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2월 22일 수요일

여는 기도

아버지여,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다.

2 "이스라엘 자손 가운데서 태를 제일 먼저 열고 나온 것 곧 처음 난 것은, 모두 거룩하게 구별하여 나에게 바쳐라. 사람이든지 짐승이든지, 처음 난 것은 모두 나의 것이다."

3 모세가 백성에게 선포하였다. "당신들은 이집트에서 곧 당신들이 종살이하던 집에서 나온 이 날을 기억하십시오. 주님께서 강한 손으로 거기에서 당신들을 이끌어 내신 날이니, 누룩을 넣은 빵을 먹어서는 안 됩니다.

4 첫째 달인 아빕월의 오늘 당신들이 이집트를 떠났습니다.

5 주님께서, 당신들의 조상에게 주신다고 맹세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곧 가나안 사람과 헷 사람과 아모리 사람과 히위 사람과 여부스 사람의 땅에 이르게 하시거든, 당신들은 이 달에 다음과 같은 예식을 지키십시오.

6 당신들은 이레 동안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어야 하며, 이렛날에는 주님의 절기를 지키십시오.

7 이레 동안 당신들은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어야 하며, 당신들 영토 안에서 누룩을 넣은 빵이나 누룩이 보여서는 안 됩니다.

8 그 날에 당신들은 당신들 아들딸들에게, '이 예식은, 내가 이집트에서 나올 때에, 주님께서 나에게 해주신 일을 기억하고 지키는 것이다' 하고 설명하여 주십시오.

9 이 예식으로, 당신들의 손에 감은 표나 이마 위에 붙인 표와 같이, 당신들이 주님의 법을 늘 되새길 수 있게 하십시오. 주님께서 강한 손으로 당신들을 이집트에서 구하여 내셨기 때문입니다.

10 그러므로 당신들은 이 규례를 해마다 정해진 때에 지켜야 합니다."

 

주석

초태생 봉헌(2절) 어떤 어미에게서 난 것이든 초태생은 신에게 속한 것으로 여겨진다. 고대 근동에서는 이러한 개념으로 인해서 때로 다산을 보장받기 위해 아이를 제물로 바쳤다(IVP 배경주석). 

 

처음 난 것은 주님의 것입니다(2절). 7일 동안 누룩을 넣지 않은 빵을 먹어야 하는 무교절 예식이 다시 설명됩니다(3-7절). 무교절 예식을 통해 부모는 자녀들에게, 주님이 강한 손으로 자신들을 이집트에서 구원하신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무교절 예식은 하나님의 구원을 되새기는 주님의 법입니다(8-9절).

 

하나님은 자신이 행하신 구원의 역사를 대대로 가르쳐 기억하게 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십니다. 우리 신앙은 하나님이 행하신 크고 핵심적인 일들에 의존하는데, 그 일들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그 일에 집중적으로 쏟아야 합니다. 그렇게 할 때, 전해 듣기만 했을 뿐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하나님을 오늘 나의 현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가정과 공동체에 이러한 신앙의 전수가 일어날 수 있도록 기도하며 헌신합시다.

 

[오늘의 묵상]

처음 태어난 것_초태생, 맏이_은 모두 거룩하게 구별하여 하나님께 바쳐야 한다. 

어떤 이교에서 행하듯, 사람을 제물로 바치는 행위는 절대아니다. 

하나님은 그런 이교 행위를 우상숭배로 규정하시고 절대 싫어하신다. 

그럼에도 초태생은 모두 거룩하게 구별하여 하나님께 바치라고 하신다. 

이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1. 10번째 재앙을 상기 

10가지 재앙 중에 가장 강력하고 무섭고 고통스런 재앙이 10번째 장자의 죽음 재앙이다. 

그 재앙으로 인해 이집트의 파라오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더 이상 어찌할 방법이 없었기에, 혹은 자칫하면 자신의 생명도 날아갈 판이기에 모세와 아론의 요구를 들었다. 

모든 초태생의 생명을 주님이 앗아가셨다. 

이집트의 죄악과 고집을 심판하셨다. 

이 10 번째 재앙은 영원히 기억될 만한 것이었다. 

그 재앙으로 이스라엘은 풀려났다. 

새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었다. 

하나님의 위대하심과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10번째 재앙은 영원토록 기억해야 할 재앙이다. 

 

2. 모든 것은 주님의 것

초태생을 바친다는 것은 나의 모든 것을 바친다는 의미다. 

