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1월 27일 금요일

여는 기도

우리를 시험에 들지 않게 하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28 주님께서 이집트 땅에서 모세에게 말씀하실 때이다.

29 주님께서 모세에게 이르시기를 "나는 주다. 너는 내가 너에게 하는 말을 모두 이집트의 임금 바로에게 전하여라" 하셨다.

30 그러나 모세는 주님께 이렇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입이 둔하여 말을 할 줄 모릅니다. 바로가 어찌 저의 말을 듣겠습니까?“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보아라, 나는, 네가 바로에게 하나님처럼 되게 하고, 너의 형 아론이 너의 대언자가 되게 하겠다.

2 너는, 내가 너에게 명한 것을 너의 형 아론에게 말하여 주고, 아론은 그것을 바로에게 말하여, 이스라엘 자손을 그 땅에서 내보내 달라고 하여라.

3 그러나 나는, 바로가 고집을 부리게 하여 놓고서, 이집트 땅에서 표징과 이적을 많이 행하겠다.

4 바로가 너희의 말을 듣지 않을 때에, 나는 손을 들어 큰 재앙으로 이집트를 치고, 나의 군대요 나의 백성인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내겠다.

5 내가 손을 들어 이집트를 치고, 그들 가운데서 이스라엘 자손을 이끌어 낼 때에, 이집트 사람들은 내가 주님임을 알게 될 것이다."

6 모세와 아론은 주님께서 자기들에게 명하신 대로 하였다.

7 그들이 바로에게 말할 때에, 모세의 나이는 여든 살이고, 아론의 나이는 여든세 살이었다.

 

NIV

Then the Lord said to Moses, “See, I have made you like God to Pharaoh, and your brother Aaron will be your prophet(1절).

And the Egyptians will know that I am the LORD when I stretch out my hand against Egypt and bring the Israelites out of it(5절).

 

주님은 바로에게 가서 말씀을 전하라고 합니다. 그러나 모세는 바로를 마주하는 것이 여전히 곤혹스럽습니다(28-30절, 참고 6:10-13절). 이번에 주님은 모세가 바로에게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바로는 여전히 고집을 부릴 것이며, 그로 인해 큰 재앙으로 이집트를 칠 것을 예고하십니다(1-4절). 그 후 이집트 사람들도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주님’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5절).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현실이라는 주제가 반복됩니다(28-30절). 그러나 이 과정에서 변하지 않는 현실을 통해 이루시려는 주님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3-5절). 예상되는 결과에 부담을 갖기보다 묵묵히 주님의 말씀에 순종한다면(6절), 주님이 ‘주님’되심을 드러내실 것입니다.

 

[오늘의 묵상]

한번 규정된 자기 인식은 변하지 않는다. 

모세는 자신이 입이 둔하여 말을 할 줄 모른다고 하였다. 

처음부터 그가 가지고 있었던 자기 인식이자 자신의 약점이었다. 

파라오에게 가서 하나님의 말을 전하라고 할 때마다 등장하는 레퍼토리다. 

만약 짧은 시간에 이 말이 반복되었다면, 하나님 입장에서도 짜증날만 할 변명이다. 

성경을 스르륵 읽게 되면, 모세의 저 말이 계속 반복되기에 독자들도 모세의 말에 약간은 짜증스런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데 성경의 시간은 읽기의 시간과 다르다. 행과 행 사이에 많은 시간이 녹아 있다. 

호렙산에서의 대화와 이집트에서의 대화는 시간차가 난다. 

모세의 말은 충분히 드릴 수 있는 말이다. 

 

나도 종종 그런다. 나의 약점에 대해, 나의 자기 규정을 쉽게 바꾸지 못한다. 

말이 어눌하고, 생각의 정리가 어려우며, 고유명사를 잘 외우지 못하고, 과거 사건에 대해 명확한 기억이 없다. 

