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7편_정직한 사람의 기도
2024년 12월 02일 월요일
여는 기도
주님, 선한 사람과 그 마음이 정직한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1 주님, 나의 진실을 변호하여 주십시오. 이 부르짖는 소리를 들어 주십시오. 거짓 없이 드리는 나의 기도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2 주님, 친히 "너는 죄가 없다"고 판결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눈으로 공평하게 살펴보아 주십시오.
3 주님께서는 나의 마음을 시험하여 보시고, 밤새도록 심문하시며 샅샅이 캐어 보셨지만 내 잘못을 찾지 못하셨습니다. 내 입에서 무슨 잘못을 발견하셨습니까?
4 남들이야 어떠했든지, 나만은 주님께서 하신 말씀을 따랐기에, 약탈하는 무리의 길로 가지 않았습니다.
5 내 발걸음이 주님의 발자취만을 따랐기에, 그 길에서 벗어난 일이 없었습니다.
6 하나님, 내가 주님을 부르니, 내게 응답하여 주십시오. 귀 기울이셔서, 내가 아뢰는 말을 들어 주십시오.
7 주님의 미쁘심을 크게 드러내 주십시오. 주님께로 피하는 사람을 오른손으로 구원하여 주시는 주님, 나를 치는 자들의 손에서 나를 건져 주십시오.
8 주님의 눈동자처럼 나를 지켜 주시고, 주님의 날개 그늘에 나를 숨겨 주시고,
9 나를 공격하는 악인들로부터 나를 지켜 주십시오. 나의 생명을 노리는 원수들이 나를 둘러싸고 있습니다.
10 그들의 몸뚱이는 기름기가 번드르르 흐르고 그들의 입은 오만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11 마침내 그들이 나를 뒤따라와 에워싸고, 이 몸을 땅바닥에 메어치려고 노려봅니다.
12 그들은 찢을 것을 찾는 사자와 같고, 숨어서 먹이를 노리는, 기운 센 사자와도 같습니다.
13 주님, 일어나십시오. 그들을 대적하시고, 굴복시키십시오. 주님께서 칼을 드셔서, 악인에게서 나의 생명을 구하여 주십시오.
14 주님, 이 세상에서 받을 몫을 다 받고 사는 자들에게서 나를 구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몸소 구해 주십시오. 그들은 주님께서 쌓아 두신 재물로 자신들의 배를 채우고 남은 것을 자녀에게 물려주고 그래도 남아서 자식의 자식들에게까지 물려줍니다.
15 나는 떳떳하게 주님의 얼굴을 뵙겠습니다. 깨어나서 주님의 모습 뵈올 때에 주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주석
8절. ‘눈동자’는 ‘동공’이라는 의미다. 우리가 눈을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다윗은 하나님이 즉각적이고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해 주시길 기대한다(IVP 성경주석).
[오늘의 묵상]
** 당당함
시인의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가?
여호와 하나님께 자신을 시험해 달라고 요청하는 대담함은 어디서 오는가?
하나님이 시인의 잘못을 찾기 위해 시험하고 심문하며 샅샅이 캐어 보셨지만, 찾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아니 정말 그런가?
시인은 정말 이토록 깨끗하단 말인가?
사실 탈탈 털어 먼지 하나 안나오는 사람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자신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기 때문에, 약탈하는 사람들과 같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오직 주님의 발자취를 따라 살았기 때문에 당당하다고 말한다.
예수님 시대에 한 부자 청년이 생각난다.
그도 어렸을 때부터 율법을 철저히 지켰다고 주장한다.
구원을 위해 어떤 것을 더 하면 좋을지 예수께 묻는다.
예수님은 그에게 모든 재산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당신을 따르라고 요청하셨다.
그는 율법을 잘 지켰지만, 하나님이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했다.
돈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그의 당당함과 오늘 시인의 당당함이 닮았다.
오늘 시인도 오랫동안 율법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를 읽는 청중들은 이 시인과 자신들을 동일시 하며 하나님께 탄원하고 있다.
유대교 전통에서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당당함이다.
하나님을 따르고 있으며, 악인의 길로 가지 않고 있다.
여호와의 율법을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 그들은 당당했다.
그러나 신약의 윤리적 완전성에 비추면, 시인의 당당함은 도리어 예수님을 따르는 데 방해가 된다.
산상수훈의 윤리적 이상은 구약의 그것과 다른 차원이다.
자칫하면 바리새인의 율법주의적 교만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예수님은 율법을 완성하러 오셨다.
원수까지도 사랑하라고 명하신다.
이스라엘 백성만을 위한 율법이 아니다.
온 백성과 민족을 위한 법이다.
그것은 이 세상의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예수님의 비전이다.