고대 사회의 첫자녀는 종족보존의 첫발이다. 

자녀가 생기지 않으면 그 가족은 얼마 안있어 소멸된다. 

종족의 생존이 위기에 처한다. 

소규모 전쟁과 전투가 곳곳에서 벌어지는 살벌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녀의 출산이 핵심이다. 

가족주의, 부족주의가 가장 강력한 이데올로기일텐데, 그 이데올로기를 뒷바침하는 것이 출산이다. 

초태생은 그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 강력한 자산이다. 

따라서 초태생을 바친다는 것은 자산의 근원을 바친다는 의미요, 미래의 자신을 바친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라는 신앙의 고백이기도 하다. 

 

3. 생존의 근거는 여호와 하나님

2번과 연결된다. 

초태생이 앞으로의 삶의 근거를 놓아주는 첫출발이 된다면, 그 생존과 번영의 근거를 주님께 두라는 명령이 된다. 

자신의 힘으로 삶을 사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께 의지하라는 것이다. 

생존과 번영의 참 근거는 자신들이 낳은 아이들, 자라나는 아이들, 점점 리더십을 전수 받는 아이들에게 있는 것이 아니다. 

오직 하나님께 있다.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의지해야 할 유일한 대상은 자녀가 아니라 하나님이다. 

이 신앙의 고백이 바로 초태생을 바치는 것이다. 

 

무교절의 절기에 꼭 들어가는 행위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무교절 빵, 즉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빵을 먹는 행위다. 

다른 하나는 손이나 이마에 붙이는 기념 장식이다. 

이 둘 행위도 모두 이집트에서의 탈출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행위다. 

동시에 오늘 본문에서도 강조되어 있는 것처럼, 아들딸에게 전달, 전수하라는 명령에 대한 순종적 행위다. 

 

기독교는 기억의 종교다. 

당연히 현재와 미래의 종교이기도 하겠지만, 그 뿌리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둔다. 

미래의 소망 때문에 과거의 사실을 지어내는 종교가 아니다. 

현실의 안위와 생존 때문에 허상과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종교가 아니다. 

역사 속에 개입하신 하나님의 이야기가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그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현재와 미래가 그려진다. 

이집트 탈출이 그것이고, 예수님의 십자가를 통한 사단에게로부터의 탈출이 그것이다. 

그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기독교의 본질이다. 

성경을 읽는 것은 따라서 과거의 사건을 다시 상기하며 현재와 미래를 끌어들이려는 노력이다. 

역사적 사건을 통해 미래로 투사한다. 

하나님의 개입 역사는 현재와 미래로 다시 투사되어 예언과 환상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그 예언의 말씀과 환상의 이미지가 점점 현실이 되어 간다. 

기억의 종교가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이다. 

 

그러니 모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은 기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야기로 기억하고 노래로 기억하고 연극공연으로 기억한다. 

예식으로, 예배로, 설교로 기억한다. 

그 기억이 현재와 미래로 던져지도록 서로에게 격려한다. 

아들딸에게도 그 기억이 미치도록 도와야 한다. 

다음 세대를 잘 도와야 하는 이유다. 

 

포스트모던시대, 그속에 놓인 모던한 사람들, 포스트휴먼 시대. 

유툽, SNS, AI 등등

새로운 세대가 올라온다. 

그들에게 복음은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가

그들에게 기독교의 기억은 어떻게 각인해야 하는가

 

오늘도 그 고민을 한다. 

주님의 도움을 구한다. 

고대의 손과 이마에 붙였던 그 장식은 어떻게 현재에 부활시킬 수 있을까? 

 

 

[오늘의 기도]

역사의 하나님, 

역사의 주인공인 예수님, 

역사를 끌고 계신 성령님, 

오늘 이시간 찾아 오셔서 다음 세대를 구비시켜주세요. 

삼위 하나님께서 더욱 적극적으로 일하여 주셔서 신앙의 부흥이 일어나게 하시고

다음 세대가 하나님을 더 깊이 경험하는 일들이 일어나길 소망합니다. 

 

우리의 활동이 나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우리의 이웃과 다음 세대를 위한 활동이 되게 하소서. 

 

질병으로 고통당하는 형제 자매들을 도와주세요. 

회복되고 건강하게 살아가도록 인도해주세요. 

전쟁을 그치게 하시고, 재난 속에 있는 이재민들을 도와주세요. 

하루하루 겨우겨우 살아가는 자들을 위로하시고 힘을 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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