좋은 점이 왜 없겠냐마는, 부족한 것이 유독 잘 보인다. 

그리고 사람들 앞에 설 때마다 이런 나의 자기 인식이 가로막는다. 

내가 모세였어도, 같은 말을 반복했을 것이다. 

‘하나님 저는 말이 어눌하고, 긴장을 많이 하며, 생각이 중간에 꼬이기도 하고, 과거 사건에 대해서도 명확한 기억이 없습니다. 제가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이 하게 하시면 안되겠습니까?’ 

그래 하나님도 답답하실 것 같다. 

그래도 이게 나의 실제인 걸 어쩌겠나. 

 

하나님도 급하셨다. 조금 무리한 발언을 하신다. 살짝 부담스런 말씀이시다. 

모세를 파라오에게 하나님처럼 보이게 하시겠단다. 

아론을 하나님의 대언자, 예언자처럼 보이게 하시겠단다. 

그전에는 이렇게까지 말씀하시지 않으셨다. 

'가서 전하라, 내가 너와 함께 하겠다, 아론이 도울 것이다’ 등의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이제는 아예 모세를 신처럼 보이게 하시겠다는 말씀을 하신다. 

이 말씀은 이제부터 모세를 통해 이적과 기적을 보이시겠다는 말로 들린다. 

그 말에 모세는 용기를 갖는다. 

다시 시작해 보려고 한다. 

전 본문에서 모세와 아론의 족보를 통해 그의 정체성을 다시 확인시켜주며, 그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신 하나님이 이제는 모세를 신적 위치까지 끌어 올려 주시겠다고 하신다. 

파라오와 동족의 거부와 증오 앞에서 위축되고 포기하고 싶었던 모세가 다시 용기를 낸다. 

뭔가 다른 흐름이 형성될 거라 믿는다. 

 

그 믿음에는 하나님이 이 모든 일에 주관자가 되신다는 사실의 확인이 있다. 

 

3 그러나 나는, 바로가 고집을 부리게 하여 놓고서, 이집트 땅에서 표징과 이적을 많이 행하겠다.

4 바로가 너희의 말을 듣지 않을 때에, 나는 손을 들어 큰 재앙으로 이집트를 치고, 나의 군대요 나의 백성인 이스라엘 자손을 이집트 땅에서 인도하여 내겠다.

 

파라오가 이렇게 고집스러운 것도 어찌보면 하나님의 계획의 일부다. 

이 대목이 항상 걸려왔다. 왜 하나님은 파라오의 고집을 유도하시는 것 같은가 하는 점 말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렇게 하지 않으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문제가 생길 위험이 있다. 

이스라엘 백성의 입장에서 보면, 400년만에 조상의 신이 자신들을 광야로 부른다고 한다. 

그 신이 조상들과 약속한 것은 알고 있다. 

그 신이 요셉을 통해 자신들을 이집트에 정착하도록 도운 신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서 그 인식자체는 흐릿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그 신이 정말 얼마나 대단한 신이지, 어떤 능력을 갖고 있는 신인지는 잘 모른다. 

그저 현실이 너무 고될 뿐이다. 

잘 모르는 신의 소명을 받아 모세와 아론이 파라오에게 제안하는데, 그 모든 일이 너무 쉽게 풀린다. 

단번에 허락을 받아, 광야로 이동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의 하나님 인식은 어떠했을까? 과연 우주를 창조하신 신, 우주 만물을 유지하시는 신, 역사의 주관자라는 인식이 그들 가운데 생겼을까? 

우상을 숭배하지 말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그들에게 제대로 작동했을까? 

아닐 것 같다. 

그들은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강력한 도우심이라기보다는 정치적 합의에 의한 것으로 치부할 수도 있다. 

아님, 모세와 아론의 설득력을 높이 살 수도 있겠다. 