샬롬의 세상을 꿈꾸신다.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하는 것은 그분과 함께 꿈꾸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다.
구약의 시인에게 신약의 윤리적 완전성을 요구하는 것은 과하다.
그가 하나님 앞에 당당하다면 그것은 율법의 조문을 잘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악인과 죄인들에 의해 고통받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나님을 따르지 않는 자들, 율법을 어기는 자들, 사람들을 공격하고 죽이는 자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그는 손상받았고 고통받았다.
그래서 그는 하나님 앞에 당당하다.
하나님은 고통받는 자들의 하나님이시다.
고통을 배가하는 자들의 하나님이 아니다.
사람들을 죽이고 학살하는 자들의 하나님이 아니다.
평화를 사랑하여 때로는 악한 자들로부터 고난당하는 자들의 하나님이다.
** 기름기와 세습
악인들은 배에 기름기가 가득하다.
육체의 질병 때문에 기름기가 가득한 것이 아니다.
자기의 잇속을 챙기느라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고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웅덩이에 처박아 두고 기관총으로 갈긴다.
속이고 사기쳐서 사람들을 스스로 죽게 만든다.
전세 사기로 사람을 죽게 만든다.
칼로 찌르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
총으로 쏘는 것만이 살인이 아니다.
속여서 서서히 죽게 만드는 것, 그것도 광범위하게 속여서 그 피해를 가늠할 수도 없게 만드는 것, 최악의 범죄다.
이데올로기를 전파하여 극단적인 생각을 품게 만들어 대의라는 명분을 주어 스스로 죽고 죽이게 만드는 것.
이것 또한 극악의 범죄다.
자신은 돈이 돈을 버는 시스템의 중심에 두고, 다른 사람들을 하나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키는 것.
악한 사람들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그들의 배에는 기름기가 가득하다.
급기야는 자신의 재산을 세습하기 위해 골머리를 쓴다.
온갖 법 기술자들을 동원해서 합법적으로 세습하려고 한다.
검사들을 동원해 법적 보호망을 친다.
자신과 자신의 아내와 장모의 죄에 대한 특검법을 계속 거부한다.
파렴치하다.
아내가 대통령 놀이를 하고 다니더라도 말리지 못한다.
스스로 대통령이기를 거부한 것 같다.
북이스라엘의 가장 나쁜 왕의 이름은 아합이었다.
그는 엄청난 부와 권력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나봇의 포도원이 그렇게 갖고 싶었다.
아내 이세벨에게 자신의 속앓이를 터 놓는다.
아내는 그냥 뺴앗아 버리라고 한다.
왕이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냐고 오히려 나무란다.
이세벨은 여호와의 율법을 제대로 아는 여인이 아니었다.
자신은 바알을 섬기는 민족의 딸로 자랐고, 아합에게 시집을 오고 나서는 온갖 우상을 왕궁에 들였다.
그녀는 아합을 꼭두각시로 만들었고, 자신이 왕인 양 권력을 휘둘렀다.
아합과 이세벨은 나봇의 포도원 사건 이후로 결국 살해당하고 만다.
특히 이세벨은 왕국에서 떨어져 개들의 밥이 되고 만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
21세기 최첨단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아합과 이세벨의 사건은 계속 반복된다.
우상이 상식과 이성을 마비시켰다.
무당과 법사가 활개친다.
비선이 공식 의사 결정 라인을 장악했다.
누가 진정한 대통령인지 사람들이 묻기 시작했다.
조심해야 한다.
아합과 이세벨의 사건을 거울로 삼아야 한다.
[오늘의 기도]
주님,
저는 오늘 시인처럼 말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저는 하나님 앞에 당당하지 못합니다.
여전히 무력하고 죄송하기 그지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 위해 더 철저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필요합니다.
주님의 은혜로 다시 살아나도록 이끄소서.
죄악의 무리들을 보게 됩니다.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느라 나라와 민족의 앞길을 어둠으로 이끄는 자들을 봅니다.
구약의 아합과 이세벨이 생각납니다.
주님, 그들을 벌하여 주소서.
이 세상에서 다 누리고 더 누리려는 자들에게 주님의 심판이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들이 회개하여 자신들의 잘못을 뉘우치게 하소서.
자신들이 범죄로 착복한 모든 돈들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하소서.
스스로 못한다면, 나라가 나서서 그 일을 하게 하소서.
고통받는 자들을 도우소서.
그들의 눈물을 닦아 주소서.
하나님 나라 운동의 포괄성을 인정하고 더욱 날까롭게 볼 수 있는 은혜를 허락하소서.
주님의 은혜의 빛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복음이 더욱 날이 서도록 이끄소서.
사탄의 세력을 더 분명히 보도록 도우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