질병도 나았다. 

그렇게 밤낮 쉬지 않고 사역에 매진하셨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산에 올라가셨다. 

밤 새도록 기도하기 위해서였다. 

무슨 기도를 어떻게 하면 밤새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대화를 나누었기에, 밤을 샐 수 있을까? 

예수님이야 하나님 아버지와 친밀하기에, 그분의 말씀을 듣는 것을 즐겨하시기에, 몇 시간이나 졸음을 이겨내며 대화를 나누었을 것이다. 

예수님께 기도는 단순한 간구가 아니었다. 

하나님 아버지와의 토론이요, 논의요, 대화였다. 

그분의 생각과 계획을 듣고, 앞으로 어떻게 사역을 진행해야 할지 파악하는 시간이었다. 

 

예수님이 제자들을 선택하기 위해 기도한 것 말고, 십자가에 달리시기 전에 겟세마네에서 밤이 새도록 기도하신 것도 기억할 만하다. 

그리고 변화산에서 밤새 기도하시면서 신비로운 형체로 변화되신 것도 중요한 사건이다. 

예수님은 때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하나님과 깊은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인생을 어디로 이끌고 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생각하고 기도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것도 하나님 앞에서 하는 기도다. 

 

앞으로 나의 인생도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가 없다.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이야 변함이 없다. 

아벱과 송죽을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 

한 곳에서 오래동안 있었다. 

모두들 귀한 사람들이고, 착한 사람들이고, 사랑스런 분들이다. 

그렇다고 계속 여기에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때로 밤이 맞도록 기도해야 한다. 

하나님 앞에서 나의 인생 전체를 두고 생각하고, 대화하고, 기도해야 한다. 

그런 시간을 아까워 말고, 어색해 말자. 

하나님과의 깊은 대화의 시간을 더 깊이 갖자. 

 

2. 12 사도

매번 느끼는 거지만, 예수님의 제자 선택에 어떤 기준이 있었는지 쉽게 가늠이 되질 않는다. 

어부들, 세리, 열심당원, 배신자가 될 가능성이 농후한 사람… 

이런 사람들을 자신의 제자로 삼았다. 

무슨 기준이란 말인가!

똑똑한 사람, 배우기를 잘 하는 사람, 행동력과 실천력이 있는 사람, 창의적인 사람 이런 기준이 있는 건지 모르겠다. 

 

매우 직관적인 선택인 것 같다. 

제자들의 선택 기준이 혹시 나중에 순교를 당할 때 당당할 수 있는 사람, 뭐 이런 건가? 

하기야 예수님의 제자들은 대부분 순교를 당했다. 

당시의 사회가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을 받아낼 수 없었다. 

사람들은 사도들을 죽였다. 

그래야 예수의 영향력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어쩌면 사도들은 죽음을 각오할 수 있는 내적 자질을 가진 사람들이었는지도 모른다. 

그건 하나님과 예수님만이 아시는 것일 수도… 

 

밤새 기도하실 때, 하나님과 이런 대화를 하셨을 수도 있다. 

하나님이 이렇게 이야기를 하셨을 수도 있다. 

‘앞으로 선택하게 될 12제자는 결국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전세계에 전하다가 순교를 당하게 된단다.’

‘그들은 아직 네가 하는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지만, 결국엔 깨닫게 될 것이고, 그 깨달음을 전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쓸 것이란다.’ 

‘그들과 하루 하루 지내면서 최대한 많이 가르치렴. 그러나 십자가에서 죽어야 한다는 사실은 나중에 알리기 바란다.’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갔을 것이다.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사람들을 뽑았을 것이다. 

단순하지만, 충성스럽고, 신실한 사람들… 

예수님의 하나님 나라 운동에 결국 끝까지 헌신할 사람들… 

 

지금도 이런 사람들이 필요하다. 

예수님 시대와 많이 달라졌지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 무던히 애쓰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지식이 아니라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죽기까지 하나님 나라 운동에 헌신하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욱 커져서 자신의 인생을 주님께 드리는 청년들이 필요하다. 

청년의 마음을 갖고, 하나님이 가라고 하시는 데로 주저함 없이 가는 사람들이 필요하다. 

 

예수제자훈련이 필요한 이유다. 

어느 단체나 교회의 제자가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로 살겠다고 다짐하고 결심하는 사람들의 등장을 고대한다. 

훈련만으로 되지는 않겠으나, 훈련조차 하지 않으면 그건 나태함이요 방임이다. 

하나님은 노력하는 자들의 심장에 기름을 부으신다. 

물론 때로 아무런 움직임조차 없을 때, 제세동기를 작동하시기도 하지만 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에 따라 최선을 다해 예수 제자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지성, 감성, 의지를 포함한 전 인격이 예수님을 닮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의 등장을 기도한다. 

 

 

[오늘의 기도]

제자를 선택하시는 예수님, 

저를 주님의 제자로 삼으시고 불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주님을 섬기고 싶습니다. 

일상 속에서 예수님의 빛과 향기를 드러내는 사람으로 세워지게 하소서. 

주님의 축복을 전하고, 주님을 영접하도록 돕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저도 주님을 닮아, 예수님의 제자들을 많이 양육하고 싶은 충동이 밀려옵니다. 

제 주변에 청년들에게 예수님의 제자가 되자고 설교는 종종 하지만, 실제로 돕지는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주님의 제자로 살아가도록 어떻게 도와야 할지 알려주세요. 

소그룹 성경 공부 방법론도 더 깊이 알게 하시고, 좋은 교재도 많이 만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제자로 살기 위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지 알게 해 주세요. 

 

저의 앞길을 인도하시고, 때로 막막한 순간에 밤이 맞도록 주님과 대화하고 기도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