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05월 04일 목요일

 

여는 기도

주님, 힘을 떨치시면서 일어나 주십시오. 우리가 주님의 힘을 기리며, 노래하겠습니다.

 

26 그 뒤로 여섯 달이 되었을 때에, 하나님께서 천사 가브리엘을 갈릴리 지방의 나사렛 동네로 보내시어, 27 다윗의 가문에 속한 요셉이라는 남자와 약혼한 처녀에게 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28 천사가 안으로 들어가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기뻐하여라, 은혜를 입은 자야, 주님께서 그대와 함께 하신다.” 29 마리아는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라, 도대체 그 인사말이 무슨 뜻일까 하고 궁금히 여겼다. 30 천사가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말아라. 마리아야, 그대는 하나님의 은혜를 입었다. 31 보아라, 그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32 그는 위대하게 되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주 하나님께서 그에게 그의 조상 다윗의 왕위를 주실 것이다. 33 그는 영원히 야곱의 집을 다스리고, 그의 나라는 무궁할 것이다.”

 

34 마리아가 천사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겠습니까?” 35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이 그대에게 임하시고, 더없이 높으신 분의 능력이 그대를 감싸 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한 분이요,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불릴 것이다. 36 보아라, 그대의 친척 엘리사벳도 늙어서 임신하였다. 임신하지 못하는 여자라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벌써 여섯 달이 되었다.  37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ESV

And Mary said, “Behold, I am the servant of the Lord; let it be to me according to your word.” And the angel departed from her(38절).

 

주석

그의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31절) 예수라는 이름은 히브리어로 ‘여호수아’와 같은 말로서 ‘구원자’를 뜻한다(IVP 성경주석).

 

마리아의 나이(34절) 마리아는 여자인 동시에 아직 결혼하지 않은 어린 사람(아마도 열두 살 혹은 열네 살)이었으므로, 사실상 아무런 사회적 지위도 없었다(IVP 성경배경주석).

 

마리아의 반응(38절) 마리아는 사가랴가 염려했던 의심의 그 어떤 흔적도 없이 약속을 담담히 받아들인다(IVP 성경주석).

 

하나님의 기쁜 소식이 이번에는 나사렛이라는 작은 마을의 한 소녀를 향합니다. 그의 이름은 마리아로 다윗 가문의 요셉과 약혼한 자입니다(26-27절). 천사는 마리아가 하나님의 은혜로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것이며(30-31절), 그가 장차 다윗의 왕위에 올라 그 백성을 다스릴 ‘구원자’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31-33절). 마리아는 믿기 어려웠지만(34절), “하나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그 말씀을 자신의 삶에 받아들입니다(37-38절).

 

천사가 전한 소식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리아는 하나님의 말씀이 자신에게 이루어지기를 소망합니다(38절). 이스라엘과 온 세상의 구원자가 오신다는 기쁜 소식은 자신의 삶을 내어드릴 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기쁜 소식은 많은 대가가 따르고 때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럼에도 기꺼이 삶을 내어 드릴만 한 가치가 있습니다. 하나님의 복음에 헌신하며 살아가기 위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오늘의 묵상]

마리아가 사는 곳은 나사렛이다. 

나사렛은 그렇게 유명한 동네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수님의 제자 중 하나였던 나다나엘이 예수님에 대해 처음 소개받을 때,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사람이 나올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었다. 

지역을 봐도 그렇다. 

갈릴리 호수 주변에는 많은 마을들이 있었고, 사람들은 그 쪽에 몰려 살았다. 

강이 있고 호수가 있다면 당연히 사람들이 모인다. 

허나 나사렛은 분지 지형이다. 

인구도 많지 않았을 것이다. 

당시 예루살렘이나 여리고 가버나움 같은 마을들은 유명했었다. 

그러나 나사렛은 작은 촌동네라고 볼 수 있겠다. 

 

작은 마을, 사람들이 잘 모르는 마을, 그곳에 나이 어린 처녀가 살았다. 

그녀는 친척이었던 엘리사벳과 사가랴의 삶과 이야기를 알고 있었다. 

엘기사벳과 사가랴는 율법을 잘 지키고 신실하던 분이었다. 

당대에 의인이라고 불릴만큼 하나님에 대해서도 열심이었고, 율법 준수에도 최선을 다했다. 

율법의 큰 정신이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라는 것을 어느 정도 깨닫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금식과 구제에 힘썼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의인이라는 칭호를 받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율법을 지식으로 아는 사람들도 많았다. 

특히 바리새인 같은 사람들이 백성들의 존경을 받았다. 

율법에 대한 지식이 높고, 경건하게 살기 위해 노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을 의인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의인은 율법의 세부 조항을 지키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을 것이다. 

