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가에 심은 나무/열왕기하

왕하 4:18-25상_하루는 2

Creve Coeur 2024. 1. 16. 13:21

2024년 01월 16일 화요일

 

여는 기도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시오며 뜻이 하늘에서 이룬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주소서.

 

18 그 아이가 자랐는데, 하루는 그 아이가, 자기 아버지가 곡식 베는 사람들과 함께 곡식을 거두고 있는 곳으로 나갔다.19 갑자기 그 아이가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머리야!” 하면서, 아버지가 듣는 데서 비명을 질렀다. 그의 아버지는 함께 있는 젊은 일꾼더러, 그 아이를 안아서, 어머니에게 데려다 주라고 일렀다.20 그 일꾼은 그 아이를 안아서, 그의 어머니에게로 데리고 갔다. 그 아이는 점심 때까지 어머니의 무릎에 누워 있다가, 마침내 죽고 말았다.

 

21 그러자 그 여인은 옥상으로 올라가서, 하나님의 사람이 눕던 침대 위에 그 아들을 눕히고, 문을 닫고 나왔다.22 그리고 그 여인은 남편을 불러서 이렇게 말하였다. “일꾼 한 사람과 암나귀 한 마리를 나에게 보내 주십시오. 내가 얼른 하나님의 사람에게 다녀오겠습니다.”23 남편이 말하였다. “왜 하필 오늘 그에게 가려고 하오? 오늘은 초하루도 아니고 안식일도 아니지 않소?” 그러나 그의 아내는 걱정하지 말라고 대답하며,24 나귀에 안장을 지우고, 일꾼에게 말하였다. “내가 말하기 전까지는 늦추지 말고, 힘껏 달려가자.”25 이 여인은 곧 갈멜 산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에게 이르렀다.

 

NASB 

He said, “Why will you go to him today? It is neither new moon nor sabbath.” And she said, “It will be well.”(23절)

 

주석

초하루(23절). 고대 이스라엘은 매달 초하루를 절기로 정하여 안식일처럼 모든 일을 쉬고 제사를 드렸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에서는 이 절기를 선견자에게 신탁을 구하기 좋은 기회로 여겼다(IVP 성경배경주석). 

갈멜 산(25절). 수넴에서 갈멜 산까지의 거리는 32km 정도이다(IVP 성경배경주석).

 

[오늘의 묵상]

가장 소중한 아이가 죽었다. 

어렵게 낳은 아이였다. 

남편은 나이가 많이 들었고, 오랫동안 아이가 없어서 포기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엘리사가 소원을 들어준다고 해서 부탁했었는데, 정말 예상치 못했던 귀한 선물을 받았다. 

애지중지 키웠던 아이가 이제 아버지를 따라 밖에 출입 하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 

머리가 아픈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아프다고 소리치며 비명을 지르니 아버지는 놀란 마음에 젊은 일꾼에게 빨리 엄마에게 데려다 주라고 시켰다. 

사실 아버지가 들고 뛰어서 아내에게 갈 일이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나이가 많아 아이를 들고 뛸 체력과 근력이 안되었던 모양이다. 

아침에 다녀오겠다고 인사했던 어린 아이가 일꾼에게 안겨서 왔다. 

아프다고 소리소리를 치며 온 것이다. 

엄마라고 해서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일단 아이를 안아주면서 진정시키고, 머리를 만져주고, 민간 요법을 행했을 것이다. 

집안에 있던 약을 먹였지만, 아이는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두세시간이 지났을까… 

아이는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다. 

몸은 축 늘어졌다. 

엄마는 자신의 품에서 죽어가는 그 소중한 아이를 눈물을 흘리면서 그저 바라 볼 수 밖에 없었다. 

쏟아지는 눈물과 억울하고 원통한 하소연의 부르짖음을 멈출 수 없었다. 

 

갑자기 엘리사가 생각났다. 

그라면 무슨 방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울음을 그치고, 남편을 찾았다. 

남편도 참 아쉽다. 

아무리 바뻐도 아이가 그렇게 아픈데 집으로 돌아오지 않고 일을 하고 있었다니 말이다. 

예나 지금이나 무심한 아빠들이 꼭 있다. 

남편에겐 아들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 

혼자 그 모든 상황을 마음에 품고, 아들은 엘리사가 머물렀던 방에 눕혀 두었다. 

돌아온 남편에게 엘리사를 만나러 가겠다고 했다. 

남편은 어안이 벙벙하다. 

제사드리는 날이 아닌데, 엘리사를 찾아간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수넴에서 갈멜까지는 짧은 거리가 아니다. 

32km거리를 갑자기 찾아가겠단다. 

 

남편은 이상하게 아이의 상태를 묻지도 않고, 아내와 동행하겠다고 하지도 않는다. 

남편의 무심함이 점점 거슬린다. 

아담의 침묵이 떠오른다. 

하와의 실수 혹은 잘못에 대해 바로 잡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한 명이 잘 못하면 다른 한 명이 충고를 하거나 거부를 했어야 했다. 

그러나 아담은 전체 그림에서 제대로된 역할을 감당하지 못한다. 

수넴 여인의 남편 또한 전체적으로 무능하고 무심하다.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 

함께 하지도 못한다. 

자신이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한다. 

아쉬운 대목이다. 

 

혹여 내가 그럼 무책임에 빠져 있지는 않은지 돌아본다. 

무심함에 갇혀 방관자의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본다. 

좀더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관리하고 돌보는 것이 남편의 일이며, 리더십의 일이다. 

사람을 돌보고, 공동체를 돌보는 일에 게을러서는 안된다. 

쉴 때가 있지만, 항상 쉼을 생각하며 살아서는 안된다. 

주어진 사명에 항상 마음을 집중해야 한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면서, 능에 넘치는 일을 마주치지 않도록 기도하면서, 혹은 능에 넘치는 일에서도 포기하도록 도와주시길 기도하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야 한다. 

 

수넴 여인의 마음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다시금 생각하고 느껴본다. 

인생의 고통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삶이 되고 싶다. 

 

 

[오늘의 기도]

부족함을 꾸짖지 않으시고, 도움을 요청하는 자를 거부하지 않으시는 주님, 

오늘도 주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만나는 모든 만남과 생각하고 만들어 내야 하는 모든 일들 가운데 주님의 인도하심이 있게 하소서. 

새롭게 배우게 하시고, 겸손하게 마음에 담게 하시고, 생활에 적용하게 도우소서. 

예수님의 주님 되심을 마음과 몸으로 표현하게 하소서. 

주님이 원하시는 방식으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실천하게 하소서. 

한국 사회와 제가 속한 공동체에 필요를 적극적으로 보게 하시고, 필요에 따라 제가 할 수 있는 수준에서 최선을 다해 섬기게 하소서. 

모든 일들 가운데 주님의 인도하심을 구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