그리고 자칫 그들 사이에서도 지파별로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가 광야로 가면 그것은 죽으러 가는 것이다 등의 의견이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들을 겸손하게 만들어 하나의 구심점이 생기도록 하는 것이 불가능했을 거란 말이다. 

몇십만명을 하나로 만드는 것은 모세와 아론의 힘으로 불가능하다. 

그럼 방법은 하나! 하나님이 직접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셔야 한다. 

누구도 의심하지 않도록,

누구도 이집트의 다른 신들과 비교할 수 없도록,

특히 이스라엘 사람들이 자신들의 탈출과 독립이 마치 자신들의 힘이나, 인간적인 계획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 아님을 확신하도록,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 자리를 대체하지 않도록, 

하나님은 직접 자신의 능력을 만천하가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보여주셔야 한다. 

그것이 10가지 재앙이다.

모두가 그 재앙을 경험하거나 보게 된다. 

열외가 없다. 

그러려면, 바로가 9번이나 모세의 제안을 거절해야 한다. 

이것도 하나님이 하셔야 한다. 

집요하신 하나님! 

 

예수님도 자신의 하나님 되심을 누차 드러내셨다. 

모든 사람들이 알 수 있을만큼 강력한 이적들을 행하셨다. 

물 위를 걷거나, 오병이어로 5천명을 넘게 먹이거나, 죽은 자를 살리거나… 

그래도 당시 종교지도자들은 예수님의 하나님 되심을 거부했다. 

그래서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 스스로 부활하심으로 자신의 하나님 되심을 만천하에 알리셨다. 

온 우주가 예수님의 십자가로 인해 변형되었다. 

하늘은 어두워지고 성전의 회막은 위에서 아래로 갈라졌다. 

우주의 영적 현실이 바뀐 것이다. 

이렇게 해야 사람들이 자기 구원이 자기에서 이뤄지지 않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오직 사람의 구원은 하나님의 계획 안에 있다. 

그래야 겸손해진다. 그래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한다. 

여전히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지만 말이다. 슬프게도…

 

하나님이 모세에게 자신의 계획을 알리신다. 

가서 전하라는 명령에 추가된다. 

모세는 하나님의 미래 계획을 듣는다. 

이집트를 치고, 이스라엘 사람들을 끌어 낼 때, 당시 패권 왕국 이집트, 신의 아들이라고 불리던 파라오가 알게 될 것이다. 

오직 참된 신은 하나님 뿐이라는 사실 말이다. 

그 사실을 인식한 이집트 사람은, 이스라엘 백성을 따라 광야로 나올지 모른다. 

하나님의 계획에 참여했기에 모세는 용기를 내본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다. 

 

분명히 하나의 산을 넘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그 자리라고 느껴지면, 포기하고 싶어진다. 

산을 넘어 저 넓은 들판을 뛰어다니고 싶은데, 

산을 넘어 저 푸른 바다를 항해하고 싶은데,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나님의 계획이 궁금해진다. 

하나님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 

언제나 느끼는 거지만, 하나님의 계획과 생각은 나를 뛰어 넘는다. 

그분을 신뢰함으로 오늘을 다시 시작한다. 

그분의 계획을 조금은 더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오늘의 기도]

하나님, 

주님의 계획은 저의 생각을 뛰어 넘으십니다. 

지금 현실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실망은 하나님의 또 다른 계획의 일부일 거라 믿고 싶습니다.

이스라엘을 구출하신 하나님, 

인류를 구원하신 예수님, 

저에게 당신의 계획을 조금이라도 더 구체적으로 알게 해주세요. 

제 욕심이라면 거부하셔도 됩니다. 

혹여 당신의 계획을 조금 더 알게 되는 것이 주님의 일을 감당하는 데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해 주세요. 

 

난방비가 너무 올랐습니다. 

급작스런 난방비 폭등에, 역대급 추위에, 혹여 보일러를 틀지 않고 지내는 사람들이 늘어날까 걱정입니다. 

보호해주세요. 생명을 지켜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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