본래의 뜻을 따라 실천했고, 그것이 사람들의 마음을 녹였다. 

마리아는 의인을 친척으로 두었고, 그들의 삶을 눈여겨 보았을 것이다. 

갑자기 찾아온 엘리사벳의 임신 소식에 마리아도 깜짝 놀랐다. 

나이가 많아 그분들에게서는 태어나는 아이를 볼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마리아는 임신 소식을 신비롭게 여겼으며, 특히 사가랴 삼촌이 저렇게 말을 못한다는 것이 정말 의아했을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천사 가브리엘이 자신을 찾아왔다. 

그저 집안 어른들에 의해 약혼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벌어진 일이다.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남자와 성관계를 맺지 않은 처녀의 몸에 아기가 들어선다는 것이었다. 

듣기만 해도 어리둥절이다. 

이게 과연 축복인가? 기쁜 소식인가? 머리가 복잡해진다. 

최근의 사가랴에게 있었던 일을 어느정도 듣고 알았던 마리아 입장에서는 그저 환상으로 치부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약 이 예언이 사실이라면, 과연 결혼을 해도 되는지 의문이다. 

파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닌가? 

약혼자인 요셉은 과연 이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다윗의 뒤를 잇는 영원한 왕으로 태어난다는 건데, 그렇다면 이스라엘을 로마로부터 독립시키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 온다는 이런 스토리 속에 주인공이 되는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정신이 혼미하다. 

그리고 그런 아이를 어떻게 기를 수 있는가? 

잘 기를 자신도 별로 없다.

 

그럼에도 마리아는 믿음의 반응을 보인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나는 주님의 여종입니다. 당신의 말씀대로 나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나이는 어리지만, 도리어 굳은 믿음을 보여준다. 

주님의 종이다. 

주님께서 이루시고자 하시면 그 일은 이뤄지는 것이다. 

누가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것을 어찌 인간이 막을 수 있단 말인가? 

의견을 제시할 수도 있고, 나의 욕망과 열정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그분의 뜻이 우선이다. 

마리아는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았고, 정말 믿기 힘든 예언이지만, 믿음으로 반응했다. 

 

내게는 두 가지 마음이 든다. 

하나는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다른 하나는 숨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 하나님께 멋지게 쓰임받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온다. 

사가랴나 마리아처럼 신비경험도 많이 하고 싶다. 

이런 경험을 통해 하나님과 사람들로부터 주목받고 싶다. 

하지만, 다른 한 켠에는 숨고 싶은 마음도 있다. 

자꾸 신비경험에 노출되면 그 경험이 가져다 주는 삶의 방향을 따라가야 하는데, 그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고 비판을 감수해야 하는 일인가? 

그저 일상을 편하게 누리다 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 소명이다. 

하나님이 부르시면 어려운 길이라도 가는 거고, 

지금 이 상태를 잘 유지하라고 하시면 크게 변화하지 않고 지내는 것이다. 

억지로 할 수 없다. 

가브리엘이 나타나야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내가 억지로 주인공이라고 주장해 봐야 정신 승리일 뿐이고, 자의식의 과잉일 뿐이다. 

불러주셔야 가능하다.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마음은 20-30대에 나의 마음 속 열망을 가득 채우던 생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다. 

주인공을 한 켠에서 바라보는 관객도 나쁘지 않다. 

주인공의 분장사도 괜찮다. 

굳이 무대에 올라가지 않아도 된다. 

작은 기여라도 하면 그것도 만족한다. 

그러나 만약 하나님이 불러 주신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도 한다. 

모르는 일이다. 

무슨 일로 불러주실지, 무슨 일을 감행하게 하실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막연하게 변화의 때가 가깝다는 느낌은 든다. 

광야로 나가야 한다. 

오직 그분의 뜻만을 알아차리는 순간이 필요하다. 

내 욕망이 아니라, 내 지식이 아니라, 그분의 뜻이 더욱 밝게 빛나는 순간을 맞이해야 한다. 

내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거나 생각을 더욱 분명하게 만드는 뭔가가 있는지 살필 때이다.

 

 

[오늘의 기도]

나사렛 작은 마을, 마리아를 불러 주신 하나님, 

그에게 인류 최대의 축복을 부어주신 하나님, 

당신의 계획을 신뢰합니다.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든, 조연이 되든, 분장사가 되든, 카메라 맨이 되든… 

주께서 원하시는 것을 하고 싶습니다. 

제게 주신 꿈을 향해 전진하고 싶습니다. 

치어리더가 되라고 하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누군가를 더욱 빛나게 하는 사람이 되라 하시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주님, 저를 불러 주시고 말씀해주세요. 

당신의 뜻과 계획을 알려주세요.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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